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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연 회장의 ㈜한화 지분 증여로 그룹의 승계가 마무리된 가운데 장남 김동관 부회장 등 한화가 삼형제가 계열분리에 나설지 주목된다. 김 부회장이 방산·조선·에너지 사업, 차남 김동원 사장과 삼남 김동선 부사장이 각각 금융과 유통·로보틱스 사업을 담당하는 식이다. ㈜한화 아래서 각자 경영하는 방식도 거론된다.

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의 지분 구조는 김 회장 11.33%, 김동관 부회장 9.77%, 김동원 사장 5.37%, 김동선 부사장 5.37% 등으로 내집마련 재편된다. 한화 삼 형제가 지분 100%를 보유한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 22.16%를 더하면 삼 형제의 지분율은 42.67%에 이른다.
증여로 김 부회장의 입지도 공고해졌다. 한화에너지 지분을 ㈜한화 지분으로 환산해 더하면 김 부회장의 지분율은 20.85%로 늘어 ㈜한화의 최대 주주가 된다. 김 회장의 증여 후 ㈜한화 지분(11.33 상가대출승계 %)을 넘어서는 규모로 실질적인 경영권이 이양됐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한화가 삼형제가 승계에 필요한 지분을 확보한 만큼 계열분리에 나설 것이란 시각이 많다. 이미 김 부회장은 방산·조선·에너지 등 중후장대 산업을 지휘하고 있다. 동생 김동원 사장과 김동선 부사장도 금융과 유통 등 각자의 사업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만기일시추가 지분 이동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화그룹은 '삼형제→한화에너지→㈜한화'로 이어지는 지분구조를 갖고 있다. 한화에너지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50%),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25%)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25%)이 전체 지분을 보유 중이다. 한화에너지는 ㈜한화 지분 22.16%를 보유하고 있어 한화에너지 상장, ㈜한화의 자사주 활용 등으로 is론카드 지배구조 개편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지주사가 될 회사의 최대 주주 지분을 확보한 뒤 ㈜한화가 보유한 한화생명과 한화갤러리아 등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한화그룹 주요 계열사 지배구조. /그래픽=김은옥 기자


차미소
한화가 삼형제가 내야 할 증여세는 2218억원으로 추산된다. 개인별 부담금은 약 700억원으로 연부연납(최대 5년 분할 납부)과 지분담보 대출을 활용할 전망이다. ㈜한화 및 주요 계열사의 배당 확대도 예상된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삼형제가 보유한 현금과 증여받은 주식 등으로 금융권 대출을 받으면 충분히 납부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투명한 승계로 시장의 지지를 얻겠다는 방침이다. 과세기준 가격은 한 달 후인 4월 30일 기준 전후 각각 2개월 주가 평균 가격으로 결정되는데 ㈜한화의 주가가 3개월 만에 1.5배 올라 주가가 낮은 시점에 증여를 결정하지도 않았다. 최근 3년간 ㈜한화 주가는 2~3만원 수준에 머물렀지만 지난달 10일 5만2300원을 기록했다. ㈜한화의 주가가 5만원을 넘어선 것은 2017년 8월 이후 8년 만이다.
앞서 2006∼2007년 김 회장이 ㈜한화 지분을 일부 증여할 당시에도 삼형제는 1216억원의 증여세를 납부했다. 김 회장도 1981년 선친에게서 한화그룹을 넘겨받을 때도 277억원의 상속세를 냈다. 이는 당시 국내 기업인 중 최대 수준의 세금 납부 사례로 기록됐다.
한화는 승계 관련 논란을 잠재우고 본연의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중장기적으로 약 11조원의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3조6000억원에 추가로 향후 영업 현금흐름과 금융기관 차입 등을 통해 7조4000억원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투자가 마무리되면 '글로벌 방산·조선해양·우주항공 톱티어'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마련된다.
한화그룹은 증여 배경에 대해 "김 회장이 ㈜한화 지분 절반을 세 아들에게 증여해 경영권 승계를 완료한 것은 승계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란과 오해를 신속하게 해소해 본연의 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라며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시급하고 절실한 대규모 해외 투자 등 글로벌 사업전략을 과감하게 실행하려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최유빈 기자 langsam4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