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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으로 만든 아이스크림·위스키
맥키스 아이스크림 제품
영국의 '맥키스 아이스크림', 낯익은 분도 계실 겁니다. 2002년 월드컵 이후로 국내에서도 팔리고 있거든요. 우리에게도 낯설지 않은 이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회사가 영국의 '에너지 전환' 성공기를 담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 청년창업지원 요?
맥키스 육상풍력 발전기 (출처 Mackies)
맥키스는 1986년 농장으로 시작해 5대째 가업으로 이어진 영국 스코틀랜드의 대표적인 유업 기업입니다. 농장의 너른 들판에 맥키스는 2005년 육상풍력 발전기를 우리은행 합병 도입했습니다. 목가적인 정취를 내는 풍차가 아닌 전기를 생산하는 진짜 발전기였습니다. 공장을 돌리는 전력원으로 사용하기 위해서입니다. 2007년과 2015년에는 각각 2기와 1기씩 추가했습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맥키스는 태양광 패널 7천 개를 깔아 바람이 덜 불 때는 태양 에너지로 전력을 보완했습니다. 현재 4기의 풍력 발전기를 통해 3메가와트(MW), 외국계은행대출 태양광 패널로는 1.8메가와트(MW)의 전력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맥키스는 이러한 방식으로 공장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전력 70%를 자체적으로 충당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30%는 재생에너지가 일정하지 않은 점을 고려해 국가전력망에서 사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히려 풍력 발전기를 돌려 남는 전력이 많아 다시 전력망에 되파는 비율이 더 농협카드사 많을 정도라고 합니다.
맥키스의 '지속 가능 에너지 여정' (출처 Mackies)
영국의 위스키 공장, '아비키(Arbikie)'에서도 재생에너지에 '진심'입니다. 이곳에서도 1메가와트(MW) 규모의 전력을 생산 파산상담 하는 자체 육상풍력기로 필요한 전력의 75%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화학비료를 쓰지 않기 위해 비료가 필요 없는 완두콩을 원료로 위스키를 제작하기 시작했는데요. 이를 통해 술 한 병당 1.53킬로그램(kg)의 탄소 감축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수소로 돌아가는 증류소까지 운영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고 합니다.
'아비키' 양주 공장 현장을 돌아보는 공동취재단
존 스털링 '아비키' 증류소 공동이사
[존 스털링/영국 양주 공장 '아비키' 증류소 공동이사] "농식품 가격은 좀 더 저렴해졌는데 그 과정에서 화학비료를 사용하고 일회용이라든가 플라스틱 용품들이 많이 활용되었고 그 과정에서 폐기물이 굉장히 많이 나왔습니다. 어떤 부분에서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생각해보니 증류소에서 석유, 화석연료 많이 활용하기 때문에 그 부분에서 우리가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겠다 해서 재생에너지로 눈을 돌리게 되었습니다."
이들 기업이 에너지 전환이라는 과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던 데에는 정부의 지원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맥 매키 '맥키스' 회장은 "2005년 풍력 터빈을 처음 도입했을 때는 사실 일반 전력을 사용하는 게 더 저렴했다"며 비용에 대한 고민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면서도 "정부가 20년 동안 풍력 발전기 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약속해 확신을 갖고 설치와 운영을 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습니다. 존 스털링 '아비키' 공동이사 또한 그린수소로의 전환에 대해 "작은 기업이 혼자 하기에는 굉장히 힘든 것인데 정부 지원 펀딩이 이뤄지는 프로젝트가 있었기 때문에 참여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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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들 "에너지 전환으로 비용 절감"
이들에게 에너지 전환은 단지 마케팅 수단이 아닙니다. 이렇게 파격적인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에는 눈에 띄는 '비용 절감'이 있었습니다. 맥키스의 경우, 재생에너지를 도입하기 이전에는 전력 비용으로만 1년에 약 150만 파운드를 썼는데, 지금은 그의 4분의 1 수준인 40만 파운드가량만 쓰고 있습니다. 이같은 비용 절감 효과는 시간이 갈수록 경영에 보탬이 되고 있습니다. 2022년 영국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가스값이 급등하며 에너지 비용이 크게 올랐습니다. 하지만 이같은 에너지 위기는 맥키스를 피해 갔습니다. 안정적인 에너지 조달은 물론, 비용도 아낄 수 있었던 겁니다.
맥 매키 '맥키스' 회장
[맥 매키/영국 유업 기업 '맥키스' 회장] "3년 전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했을 때 전력 가격과 가스 비용이 굉장히 많이 올랐었습니다. 그래서 많은 공장이 비용 효율성을 맞출 수가 없어서 어려움을 겪었는데, 저희는 풍력 터빈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에너지 위기와 상관없이 지속적으로 전력 공급을 해서 비즈니스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풍력 터빈이 저희한테 상당히 큰 장점이 된다, 큰 우위가 된다고 생각했고요. 이제 석유하고 가스에 더 이상 의존하지 말고 재생에너지에 계속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이렇게 인식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에너지 전환의 현실적인 걸림돌은 초기 비용입니다. 초기 투자 비용이 높기 때문에 이게 소비자 가격에 반영되지 않으면 기업이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영국 정부는 부담스러울 수 있는 설치비 등 초기 비용을 적극 지원해 기업이 부담을 덜 수 있게 했습니다. 초기 단계를 지나면, 재생에너지는 추가 연료비가 필요 없기 때문에 발전기를 돌리면 돌릴수록 단가는 낮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그러니 이미 정부 인센티브 지원 등으로 일찍이 재생에너지를 도입한 영국 기업들은 이미 '비용 절감'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친환경이라고 해서 소비자 가격을 높일 필요가 없어지는 겁니다.
자세히 보면 맥키스 아이스크림 포장지에는 풍력발전기가 그려져 있습니다. 기업들은 친환경적인 기업 이미지를 홍보하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출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맥 매키 회장은 "저희 제품은 풍력 터빈을 사용해 그 에너지로 제품을 만드는데, 풍력 터빈 운영은 비용 자체가 굉장히 저렴해졌기 때문에 소비자한테 가격 경쟁력이 있으면서도 재생 에너지로 만든 제품을 홍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존 스털링 공동이사 또한 "저희가 가지고 있는 정신을 보고서 소비자들이 저희 제품을 더 선호한 부분이 있어 상업적인 이득이 있었다"고 짚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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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너지 전환 '속도' 내는데‥우리나라는 '꼴찌'
이제 많이 알려진 용어죠. RE100. 전 세계 기업들은 이 'RE100'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기업 차원에서 에너지 전환을 이렇게 적극적으로 고민하는 이유는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RE100 자체는 자발적인 참여지만, 탄소 감축을 위한 다른 강제성 있는 제도와 보조를 맞추고 있습니다. 당장 유럽연합의 경우 탄소국경조정제도, CBAM을 내후년인 2026년부터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유럽연합 제품보다 더 많은 탄소 배출한 양만큼 해당 제품에 탄소세를 매기는 개념입니다. 애플이나 볼보, BMW와 같은 글로벌 기업들은 공급망 기업들에게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선 선진국의 무역 장벽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통상 환경에서 탄소 감축이라는 약속과 큰 흐름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Q. RE100이란? RE100은 'Renewable Energy', 즉 '재생에너지 전력 100%'의 약자입니다.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 전부를 재생에너지를 통해 생산된 전력으로 사용하겠다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으로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 주도로 2014년 시작됐습니다. 최소 2050년까지 RE100을 달성하겠다는 조건입니다. (출처: 그린피스)
아비키 양조 공장에 설치된 육상풍력 발전기
2년 전인 2022년 기준 영국의 RE100 참여 기업의 재생에너지 사용률은 88%에 달합니다. 스페인은 100%, 독일은 89%, 미국은 77%라고 합니다. 아시아 국가를 살펴볼까요? 중국 50%, 인도네시아 35%, 베트남 30%, 일본 25%, 인도 23%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단 '9%'에 불과합니다. (출처: 탄소공개프로젝트 CDP의 '2023년 RE100 연간 보고서')
이를 두고 우리 기업 탓만 할 수는 없습니다. 우리나라의 재생에너지 비중 자체가 외국에 비해 턱없이 낮기 때문입니다. 이로 인해 재생에너지 조달 자체가 어렵습니다. 전 세계 기업 164곳 중 40%는 우리나라에서 재생에너지를 조달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대만이나 싱가포르 일본, 러시아 등은 모두 20~30%대인데, 그보다도 못한 평가를 받은 겁니다. '꼴찌'와 다름없습니다.
한국무역협회가 올해 초 국내 100만 달러 이상 수출 실적을 보유한 제조기업 610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수출업계는 RE100 대응 지원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과제로 '재생에너지 구매 비용 지원(29.2%)'을 꼽았습니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16.4%)', '재생에너지 전력인프라 확대(15.7%)' 등이 그 뒤를 이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의 RE100 실천율이 현저히 뒤처지는 '낙제점'은, 결국 여전히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는 우리나라 에너지 전환의 현주소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출처: 한국무역협회 '수출 기업의 RE100 인식과 대응 실태')
'맥키스' 아이스크림 공장을 취재 중인 공동취재단
이제 일상적인 용어가 되어버린 지구 온난화와 기후위기. 에너지 전환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해결책이자 큰 약속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갈수록 '환경 담론'을 넘어 현실의 과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인정하든 인정하지 않든 우리 산업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열쇠가 되었습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정책대학원과 에너지경제연구원은 국내 기업이 2040년까지 RE100에 가입하지 않으면 수출 측면에서 반도체 31%, 디스플레이 40%, 자동차 15%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습니다. 수출 주도 경제의 우리나라로선 더 이상 에너지 전환에 미적거릴 여유가 없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건 위기를 '진짜 위기'로 인식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합니다.
취재: 김세영·방송기자연합회 공동취재단 자료 제공 및 지원: 방송기자연합회·에너지전환포럼
김세영 기자(threezero@mbc.co.kr)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newszoomin/newsinsight/6671522_291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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