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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뜻
백악관은 이날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자동차 관세 부과를 다시 한 달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수차례 회담을 가진 캐나다와 멕시코 정상이 미국의 관세 부과 시 “보복관세로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낸 가운데 이들 국가에 제조 시설을 두고 있는 미국 자 네이버직장 동차 기업들이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한 우려를 전달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과 함께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가 예고된 일본, 상호관세 부과 대상으로 거론되는 인도 등도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관세 면제 등을 논의했다.
하지만 국정 리더십 공백이 계속되고 있는 한국은 트럼프 행정부와 수시로 관세 등 현안 대한한공우리캐피탈 을 논의할 상설 고위급 채널을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관세 면제를 논의하기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국을 방문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관세와 에너지 등 5개 분야 실무협의체를 만들기로 했지만 아직 협의체도 구성되지 않은 것.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 균등상환 부 상무부와 USTR 실무진이 아직 구성되지 않은 만큼 실무급 협의체가 단기간 의미 있는 논의를 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을 지낸 박태호 법무법인 광장 국제통상연구원장은 “미 측에 트럼프 발언의 시비를 따지기보다 유연하게 협상에 임할 수 있다는 인상을 줘야 한다”며 “최상목 권한대행이 한미 채널을 잘 조정하면서 안보, 통상 종합 패키지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행체제’ 한국, 트럼프 맞상대 없어… 美관세 대응 카드 안보여
[몰아치는 트럼프 스톰]美 ‘상호관세’ 한달도 안남았는데… 韓, 계엄이후 ‘정상 공백’ 이어져관세협상 대응 컨트롤타워 ‘고장’“카드도 없이 美에 끌려다닐 우려”
“한국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게 불투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다음 달 2일(현지 시간) 전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한국이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지에 대해 정부 당국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발 관세 폭탄’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정국으로 인한 ‘정상 공백’이 길어지면서 관세 문제를 둘러싼 한국의 대응이 뒤처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이나 호주 등 주요국이 정상 외교를 통해 발빠른 대미투자를 약속하며 관세 면제를 요구한 것과 달리 한국은 관세 문제 등을 논의할 실무급 협의체도 아직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대선 공약이었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개발 사업에 한국의 참여까지 기정사실화하고 나서면서 우리 정부가 대미 협상에서 쓸 카드를 잃고 청구서만 받아들게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 한국에도 가시화된 관세 위협
트럼프 대통령은 4일 열린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상호관세 시행 배경을 설명하면서 “유럽연합(EU), 중국, 브라질, 인도, 멕시코, 캐나다 등이 우리가 그들에게 부과하는 관세보다 훨씬 더 높은 관세를 매겨 왔다”며 “한국의 평균 관세는 우리의 4배”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에 군사적으로나 다양한 방식으로 엄청난 지원을 제공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관세 부과 계획을 밝힌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은 물론이고 EU와 인도, 브라질 등은 일찌감치 상호관세 부과 대상으로 거론됐던 곳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정부는 한미 간의 관세율은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거의 없는 것과 다름없다는 점을 트럼프 행정부에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기획재정부는 이날 정부 요청으로 세계은행 무역통합시스템(WITS)상 한국의 대(對)미 실효관세율(2022년 기준)이 13.6%에서 3.91%로 수정됐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실효관세율 등을 기준으로 상호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역시 한국 정부가 추산하는 실효 관세율(0.79%)보다는 여전히 높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맺고 있는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해서도 펜타닐의 미국 유입에 대한 조치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에 대해서도 방위비 분담금 등을 명분으로 관세 압박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 韓 컨트롤타워 부재에 “청구서만 받아올 수도”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트럼프 행정부와 관세, 에너지, 조선 협력, 알래스카 가스 개발 등을 논의할 국장급 실무협의체 구성을 준비 중이지만 아직 가동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다음 주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의 회담에서 한국에 대한 철강 관세 조치를 면제해 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관세 발표와 협상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리더십 공백이 장기화되면서 오히려 한국이 미국의 청구서만 받아올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한국의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 개발 사업’ 참여를 기정사실화했다. 이 사업은 미국 기업들이 사업성이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투자를 포기한 바 있다. 반길주 국립외교원 조교수는 “정부 당국은 협력 카드를 한꺼번에 내놓지 말고 살라미 전술식으로 아껴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안보와 통상 문제를 연계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에서 정부 ‘컨트롤타워’가 마땅치 않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대통령실이 컨트롤타워가 돼서 각 부처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데 지금 그런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정상 간의 ‘톱다운 담판’을 선호하는 트럼프와의 정상 외교가 불가능하다는 근원적 한계도 있다”고 했다. 곽노성 동국대 국제통상학과 명예교수는 “리더십 부재는 한국의 한계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며 “정부뿐만 아니라 재계와 산업협회들까지 총력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세종=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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