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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재해로 자녀가 장애를 갖게 된 노동자들이 자녀의 산재를 신청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이 이를 불승인하자 반발하고 나섰다. 공단이 입법 미비의 틈을 타 졸속한 결정을 내렸다는 이유에서다.
삼성전자 기흥공장 등에서 일하다 암에 걸린 유아무개씨 등 전 삼성전자 노동자 3명과 반올림(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 지킴이) 등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근로복지공단 서울남부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자녀 산재 관련 신청을 불승인 한 공단의 조처가 잘못됐다며 이를 취소하라고 peet 고사장 요구했다.
유씨는 1997년부터 삼성전자 기흥공장과 화성공장에서 생산직으로 일하다 2010년 아이를 낳았는데, 아이가 4년 뒤 자폐증 진단을 받고 자신도 2022년 난소암과 구불경장암(결장과 직장 사이에 생기는 암)진단을 받자 지난달 본인과 아이의 산재를 신청했다. 다른 여성 노동자 1명도 유씨와 비슷한 사례이다.
하지 부채조회 만 근로복지공단은 신청 한 달 만인 지난 12일 2명 모두 불승인 처분했다. 청구 시효가 지났다는 이유에서다. 자녀의 산재를 처음으로 인정하는 내용을 담아 2022년 1월 시행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법 시행 전 발생한 자녀 산재는 시행 1년이 되는 2023년 1월까지만 산재 신청을 할 수 있도록 시효를 설정했는데, 이들은 그 이후 신청한 탓에 법을 적용할 매스티지카드 수 없다는 논리다.
남성인 정아무개씨는 2011년까지 삼성전자 천안공장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했는데, 2010년 낳은 아이가 눈과 심장, 생식기 등에 장애를 가진 이른바 차지증후군에 걸린 채 태어났다. 정씨는 자신이 일한 노동환경이 각종 생식독성 물질에 노출된 환경임을 뒤늦게 알고 아이를 산재로 인정해 달라고 신청해 지난 6월 공단에서 정씨의 은행 총파업 근무환경과 아이의 질병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인정받았다.
하지만 공단은 현행 법이 엄마의 자녀 산재만 인정할 뿐 아빠의 자녀 산재는 인정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산재로는 인정하지 않았다. 산재보상보험법은 ‘임신 중인 근로자’가 각종 유해 화학물질에 노출돼 자녀가 장애를 갖고 태어난 경우만 산재로 인정한다. 정씨는 지난 9월 다시 제일모직 합병 판단해 달라며 질병판정위원회에 심사청구를 제기했으나 지난 9일 기각 통보를 받았다.
반올림은 과거 자녀 산재를 2023년 1월까지만 신청 가능하도록 한 현행법 대신 신청 기간을 3년으로 늘리는 내용과 아빠의 자녀 산재를 인정하는 내용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된 상황에서 12·3 계엄 정국 등을 거치며 국회가 해당 개정안을 다루기 어려운 상황을 틈 타 공단이 불승인 처분한 건 ‘졸속 처분’이라고 비판했다. 반올림은 “자녀 산재는 부모의 노동 과정에서 발생한 유해물질 노출로 인해 건강 피해를 입은 아이들의 문제”라며 “국가와 사업주가 함께 책임져야 할 사안이지만, 근로복지공단과 고용노동부는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높은 문턱을 쌓고 있다”고 짚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