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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8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회의 GTC 2025에서 기조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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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이드 마크가 된 검정색 가죽잠바를 입고 등장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2시간에 걸친 기조연설 동안 3분에 한번꼴로 박수갈채를 받았다. 시장은 이날 발표 내용이 한껏 높아진 눈높이에 못 미친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현장 분위기는 "지난해 GTC가 인공지능(AI) 콘서트 같았던 데 이어 osb저축은행 올해는 AI의 슈퍼볼 같은 행사가 되기를 원한다"는 그의 언급대로 시종일관 진지하고 뜨거웠다.
황 CEO가 AI의 궁극적인 목표로 제시한 피지컬 AI의 초기 모델이랄 수 있는 로봇 블루를 기조연설 후반 공개했을 때 SAP 센터를 가득 채운 청중은 너나 할 것 없이 일어나 스마트폰을 치켜들었다. 엔비디아의 AI 신제품이 대형 화면에 차례로 경의선복전철 뜰 때도 연신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SAP 센터에서 열린 기조연설 세션에서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이 로봇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현장 참석 연체채권 자들 외에 온라인 실시간 영상으로 기조연설을 지켜본 전 세계 관계자들의 관람기도 이어졌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젠슨 황의 메시지가 뭔지 보려고 밤을 샜다"는 글이 이어졌다.
GTC 참가기업들이 부스를 차린 맥에너리 컨벤션센터에도 세계 각국 기업들의 인공지능 제품과 서비스를 확인하려는 이들이 4800만원 인산인해를 이뤘다. 거리 곳곳에 나부끼는 연두색 GTC 2025 표지 깃발에 적힌 'AI의 다음 단계는 이곳에서 시작한다'는 문구는 올해 행사의 정체성을 간단하면서도 명료하게 보여줬다. AI의 현재뿐 아니라 미래까지 모든 것 보여주겠다는 엔비디아의 자신감을 읽을 수 있었다.
'엔비디아 GTC 2025' 관람객들이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의 기조연설을 보려고 줄을 서 있다. /사진=심재현 특파원
엔비디아는 이날 현장 참가자가 2만5000명, 온라인 참석자는 30만명이라고 밝혔다. 전시장엔 400여개 글로벌 기업이 참여하는 전시부스와 1200개가 넘는 세션이 마련됐다. 올해 연사는 2000명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보다 세션은 200개, 전시부스는 150개 이상 늘었다.
행사에 참여한 주요 기업만 해도 주최사인 엔비디아를 비롯해 마이크론, 어도비, ARM, 델 테크놀로지스, 에어비앤비, 소프트뱅크, TSMC 등 고개를 끄덕일 만한 명단이 이어진다. 대부분 자체적으로도 AI 기술을 개발, 연구하지만 엔비디아의 AI 칩에 줄을 선 기업들이다. 엔비디아가 개발한 현존하는 최강의 AI 칩 블랙웰을 받으려면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양산 초기 단계라고 해도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수요가 많다는 얘기다.
/사진=심재현 특파원
국내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 네이버 등이 참여업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플래티넘 스폰서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처음으로 열리는 퀀텀 데이 패널 토론에는 디웨이브, 아이온큐, 리게티컴퓨팅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주요 퀀텀 컴퓨팅 혁신 기업들이 참가했다.
AI 업계의 거물들도 한자리에 모였다. 마이클 델 델테크놀로지스 회장, 제프리 카젠버그 드럼웍스 창립자, 애니루드 데브간 케이던스디자인시스템즈 CEO, 팻 겔싱어 인텔 전 CEO 등이 현장을 찾았다.
이쯤 되니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국제전자제품박람회)에 견줘도 뒤처지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분위기다. TV·로봇·자율주행차·스마트폰 등 완제품을 전시하는 CES에 일반인 관람객까지 20만명이 방문하는 점을 감안하면 AI 반도체 기술과 제품을 위주로 전문가들과 기업인, 투자자들이 절대 다수인 행사에 이만한 인파가 몰린다는 것 자체가 예상 밖의 일이다. 단일 기업이 주최하는 행사로는 세계 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비디아 GTC 2025' 현장 인근의 한 숙소. 숙박료가 원화로 하루 100만원이 넘는다. /사진=심재현 특파원
시내 호텔은 평소 300달러(약 40만원)인 하루 숙박료를 1000달러로 올렸는데도 빈 방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월가의 관심도 워낙 높아 뉴욕에서 인근 샌프란시시코나 새너제이로 가는 항공편 요금도 이맘때면 평소의 3배 이상으로 뛴다. 업계 한 인사는 "실리콘밸리가 이렇게 뜨기 전엔 말 그대로 일용직 노동자나 뜨내기 관광객이 하루 8달러에 묵었던 여인숙급 숙소가 1박에 800달러 이상을 받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10년 전 스마트폰의 시대에 애플의 아이폰 공개 행사가 업계 기술 흐름을 미리 엿볼 수 있는 자리였다면 AI 시대엔 엔비디아 GTC가 그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새너제이(미국)=심재현 특파원 urm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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