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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7시경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한 유족이 발언하는 모습 ⓒ시사저널 정성환


"가족을 불러서 이를 뽑던가 피를 빼던가 검사를 하라고요. 언제까지 기다리라고. 이건 아니잖아요".
29일 오후 11시경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참사가 발생한 지 14시간이 지났지만 사망자 179명 중 91명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시신이 크게 훼손돼 신원 확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다. 고인이 호명되기만을 기다리는 유족들은 찬 바닥에서 자리를 뜨지 못하고 있다.
"시신 훼손 정도 심해 신원확인 대학생연체자대출 어려워"
유족들의 눈은 붉게 충혈된 상태였다. 오전부터 사고 소식과 사망 소식을 잇달아 들은 터다. 장순자씨(가명)는 주먹으로 바닥을 쾅쾅 내려치며 울부짖었다. 장씨는 "뭐야, 이게 무슨 일이냐고. 어떻게 우리한테 이런 일이 있느냐고. 이렇게는 절대 못 보내. 아이고"라며 탄식했다. 함께 온 가족을 끌어안으며 "어떡해"라는 말만 되풀이했 상환비율 다.
유족들은 신원확인 절차가 늦어지자 답답함을 표했다. "사고가 난지 하루가 다 돼가는데 대체 왜 확인이 안 되느냐" "우리 애 어디 있는지만 제발 알려달라"는 비탄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사고 소식을 모르는 듯 천진난만하게 "우리 엄마 언제 와요?"라고 묻는 한 남자아이의 목소리가 들리자, 공항은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부동산담보설정 특히 탑승자 중 미성년 자녀가 있는 경우에는 성인보다 신원확인이 더 어려운 상황이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미성년자는 신분증이 없어서 신원확인이 어렵다"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와 경찰청의 협조 하에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DNA를 채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유족은 "내일로 넘어가면 시신이 더 훼손될 수 있지 않느냐"며 우려했다.
파산선고통지서 전북 고창에 사는 나아무개씨(가명·73)는 초·중학생 손주와 아들 내외 등을 포함해 총 5명의 가족을 한꺼번에 잃었다. 나씨는 "아들 내외가 미안해서 나에게는 알리지 않고 가족여행을 떠났다가 사고를 당한 것 같다"며 망연자실했다.



29일 오후 10시경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 미소금융중앙재단 공항에서 DNA 채취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시사저널 정성환


유족들의 요청에 오후 10시경 현장에서 DNA 채취 작업이 이뤄졌다. 고인들로부터 채취한 DNA를 유족과 대조하기 위해서다. 유족이 인적 사항을 기입하면, 국과수 관계자가 입에 긴 면봉을 넣어 30초가량 DNA를 채취했다. 경찰과 국과수 관계자 등은 채취한 DNA를 운반함에 담았다. 사고 발생 약 13시간 만이었다.
신원이 확인된 유족들은 얼굴을 감싸 쥔 채 울음을 터뜨렸다. 일부 유족은 실신했다. "나 어떻게 살라고"라며 통곡한 한 유족은 제대로 일어설 수조차 없었다. 겨우내 가족의 부축을 받고 일어난 그는 시신 확인을 위해 힘겹게 걸음을 옮겼다.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시사저널과 만나 "유족분들께 정말 죄송하지만 시신 훼손 정도가 너무 심해서, 처참해서 신원확인이 어렵다"면서도 "전국에서 (인력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29일  오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충돌 폭발 사고 현장에서 파손된 기체 ⓒ시사저널 정성환


고개 숙인 제주항공 대표에 "살려만 달라" 애원한 유족
현장은 아수라장이었다. 실시간 현황판도 마련되지 않아 유족들은 정부 관계자의 목소리에 의존했다. 한 유족은 "유가족이 아까부터 계속 똑같은 말을 했지 않느냐"며 "상주 인원을 두고 실시간 상황을 공유할 수 있는 현황판을 만들어 달라. 답답해 죽겠다"며 언성을 높였다.
당국 브리핑이 마이크 하나를 통해 이뤄지다 보니 수백명의 유족이 듣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현장에서는 "잘 안 들린다" "제발 목소리 좀 크게 해달라" "현황판을 만들어 달라"는 항의가 이어졌다.
유가족 김태완씨(가명)는 "현장에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고 어떤 전문 인력이 동원됐는지에 대한 설명이 하나도 없다"며 "정부 대변인이 설명이라도 잘해서 유족을 안심시켜야 하지 않겠느냐"고 비판했다.
한편,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사고 발생 11시간 만에 유족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사과했다. 김 대표는 오후 8시경 "이번 사고로 희생된 분들께 비통한 심정으로 애도와 조의의 말씀을 드린다"며 "충격과 아픔을 함께 겪고 계신 국민께도 사죄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그러나 뒤늦은 사과에 유족의 반응은 싸늘했다. 한 유족은 "서울에서 이곳까지 오는데 1시간40분이면 된다"면서 "본인의 가족, 피붙이가 죽었어도 이런 식으로 행동했을 것이냐"고 비난했다. 또 다른 유족은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살려만 주시면 돼요"라고 애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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