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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사람의 기록을 담은 책을 소개한다. 송곳이 되어 준 작가의 경험과 필자의 지금을 들여다보아 변방에서 안방으로 자리를 넓혀 먹고사는 오늘의 온도를 1℃ 올리고자 한다. <기자말>
[최문희 기자]
땀내 나는 일터, 투쟁, 주류가 되지 못한 사람들의 집합체.
노동자를 떠올릴 때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일 것이다. 노동자라는 말을 불편해하는 사람도 흔하다. 그러나 자신이 노동자가 될 거라고 예상하고 학창 시절을 보내는 사람은 드물다. 노동인권교육이 공교육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므로. 더구나 우리 교육은 고상하게 책상에서 일하는 직업 외 진로에 대해선 잘 가르치지 않으므로.
그렇게 청소년은 학교를 졸업하고 청년으로 자라 현실에 놓인다. 기준금리 인하 대출금리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이 고상하지 않음을 첫 월급을 받으며 깨닫는다. 지구상 대다수가 일한 대가로 임금을 받고 살아가는 '노동자'에 속한다는 것도 담담히 체감한다.
그 와중에 일부는 사용자의 명령에 근로를 제공하는 의미의 '근로자'가 더 유연한 호칭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근로자가 일제강점기부때 쓰였던 잔재의 언어이자, 일하는 사람을 낮춰 저소득층통신비 부르는 말임을 뒤늦게 깨닫기도 하면서.
그래서일까.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마주했을 땐 내 안의 편견과 앎이 뒤섞여 오작동했다. 위풍당당 솔직한 제목인데, '노동자들'이라는 단어가 세 보였다. 다 읽고 나선 노동자라는 말이 부드러운 베개처럼 느껴졌다.
책을 읽을수록 저자가 품은 '노동자에 대한 경외심'이, 일터에서 견딘 하자담보추급권 사람의 곁을 지키며 생겨난 믿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노동자를 경외하는 변호사
조기상환수수료 3년 슬라이딩 방식▲ 윤지영 변호사(자료사진).
ⓒ 권우성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의 저자 윤지영은 자신을 예찬하는 법이 없다. 변호사로 일하며 다만 자신이 변호했던 노동 성남여수지구 자 옆에 서길 희망한다.
"노동자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남다른 지식과 지혜를 가진 일상의 전문가"라며 일터에서 송곳이 되었던 그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그야말로 '노동사건'에 미쳐 살았던 사람, 그가 깊게 파고든 노동자들의 삶과 곡절이 이 책에 출렁인다.
윤지영 변호사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노동자 덕후'. 읽을수록 법문보다 법정에 선 노동자와 눈맞춤을 해온 사람이구나, 싶다. 저자는 변호사로서의 신념 대신 자신 또한 "노동자의 딸이고, 일을 안 하고 살 수 없는 보통의 존재"임을 고백한다. 어렵고, 무겁고, 악다구니 세상처럼 보였던 노동 현장에 그는 2004년 뛰어들었다. 노동단체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에서 활동하면서부터다.
▲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
ⓒ 클 출판사
변호사라는 일을 택한 데 후회가 아주 없진 않다는 솔직한 저자. 정부와 대기업을 상대로 하는 노동 법정 투쟁이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은 숙제임을 절감했다. 2023년까지 공인인권재단 '공감'에서 일하며 숱한 노동 사건을 맡았다. 지금은 노동자가 일터에서 겪는 문제를 상담하고 해결하고자 민간공익단체 '직장갑질119'의 대표로 분투 중이다.
그는 이 책에 자신이 맡은 노동 사건 열한 가지를 회고한다. 경비노동자의 입주민 갑질사건, 방송국 비정규직 PD의 부당해고 사건 등 갑질에 저항한 사람들의 에피소드가 고루 담겼다. 법정 소송에 얽힌 이해관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법령이나 판결문을 구어체로 설명해가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노동자들이 사건에 휘말렸거나 소송을 걸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개개인 삶의 내력도 입체적으로 술회한다.
윤 변호사가 일하며 만난 사람들을 살펴보자. 골프장 캐디, 현장실습생, 핸드폰 판매노동자, 이주노동자 등 대다수 '비정규직'이다. 이들은 IMF 사태가 터진 1997년, <파견법>이 허용되면서 대거 양성된 일자리를 하나둘 채운 평범한 사람들. "사람을 뽑고 일을 시켰음에도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 기업들도 이 무렵에 등장했다. 이른바 특수고용노동자의 출현이 시작된 시점이기도 하다.
성희롱 제보했다가 하루 만에 해고... 드라마보다 더한 현실
"회사는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대신 파견노동자를 내보내는 방식으로 무마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도 2차 가해, 불리한 처우가 아니라는데 회사가 뭐가 두렵겠는가. 비정규직은 직장 내 성희롱 구제에서도 차별받고 배제당한다. 이게 현실이다."
-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 (윤지영)'사무실 안 이중의 권력관계' 중에서
때때로 현실은 드라마보다 지독하다. 위에 언급한 파견노동자의 성희롱 사건 에피소드에 소개된 희선씨, 영지씨(가명)도 그랬다. 회사에서 수시로 성희롱을 당한 뒤 대표이사에게 면담을 요청한 다음 날, 두 사람이 관리자에게 들은 소리는 뜻밖이었다. "짐 싸서 나가." 두 노동자는 피해를 호소했다는 이유로 해고된다, 하루 아침에.
회사는 노동자를 해고하려면 최소 30일 전에 해고를 예고해야 한다. 예고 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30일분의 통상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노동자가 파리 목숨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법이 해고에 관한 약속을 엄중하게 정한 결과다. 그러나 회사는 법망을 피했고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고용노동청에서 '회사 내 성추행이 있었음'을 판단하는 통지서를 보냈지만, 문제의 성추행범은 되레 피해자를 무고죄로 역고소한다. 손해배상 청구를 한 것. 윤 변호사는 두 노동자의 편에 선다. 두 사람이 일한 회사 대표이사가 부장의 성희롱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한 녹음 파일, 직장갑질119에 보내온 메일 등을 법정에 증거로 제출한다.
그는 어째서 '피고(소를 제기당한 사람)'가 가해자로 법정에 서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법원은 마침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저자가 맡은 사건들에는 이처럼 온갖 파렴치의 횡포가 두껍게 스며 있다. 정의로운 사람들이 승소했을 땐 통쾌하다가도 귀가 홧홧해진다. 법을 도구로 삼아 남을 할퀴고 자신을 지키는 사람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저자와 노동자가 앓았을 신열을 같이 견디며 통점을 지나는 기분이다.
온갖 술수와 편법, 괴롭힘 속에서 청년이었던 골프장 캐디는 목숨을 잃는다. 특성화고 졸업생은 취업률에 사활을 거는 학교에서 보호받지 못한다. 휴대폰 판매노동자는 책임을 전가하는 회사의 부당함에 법정에서 목놓아 운다.
그 가운데서 윤 변호사는 법원이 특수고용노동자에게도 사업주의 보호 의무를 인정하는 등 때때로 기념비적인 판결을 끌어낸다. 하지만 저자는 사건의 초점을 거기에 맞추지 않는다.
"사건 직후 두 사람은 충분히 지혜롭게 대응했다. 대표이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고, 쫓겨난 다음 날 출근해서 항의했다. 고용노동청에 직장 내 성희롱 및 성희롱 신고에 대한 불리한 처우로 신고했고, 검찰에도 성추행 사실을 고소했다."
"다솜 씨가 굉장히 명석한 사람인 것을 알게 되었다. 나도 최선을 다했지만 다솜 씨도 최선을 다했다. (중략) 동료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다솜 씨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고, 착하고 똑똑해서 다른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으면 먼저 나서서 도와주는 일이 많았다고…"
-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윤지영) '사무실 안 이중의 권력관계' '받은 돈은 없고 갚을 돈만 늘어나는 일자리' 중에서
노동자들이 당하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윤 변호사는 반드시 발견해낸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이 다한 골프장 캐디 세연씨(가명)가 "본인이 당한 일들을, 그로 인한 감정 상태를 핸드폰 일기장에 남겼"음을 놓치지 않는다. 그의 언니가 동생의 핸드폰을 포렌식한 덕분에 법정에 제출할 증거를 수집할 수 있었다는 걸 기억한다.
저자는 노동 사건마다 발 벗고 나서게 해준 것이 노동자임을, 그의 가족과 동료임을 잊지 않는다. 저자의 삶이 생동하는 증거가 타인에서 비롯됐음을 이 책은 동트는 아침처럼 보여준다.
타인의 노동을 이해하는 시작은 '양심'
▲ 지난 2월 11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조합원들이 서울 중구 서울고용청 앞에서 '배민의 라이더배달료 삭감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민생을 살리려면, 배민을 규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무릇 다수 변호사가 대형 로펌에 취업해 대기업을 변호하는 시대, 심지어 헌법을 어긴 대통령을 변호하며 누군가는 '계몽령'을 말하는 시대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변호사도 있었다. 저자는 법이 기득권자들에 의해 쓰였기 때문에 기득권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합심해 이를 응당 재편할 수 있다는 용기를 일하는 평범한 사람에게 건네준다.
그 첫걸음이 노동자가 힘을 얻는 것, 노동 사건에서 노사가 대등하게 마주 앉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를 갖추도록 하기 위하여(헌법 제33조)" 노동3권이 법이 명시돼 있음을 되새긴다.
그러나 국내 노조는 기업별 노조로 굳혀져 있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은 기업별로 노조를 만들도록 <노동조합법>에 명시했기 때문이다. 서구사회에선 기업별 노조를 노조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1987년 6월 민주화 선언, 연이은 노동자 대투쟁 뒤에 산업별 노조가 등장했지만 여전히 국내에선 기업별 노조가 우세하다. 그나마 최근 들어선 온라인으로도 노조를 만드는 노동 문화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 윤지영 변호사(자료사진).
ⓒ 권우성
갈 길은 멀다. 파업 뉴스가 뜰 때마다 혀 차는 이들이 많다. 뉴스는 득달같이 파업으로 인한 회사의 손해액을 타이틀로 뽑는다. 그 뉴스를 보며 노조를 욕하는 이웃은 매번 같은 노동 계급이다. 노조 혐오 문화는 관료주의식 사고를 어겨선 안 된다는 우리 안의 불안과 착실함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너무 오래 학습되어 왔다.
노조를 와해하고자 눈에 쌍심지를 켜는 기업과 정부를 언제까지 '고상하게' 볼 것인가. 그들이 파업으로 얻는 손해와, 이웃이 파업 조끼를 입음으로써 얻게 되는 형벌 중 어느 것이 더 위태로운가. 혹여 기득권의 편에 서면 고상해질 수 있는가. 품위나 몸가짐의 수준이 높고 훌륭하다는 의미의 척도를 양심의 유무로 판단할 수 있다면, 지금의 법은 과연 고상하게 작동하고 있는가.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헌법 103조)." 윤지영 변호사는 책에 실어둔 법 조항 중 일부다. 사실 우리는 타인의 노동을 이해하는 시작이 '양심'이라는 글자의 첫 획을 긋는 일임을 알고 있다. 그것이 미래를 지키는 현재의 일이라는 것도.
그 양심을 온전히 쓸 수 있도록 저자는 묻는다. 당신의 삶이 오늘 안녕한지, 우리의 인생이 서로 안부를 나누고 있는지 말이다. 그래서 책제목은 우리가 매일같이 말하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로 시작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이어서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우리는 그 인사를 시작함으로써 서로에게 동행이 될 수 있다고. 타인을 밟지 않고도 각자 존재할 수 있다고. 양심은 그렇게 서로를 구하는 마음의 완성일 것이라고.
[최문희 기자]
땀내 나는 일터, 투쟁, 주류가 되지 못한 사람들의 집합체.
노동자를 떠올릴 때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일 것이다. 노동자라는 말을 불편해하는 사람도 흔하다. 그러나 자신이 노동자가 될 거라고 예상하고 학창 시절을 보내는 사람은 드물다. 노동인권교육이 공교육에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으므로. 더구나 우리 교육은 고상하게 책상에서 일하는 직업 외 진로에 대해선 잘 가르치지 않으므로.
그렇게 청소년은 학교를 졸업하고 청년으로 자라 현실에 놓인다. 기준금리 인하 대출금리 책상에 앉아서 하는 일이 고상하지 않음을 첫 월급을 받으며 깨닫는다. 지구상 대다수가 일한 대가로 임금을 받고 살아가는 '노동자'에 속한다는 것도 담담히 체감한다.
그 와중에 일부는 사용자의 명령에 근로를 제공하는 의미의 '근로자'가 더 유연한 호칭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근로자가 일제강점기부때 쓰였던 잔재의 언어이자, 일하는 사람을 낮춰 저소득층통신비 부르는 말임을 뒤늦게 깨닫기도 하면서.
그래서일까. 이 책의 제목을 처음 마주했을 땐 내 안의 편견과 앎이 뒤섞여 오작동했다. 위풍당당 솔직한 제목인데, '노동자들'이라는 단어가 세 보였다. 다 읽고 나선 노동자라는 말이 부드러운 베개처럼 느껴졌다.
책을 읽을수록 저자가 품은 '노동자에 대한 경외심'이, 일터에서 견딘 하자담보추급권 사람의 곁을 지키며 생겨난 믿음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노동자를 경외하는 변호사
조기상환수수료 3년 슬라이딩 방식▲ 윤지영 변호사(자료사진).
ⓒ 권우성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의 저자 윤지영은 자신을 예찬하는 법이 없다. 변호사로 일하며 다만 자신이 변호했던 노동 성남여수지구 자 옆에 서길 희망한다.
"노동자들은 각자의 분야에서 남다른 지식과 지혜를 가진 일상의 전문가"라며 일터에서 송곳이 되었던 그들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그야말로 '노동사건'에 미쳐 살았던 사람, 그가 깊게 파고든 노동자들의 삶과 곡절이 이 책에 출렁인다.
윤지영 변호사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노동자 덕후'. 읽을수록 법문보다 법정에 선 노동자와 눈맞춤을 해온 사람이구나, 싶다. 저자는 변호사로서의 신념 대신 자신 또한 "노동자의 딸이고, 일을 안 하고 살 수 없는 보통의 존재"임을 고백한다. 어렵고, 무겁고, 악다구니 세상처럼 보였던 노동 현장에 그는 2004년 뛰어들었다. 노동단체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에서 활동하면서부터다.
▲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
ⓒ 클 출판사
변호사라는 일을 택한 데 후회가 아주 없진 않다는 솔직한 저자. 정부와 대기업을 상대로 하는 노동 법정 투쟁이 '계란으로 바위 치기' 같은 숙제임을 절감했다. 2023년까지 공인인권재단 '공감'에서 일하며 숱한 노동 사건을 맡았다. 지금은 노동자가 일터에서 겪는 문제를 상담하고 해결하고자 민간공익단체 '직장갑질119'의 대표로 분투 중이다.
그는 이 책에 자신이 맡은 노동 사건 열한 가지를 회고한다. 경비노동자의 입주민 갑질사건, 방송국 비정규직 PD의 부당해고 사건 등 갑질에 저항한 사람들의 에피소드가 고루 담겼다. 법정 소송에 얽힌 이해관계를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법령이나 판결문을 구어체로 설명해가며 독자의 이해를 돕는다. 노동자들이 사건에 휘말렸거나 소송을 걸 수밖에 없었던 이유와 개개인 삶의 내력도 입체적으로 술회한다.
윤 변호사가 일하며 만난 사람들을 살펴보자. 골프장 캐디, 현장실습생, 핸드폰 판매노동자, 이주노동자 등 대다수 '비정규직'이다. 이들은 IMF 사태가 터진 1997년, <파견법>이 허용되면서 대거 양성된 일자리를 하나둘 채운 평범한 사람들. "사람을 뽑고 일을 시켰음에도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 기업들도 이 무렵에 등장했다. 이른바 특수고용노동자의 출현이 시작된 시점이기도 하다.
성희롱 제보했다가 하루 만에 해고... 드라마보다 더한 현실
"회사는 적극적으로 조치를 취하는 대신 파견노동자를 내보내는 방식으로 무마할 게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도 2차 가해, 불리한 처우가 아니라는데 회사가 뭐가 두렵겠는가. 비정규직은 직장 내 성희롱 구제에서도 차별받고 배제당한다. 이게 현실이다."
-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 (윤지영)'사무실 안 이중의 권력관계' 중에서
때때로 현실은 드라마보다 지독하다. 위에 언급한 파견노동자의 성희롱 사건 에피소드에 소개된 희선씨, 영지씨(가명)도 그랬다. 회사에서 수시로 성희롱을 당한 뒤 대표이사에게 면담을 요청한 다음 날, 두 사람이 관리자에게 들은 소리는 뜻밖이었다. "짐 싸서 나가." 두 노동자는 피해를 호소했다는 이유로 해고된다, 하루 아침에.
회사는 노동자를 해고하려면 최소 30일 전에 해고를 예고해야 한다. 예고 기간을 지키지 않으면 30일분의 통상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노동자가 파리 목숨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법이 해고에 관한 약속을 엄중하게 정한 결과다. 그러나 회사는 법망을 피했고 그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고용노동청에서 '회사 내 성추행이 있었음'을 판단하는 통지서를 보냈지만, 문제의 성추행범은 되레 피해자를 무고죄로 역고소한다. 손해배상 청구를 한 것. 윤 변호사는 두 노동자의 편에 선다. 두 사람이 일한 회사 대표이사가 부장의 성희롱 사실을 인정하며 사과한 녹음 파일, 직장갑질119에 보내온 메일 등을 법정에 증거로 제출한다.
그는 어째서 '피고(소를 제기당한 사람)'가 가해자로 법정에 서야 하는지 의문을 제기한다. 법원은 마침내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저자가 맡은 사건들에는 이처럼 온갖 파렴치의 횡포가 두껍게 스며 있다. 정의로운 사람들이 승소했을 땐 통쾌하다가도 귀가 홧홧해진다. 법을 도구로 삼아 남을 할퀴고 자신을 지키는 사람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저자와 노동자가 앓았을 신열을 같이 견디며 통점을 지나는 기분이다.
온갖 술수와 편법, 괴롭힘 속에서 청년이었던 골프장 캐디는 목숨을 잃는다. 특성화고 졸업생은 취업률에 사활을 거는 학교에서 보호받지 못한다. 휴대폰 판매노동자는 책임을 전가하는 회사의 부당함에 법정에서 목놓아 운다.
그 가운데서 윤 변호사는 법원이 특수고용노동자에게도 사업주의 보호 의무를 인정하는 등 때때로 기념비적인 판결을 끌어낸다. 하지만 저자는 사건의 초점을 거기에 맞추지 않는다.
"사건 직후 두 사람은 충분히 지혜롭게 대응했다. 대표이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고, 쫓겨난 다음 날 출근해서 항의했다. 고용노동청에 직장 내 성희롱 및 성희롱 신고에 대한 불리한 처우로 신고했고, 검찰에도 성추행 사실을 고소했다."
"다솜 씨가 굉장히 명석한 사람인 것을 알게 되었다. 나도 최선을 다했지만 다솜 씨도 최선을 다했다. (중략) 동료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다솜 씨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고, 착하고 똑똑해서 다른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으면 먼저 나서서 도와주는 일이 많았다고…"
- <안녕하세요, 한국의 노동자들!>(윤지영) '사무실 안 이중의 권력관계' '받은 돈은 없고 갚을 돈만 늘어나는 일자리' 중에서
노동자들이 당하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을 윤 변호사는 반드시 발견해낸다. 직장 내 괴롭힘으로 숨이 다한 골프장 캐디 세연씨(가명)가 "본인이 당한 일들을, 그로 인한 감정 상태를 핸드폰 일기장에 남겼"음을 놓치지 않는다. 그의 언니가 동생의 핸드폰을 포렌식한 덕분에 법정에 제출할 증거를 수집할 수 있었다는 걸 기억한다.
저자는 노동 사건마다 발 벗고 나서게 해준 것이 노동자임을, 그의 가족과 동료임을 잊지 않는다. 저자의 삶이 생동하는 증거가 타인에서 비롯됐음을 이 책은 동트는 아침처럼 보여준다.
타인의 노동을 이해하는 시작은 '양심'
▲ 지난 2월 11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조합원들이 서울 중구 서울고용청 앞에서 '배민의 라이더배달료 삭감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 "민생을 살리려면, 배민을 규제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 이정민
무릇 다수 변호사가 대형 로펌에 취업해 대기업을 변호하는 시대, 심지어 헌법을 어긴 대통령을 변호하며 누군가는 '계몽령'을 말하는 시대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변호사도 있었다. 저자는 법이 기득권자들에 의해 쓰였기 때문에 기득권에 순응하는 것이 아니라, 합심해 이를 응당 재편할 수 있다는 용기를 일하는 평범한 사람에게 건네준다.
그 첫걸음이 노동자가 힘을 얻는 것, 노동 사건에서 노사가 대등하게 마주 앉는 것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사용자와 대등한 지위를 갖추도록 하기 위하여(헌법 제33조)" 노동3권이 법이 명시돼 있음을 되새긴다.
그러나 국내 노조는 기업별 노조로 굳혀져 있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은 기업별로 노조를 만들도록 <노동조합법>에 명시했기 때문이다. 서구사회에선 기업별 노조를 노조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1987년 6월 민주화 선언, 연이은 노동자 대투쟁 뒤에 산업별 노조가 등장했지만 여전히 국내에선 기업별 노조가 우세하다. 그나마 최근 들어선 온라인으로도 노조를 만드는 노동 문화가 확산되기 시작했다.
▲ 윤지영 변호사(자료사진).
ⓒ 권우성
갈 길은 멀다. 파업 뉴스가 뜰 때마다 혀 차는 이들이 많다. 뉴스는 득달같이 파업으로 인한 회사의 손해액을 타이틀로 뽑는다. 그 뉴스를 보며 노조를 욕하는 이웃은 매번 같은 노동 계급이다. 노조 혐오 문화는 관료주의식 사고를 어겨선 안 된다는 우리 안의 불안과 착실함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너무 오래 학습되어 왔다.
노조를 와해하고자 눈에 쌍심지를 켜는 기업과 정부를 언제까지 '고상하게' 볼 것인가. 그들이 파업으로 얻는 손해와, 이웃이 파업 조끼를 입음으로써 얻게 되는 형벌 중 어느 것이 더 위태로운가. 혹여 기득권의 편에 서면 고상해질 수 있는가. 품위나 몸가짐의 수준이 높고 훌륭하다는 의미의 척도를 양심의 유무로 판단할 수 있다면, 지금의 법은 과연 고상하게 작동하고 있는가.
"법관은 헌법과 법률에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심판한다(헌법 103조)." 윤지영 변호사는 책에 실어둔 법 조항 중 일부다. 사실 우리는 타인의 노동을 이해하는 시작이 '양심'이라는 글자의 첫 획을 긋는 일임을 알고 있다. 그것이 미래를 지키는 현재의 일이라는 것도.
그 양심을 온전히 쓸 수 있도록 저자는 묻는다. 당신의 삶이 오늘 안녕한지, 우리의 인생이 서로 안부를 나누고 있는지 말이다. 그래서 책제목은 우리가 매일같이 말하는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로 시작하는 걸지도 모르겠다.
저자는 이어서 이렇게 말할지도 모르겠다. 어쩌면 우리는 그 인사를 시작함으로써 서로에게 동행이 될 수 있다고. 타인을 밟지 않고도 각자 존재할 수 있다고. 양심은 그렇게 서로를 구하는 마음의 완성일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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