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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즙수병햇 작성일25-03-25 21:32 조회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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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서울의대 교수 4명(하은진 오주환 한세원 강희경)은 윤석열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증원 통보에 반발하며 사직한 전공의와 집단 휴학 중인 의대생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복귀한 이들은 더이상 동료가 아니라는 분들께’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교수들은 의료 현장으로 복귀하려는 전공의와 의대생을 공격하는 의사 집단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우리는 여러분들에게 실망하고, 절망하고 있습니다.  메디스태프, 의료 관련 기사 댓글, 박단의 페이스북 글들, 그 안에 가득한 환자에 대한 책임도, 동료에 대한 존중도, 전문가로서의 품격도 찾아볼 수 없는 말들이 넘쳐납니다. 정말 내가 알던 제자, 후배들이 맞는가, 이들 중 우리의 제자, 후배가 있을까 두려움을 느낍니다. 의사 면허 산와머니 콩팥 하나로 전문가 대접을 받으려는 모습도 오만하기 그지없습니다. 현재의 투쟁 방식과 목표는, 정의롭지도 않고, 사회를 설득할 수도 없어 보입니다.”- 성명문 일부 발췌




지난 17일 의료계 내부를 비판하는 서울의대 교수들의 성명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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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교수들은 1년 전만 해도 윤석열 정권이 밀어붙인 의대증원 정책에 반대했고, 한국 의료의 ‘미래’를 위한 심도 깊은 논의를 지지하고자 총파업을 결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서울의대 교수들이 작심하고 의료계 내부를 비판하는 성명을 낸 이유는 ‘대의는 잊고 동료들의 자유를 가로막는 전체주의적 지도부’를 더는 용인할 수 없어서다 회생 .



성명에 이름 올린 서울의대 교수들 (한세원, 하은진, 오주환)


그들의 생각을 자세히 묻고자 뉴스타파는 지난 19일 성명에 이름을 올린 서울의대 교수 3명을 인터뷰했다. 일문일답으로 내용을 정리했다.
단수명사 ㆍ 1년 전에는 총파업 결의까지 하며 전공의들의 사직 투쟁을 응원했다. 그런데 최근 이례적이다 싶을 정도로 강도 높은 비판을 한 이유가 뭔가?
한세원 교수 (서울의대 혈액종양내과) : 휴진 결의를 한 거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을 국민 여러분께 알려드리고 동료들의 주장을 보여드리기 위해 했던 거다. 환자분들께 실제로 피해를 준다거나 하진 박은영 않았다. 지금은 대통령 탄핵 등으로 정세가 혼란스러워 어느 누구도 책임을 질 수 없는 상황이다. 누군가는 환자를 위해야 하고 그래야 나의 주장이 정당성을 갖는 것이다.
하은진 교수 (서울의대 중환자의학과) : (집단) 사직의 여파가 크기 때문에 힘을 발휘하고 있는 만큼, 피해 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 어떻게 했나. 비난하고 조롱했다. 정부가 정말 못 미덥고 나쁜 건 맞는데, 상대가 그렇다고 해서 나도 똑같이 내가 지켜야 되는 원칙 같은 걸 다 어기고 있어도 되는가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의사인 게 (스스로) 자랑스럽고 의사가 (사회에서) 존중받는 건 우리가 그 직업의 가치를 지켜왔기 때문이다. 그걸 본인들이 다 망가뜨리고 있는 중이다.
오주환 교수 (서울의대 국제보건정책) : 전공의와 의대생의 자유를 가로막는 전체주의적 지도부에 대한 비판이다. 나치, 파시스트와 동일하게 행동하는 북한식 질서. 이런 자유를 억압하는 것에 대한 명확한 반대 행동이다.
실제로 지난 1년 간 의료계에선 투쟁 대오를 이탈하는 전공의와 의대생을 겨냥한 내부 공격이 끊이지 않았다. 한 전공의는 ‘의료계 블랙리스트’를 제작하고 유포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의대 개강을 앞둔 지난 1월에는 학업에 복귀한 서울의대생들의 이름 등 신상정보가 담긴 또 다른 블랙리스트가 의료인 커뮤니티(메디스태프)에 돌았다. 또한, 최근 건국대 의대생들은 학업에 복귀한 학우들을 향해 “수업에 복귀한 학생들은 더 이상 우리 동료가 아니며, 학업과 관련된 학문적 활동에 함께할 수 없다”는 경고성 입장문을 냈다.



학업에 복귀한 동료를 향해 경고하는 건국대 의대생들의 입장문


ㆍ 의료인 블랙리스트가 복귀를 희망하는 의대생과 전공의에게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궁금하다.
한세원 : 일례로 그런 여론 때문에 3, 4학년 학생들 복학했다가 다시 휴학한 학생들이 있다. 의대라는 구조가 앞으로 10년 가까이 같이 생활해야 하는데 그 안에서 다른 목소리를 낸다는 게 쉽지 않다.
하은진 : 심지어 같은 학년만 왕따시키는 게 아니라 모든 학년이 자기를 왕따시키는 거다.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 고칠 의료인들이 사람에 대한 애정이나 혹은 사회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지 않는데 어떻게 사람을 고치겠나. 지금 일부 의대생, 전공의들 중 몰려다니면서 하는 행동, 그거 사이버 불링(폭력)이다.
오주환 : 나도 불링(폭력)을 당해 본 적이 있다. 당해본 사람은 심리적으로 어려움에 처한다. 그 블랙 리스트 속에 있어서 겪는 어려움은 가해하는 사람들은 상상하기 어려울 거다.
서울의대 교수들은 더이상 지금과 같은 집단 사직, 휴학 투쟁은 명분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최근 교육부는 기존의 고수하던 입장을 뒤바꿔 2027학년도 의대정원을 증원 이전으로 되돌리겠다고 밝혔고, 국회 보건복지위에서는 의료인들이 참여하는 의사수 추계위 설치법이 통과됐다.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2028학년도부터 추계위 내부에서 합리적인 의대정원 논의가 이어질 길이 열린 것이다. 사실상 올해만 의대 정원이 2,000명 증원된 셈이고 원점으로 돌아간 것과 다름 없다.
그러나 박단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교육부가 ‘의대생들이 기한 내 복학하지 않으면 증원 재검토를 없던 것으로 하겠다’고 한 조건을 두고 ‘협박’이라며 반발했다. 대한의사협회도 “복학하지 않는 의대생들을 제적한다면 파업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ㆍ 교육부의 조건부 입장 선회, 이에 대한 대한의협의 반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오주환 : 투쟁 초기에는 2,000명씩 5년 간 계속 증원하는 상황이 펼쳐진 거였다. 그것이 중단된 것이고 바뀐 것이다. 본인들의 투쟁의 성과인데, 승리의 깃발을 날려야 되는 시간에 승리의 깃발을 못 날리고 패배자처럼 자신을 인식하고 있는 게 얼마나 황당한 인식인가.학칙이라고 하는 것을 또 바꿔서 “제적이 안 되게 하자”라는 주장을 하는 의사·교수들이 있다. 검찰을 비판할 때 검찰이 자기들 내부 문제는 기소하지 않고 자기한테 유리하게 만드는 것 때문에 검찰 개혁은 검찰 스스로는 불가능하다, 이런 의견이 나오는 것 아닌가. 의대생을 위해 특별히 학칙을 바꾼다면 과연 사회가 의사들 역시 검찰과 동일하게 개혁 대상으로 보지 않겠는가. ‘자신들에게 맞춰서 원칙을 바꾼다’ 이렇게 인식할 것 같다.



오주환 교수 / 서울의대 국제보건정책


의료계 내부에선 이번 서울의대 교수의 성명을 두고 ‘내부총질’이라는 비난의 목소리도 나온다. 성명에서 교수들은 “3~5년의 수련 과정은 전문의 자격을 얻기 위한 과정”이라며 “그 시간 동안 여러분은 평생 사용할 의료 기술과 지식을 익히고, 전문성을 쌓으며, 선배들로부터 노하우를 전수받는다. 그 몇 년을 투자하고 전문의가 된다”고 했다.
반면, 박단 대한의사협회 부회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교수의 본분을 다하지 않은 채 전공의 노동 착취를 정당화한 위선”이라고 반박했다.

대학 병원의 가장 큰 문제는 노동과 그에 따른 책임이 위계적으로 전가된다는 것입니다. 병원장은 교수에게, 교수는 전공의에게 노동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전공의가 없는 지금, 교수는 이제 간호사에게 의사의 책무를 떠넘기고 있습니다. 교수의 편의만을 위해 환자의 위험을 높이고 있는 겁니다. 교수는 이를 바로 잡기는커녕 전공의 부재를 핑계로 신규 간호사를 착취하고 있습니다. 환자를 볼모로 착취를 정당화하지 않길 바랍니다.- 박단 대한의사협회 부회장 페이스북

ㆍ 박단 대한의협 부회장의 비판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오주환 :  노동 착취도 그 논쟁을 하기 위한 시간이 있었다. 그에 대해서 말했을 때 ‘그래 맞다’고 교수들이 자학적으로 인정한 적이 있다. 지금은 그게 핵심 논쟁이 아니다. 본질은 전체주의 비판이었는데 ‘전체주의 아니다’라고 답을 못 한 거다. ‘우리는 전체주의 아니다. 단일대오 요구는 강제적인 전체주의, 나치즘, 파시즘이 아니다’라고 답하지 않은 것이다. 나는 그걸 답할 수 없다는 게 굉장히 이상하다.
한세원 : 당연히 그렇게 표현할 수 있고 노동 착취에 대해서는 저항을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나가서 복귀를 안 하는 이유는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내부에서 치열하게 저항을 해야지 착취 당하는 일이 있다면 나도 동료로서 당연히 도울 것이다. 당연히 수련 환경을 개선해야 하는 건 맞고, 그거를 반대하는 건 전혀 아니다.
하은진 : 그냥 내 얘기를 해보면 처음에는 후배들한테 미안했던 게 맞다. 여전히 미안한 마음이 없는 건 아니다. 나도 착취당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병원이 전공의를 많이 뽑아서 쓰다가 대학병원 전문의로 많이 안 뽑고 내보내버린다. 난 전공의들 있을 때도 지금처럼 일했다. 그들이 당직을 섰을 때 환자가 안 좋다고 하면 집에서 새벽에 전화 받고 나왔다. 같이 환자 봤고, 환자 안 좋으면 집에 안 갔다. 전공의 퇴근시키고도 그렇게 살았기 때문에 전공의가 없어서, 더 힘들어서 돌아오라고 하는 게 아니다. 사명감만으로는 버틸 수 없다는 게 저는 진실이라고 생각한다.



하은진 교수 / 서울의대 중환자의학과


ㆍ 교수들이 전공의에게 일만 시키고 교육을 소홀히 했다는 주장은 어떻게 생각하나.
하은진 : 전공의들이 보기에는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노는 것 같을지 모르지만, 일주일에 이틀은 100명 넘게 외래 보고 이틀은 수술방 가 있다. 아무 일정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날도 병원 관련 회의, 학회 관련 회의, 논문 연구 이런 거 하는 거다. 연구랑 논문이 지속적으로 나와야 진료도 표준화되고 진료의 질도 유지되는 거다.물론 교육을 해야 교수라고 얘기하겠지만, 교수가 진료하는 것을 (옆에서) 보는 거 자체가 노하우를 배우는 거다. ‘이 사람(환자)한테 이 약을 언제 처방하고 사진을 언제 어떻게 언제 찍자’고 결정하는 그걸 보는 거다. 수술은 뭘 보고 배우는 거냐면, (수술을) 하다가 내가 생각한 대로 안 됐을 때 이 선생님은 이걸 어떻게 돌파하는지, 이 선생님이 ‘삽질’하는 거 보고 내가 다시는 그 삽질을 안 하게 되는 거다. 근데 그게 ‘의미 없다, 안 한다’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ㆍ 교수들이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복귀를 강요한다’는 주장도 있다.
하은진 : 복귀하고 싶으면 하면 되고, 안 하고 싶으면 안 해도 된다는 거다. 복귀 원하지 않는다. 안 오고 싶은데 어떻게 하나. 와서 억지로 데려다 놓으면은 할까? 안 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원하는 의사는 되지 않을 거다. 억지로 데려다 놓을 생각 자체를 하면 안 된다. 다만 복귀한 사람들에 대해서는 괴롭히지 말라는 거다. 자기네가 복귀하는 사람들의 인생을 책임져 줄 게 아니잖은가. 개개인의 어떤 사정에 의해 혹은 본인의 신념으로 선택했는데 그걸 못하게 집단이 막을 권리가 어디 있나.
한세원 : 의사라는 직업은 결국 환자를 위해서 존재하는 직업이기 때문에 ‘내가 의사가 되기로 했다’면 어떤 결정을 하는 데 있어서 환자에게 이익이 되느냐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그게 나한테 이익이 되느냐 그렇게 판단을 하면 그 사람은 의사를 하면 안 된다. 이해 충돌이 있을 때는 언제나 환자를 우선하라고 배웠고 그렇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런 측면으로 보면 지금의 투쟁 방식이 환자를 우선으로 한 건지는 의문이 든다.



한세원 교수 / 서울의대 혈액종양내과


ㆍ 사태가 1년 넘도록 이어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이득을 보는 사람도 있을까?
하은진 : 실손과 비급여에 대한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병원이 있을 거다. (젋은) 일반의를 고용하고 있는 전문의들은 좋을 거다. 그리고 그 전문의들의 경쟁자가 될 전문의들이 (이번 사태의 여파로) 나오지 않고 있다. 교수들만 정말로 이 사태에서 그렇게 나쁜 사람들인가?
한세원 : 전공의들이 사직하고 나가면서 낮은 급여로 재취직해서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그런 측면에서 그분들을 고용한 분들은 이득을 보고 있지 않나 싶긴 하다.
이번 의료공백으로 인한 초과사망자는 지난 1년 간의 환자 이력을 추적하는 것만으로는 정확히 파악할 수 없다. 실제로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과 같이 수천명의 초과사망자는 과학적인 통계로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장기이식과 암수술 등 빨리 치료할 수록 예후가 좋은 질병들은 의료공백 이전보다 치료 기간이 길어졌다. 의료공백의 여파는 앞으로가 더 문제라는 뜻이다.
하은진 : 실제로 진단받고 수술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이 예전보다 길어졌다. 내가 일하는 중환자실에서 만나는 환자들 중 일부는 조금 더 질병이 진행해서 치료가 들어가는 것 같고, 그건 당연히 환자의 생존율이나 환자의 기능적인 예후에 영향을 준다. 
오주환 : 암 치료의 지연은 당해 연도에 안 돌아가시고 다음 연도, 그다음 연도, 2년, 3년, 4년, 이렇게 돼야 효과가 측정될 수 있을 거다. 그런 지연으로 인한 건 시간이 지나지 않아서 알 수 없을 뿐이다.
ㆍ 마지막으로 지금도 투쟁 중인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전하고 싶은가.
하은진 : 의료의 축은 3개다. 건강보험료 내는 국민(환자) 그리고 정부와 의료계다. 이 안에서 정부와 의료계가 싸우면 누가 힘을 가져갈 것이라고 보나. 정부가 힘이 세지만 그러면 시민들의 힘을 의료계로 갖고 와야 우리가 세지는 것 아닌가. 어딜 바라보고 얘기를 하고 있나. 왜 자꾸 자기 내부만 바라보는가. 그리고 내부 비판을 하지 않고 그 집단이 계속 어긋난 길로 가는 걸 그냥 두고 보는 게 그 집단을 정말 사랑하는 건가?극한의 갈등은 결국은 그 터전을 파괴한다. 공동체에서 상대가 밉다고 적으로 규정하고 없애버리려고 하면 나중에 힘 키워서 복수한다. 그게 지금의 정당들이 하는 행태잖나. 의정은 뭐가 다른가. 왜 똑같이 구는 건가.
전공의가 집단 사직하게 된 원인을 제공하고 사태를 해결하지 못한 궁극적인 책임은 당연히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 그렇다고 지난 1년 간 의료공백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로부터 의료계는 자유로울 수 있는지, ‘단일대오’를 위해 동료들의 학업과 수련을 막아도 되는 건지, 서울의대 교수들은 현장을 떠난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묻고 있다.
지난해 12월 의료계의 집단 사직 행렬에 동참했던 한 전공의의 뒤늦은 ‘고백’은 그 대답이 될 수 있을까. 

12월3일에 엄청 무서웠다. 10시 반에 계엄 선포하고. 처음에는 죽음의 공포가 느껴졌다. 강원도 응급실에서 7개월 째 근무하고 있었는데 ‘어디로 복귀를 하라는 거지?’ 싶었던 거다. 새벽에 TV를 보면서 계엄이 끝나길 기다렸고 시민들이 계엄을 해제해 주셨다. ‘죽을 위기가 지나갔다. 다행이다.’그때 뇌리를 스친 생각이 있었다. 내가 죽음에 대한 공포의 감정을 ‘환자분들이 2월에 느끼셨겠구나.’ 너무 죄송했다 그게. 내가 죽을 위기에 처해서야 비로소 남이 죽을 위기에 처한 거에 대해 공감했다는 사실이 너무 부끄러웠다. 환자들은 그랬을 거 아닌가. ‘왜 내게 그런 일이 닥쳤을까. 병원 구급차를 돌면서 왜 병원은 구급차를 받아주지 않는 거지? 수술이 밀리면 내 수술은 어떻게 되는 거지?’ 되게 갑작스러웠을 거 같다. 죽음의 위기였을 테고, 그들한테는 계엄같은 거였을 거 아닌가.물론 의대 증원을 옹호하고 싶지 않다. 윤석열이 잘못했다. 그런데 그분들의 입장에선 우리도 똑같이 미울 거 아닌가. 그게 너무 죄송하더라. 한 번은 사과를 해야겠다 싶었다. 나도 그 사람 중에 하나였으니까. 그거를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우리가 어떻게 감히 같이 한편이 되자고 연대하자고 말할 수 있겠나.- 류옥하다 / 가톨릭중앙의료원 사직 전공의

뉴스타파 신동윤 shintong@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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