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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가스공사가 추진하고 있는 7500억원대 국외 가스 생산설비 투자에 대해 “기후위기 시대에 어긋날 뿐 아니라 경제성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중단하라는 소송이 제기됐다. 국외 화석연료 투자에 제동을 거는 국내 ‘기후소송’으로는 세 번째다.
6일 청년 기후활동가 7명과 소액주주 3명 등 10명은 한국가스공사(가스공사)가 아프리카 모잠비크의 ‘코럴 노스’ 부유식 액화천연가스(FLNG)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한 결정을 중지해야 주휴수당 및 주 40시간 초과근무 계산법을 알고 싶습니다 한다고 요구하는 소송(집행금지가처분 신청)을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제기하고, 이날 오전 11시 서울 내발산동에 있는 가스공사 서울지역본부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코럴 노스’ 사업은 모잠비크 해상 4광구에 전체 9조원 규모의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설비를 짓는 것으로, 가스공사는 최대 5억6200만달러(약 7500억원)를 들여 지분 10%를 참여하는 위드캐피탈 방식으로 이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지난 2월 이사회에서 결의한 바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엑손모빌)·이탈리아·중국이 70%, 아랍에미리트와 모잠비크가 각각 10%씩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이들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화석연료 수요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신규 화석연료로서 천연가스전 개발은 장기적으로 ‘좌초자산’ 주부대출쉬운곳 (예기치 못한 또는 조기 상각, 평가 절하, 부채 전환으로 어려움을 겪은 자산)이 될 위험이 높다”며, 여기에 투자하는 결정이 “기후위기 상황에서 공기업 책임에 어긋날 뿐 아니라 사업적으로도 불합리한 투자라고 보고 집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국제 에너지감시단체인 링고(LINGO)의 계산을 인용해, 코럴 노스 프로젝트가 운영 기간 편의점 동안 배출할 온실가스의 양이 4억8900만톤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우리나라 한해 온실가스 총배출량(2023년 기준)의 4분의 3에 해당하는 양이다.
또 국제적으로 천연가스 수요 감소에 따른 가격 하락이 예상되는 등 “경제적 손실이 우려된다”고도 주장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2년에 견준 2050년 천연가스 가격이 미국에서는 네이버 생리계산기 절반 수준으로, 유럽에서는 8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투자 지역인 모잠비크의 국가 부채비율이 국내총생산 대비 93.9%에 달하는 등 “안정적인 회수 여부가 의심된다”고도 지적했다.



대구혁신도시에 있는 한국가스공사 사옥. 가스공사 제공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정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등은 가스공사를 비롯한 코럴 노스 프로젝트의 협력사들이 이달 중 최종투자결정(FID)을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최종투자결정은 단순한 업무협약이 아니라서 다른 계약 주체에 대해 법적 구속력을 가지며, 일단 이뤄지면 계약 해지 등 되돌리기가 어렵다. 이 때문에 신청인들은 가스공사가 이 최종투자결정 행위를 위해 모잠비크에 설립한 자회사에 출자, 대여, 채무 보증 등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앞서 국내외 기후환경단체들과 현지 원주민 등은 국내 사업자들의 국외 화석연료 개발사업에 대해 두 차례 소송을 제기한 바 있는데, 한국전력의 인도네시아 석탄화력발전소 투자는 600억원, 에스케이 이엔에스의 호주 바로사 가스전 투자는 1조6천억원 규모였다. 기후환경단체들은 지난해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430%를 넘은 가스공사가 신규 가스전 개발에 투자하는 데 우려를 보이고 있다. 신유정 기후솔루션 변호사는 “화석연료 수요가 줄어드는 시장 상황을 무시한다면, 천문학적 나랏돈을 낭비한 ‘제2의 대왕고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기후솔루션은 이 사업에 대한 가스공사의 예비타당성조사 결과에 대해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공사 쪽은 “영업상 비밀이고 공동운영 협약상 비밀 유지를 근거로 결정한 사항”이라며 공개를 거부한 바 있다.



기후솔루션 회원들이 6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가스공사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모잠비크 가스전 투자 금지 가처분신청’ 기자회견을 열어 참가자가 발언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이번 소송 제기와 기자회견에 대해, 가스공사는 이날 한겨레에 “코랄 노스 등의 사업은 이미 매장량이 확인된 자원이고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등 적법한 절차를 통해 상업화하고 있다”, “액화천연가스는 탄소중립 이행과정의 ‘브릿지’ 연료로 강조되고 있으며 신재생에너지가 확대될수록 액화천연가스의 ‘백업’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고 밝혔다. 또 “모잠비크 가스전은 수압파쇄가 필요하지 않은 전통 가스전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아주 적은 편”이라고 주장했다. 2024년 7월 기준으로 가스공사는 11개국에서 19개의 “자원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중 액화천연가스 개발 사업은 모잠비크, 호주, 오만, 카타르, 예멘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화석연료 개발사업에 경제성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해 말 기준 국외 프로젝트의 투자 회수율은 52% 수준”이나, “다양한 단계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기에 앞으로 투자비 회수가 가속화되 2032년에는 회수율이 100%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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