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진환·류영주 기자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가 국회 봉쇄와 체포조 운용, 부정선거 음모론 등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불리한 사실 관계들을 대부분 인정하면서 형사재판에서 내란죄가 인정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내란죄 성립 여부의 쟁점은 국헌문란의 목적 여부와 국헌문란의 수단이 '폭동'이었는지다. '병력 동원' 역시 내란죄 성립 여부에 핵심 사안이다.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유죄가 인정된다면 사형이나 무기징역 혹은 무기금고에 처할 수 있는 중범죄다.  
아울러 이번 헌재 판단에 따라 내란 사태에 대한 수사기관의 잔여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문 부수고 들어가 끄집어내라" 만남 곽종근 진술 '사실 인정'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 윤창원 기자



헌재는 전날(4일) 윤 대통령에 대해 전원일치 파면을 결정했다. 결정문에는 국회 봉쇄와 체포조 운용, 부정선거 음모론 등 윤 전 사이트뱅크 대통령에게 불리한 사실 관계들을 대부분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윤 전 대통령과 수사기관이 겨냥하는 내란 사태 관련자들이 더욱 불리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형사재판과 탄핵심판은 원칙적으로 별개로 진행되지만, 쟁점이 겹치는 상황에서 헌재 판단에 따른 여파가 불가피하다 주택담보대출조건 는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의원들을 끄집어내라"는 윤 전 대통령의 지시를 헌재가 사실로 인정했다는 점은 형사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헌재는 비상계엄 당시 윤 전 대통령이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에게 전화해 "아직 의결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내라"고 지시했 범용공인인증서 대출 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곽 전 사령관의 진술을 받아들인 것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곽 전 사령관이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회유를 받아 거짓말을 하고 있다면서 곽 전 사령관 증언의 신빙성을 줄기차게 문제 삼았지만, 헌재는 그런 주장을 모두 물리쳤다.
헌재가 곽 전 사령관의 주장을 사실로 인정한 이유는 곽 전 사령관이 윤 전 천만원만들기 대통령의 지시를 받은 뒤 그 내용을 김현태 전 707특수임무단장 등과 논의했는데, 이런 과정이 예하부대들에게 전파됐기 때문이다. 곽 전 사령관이 마이크를 끄지 않아, 대화 내용은 모두 예하부대에 전달됐다.
헌재는 또 곽 전 사령관과 김 전 단장이 '150명(의결정족수)이 넘지 않게 할 방법'을 논의한 것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의 '끄집어내라'는 지시 외에는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고 봤다. 곽 전 사령관에게 윤 전 대통령 외 다른 누가 구체적 지시를 내린 적이 없기 때문이다.
윤 전 대통령은 곽 전 사령관이 말한 '인원'이 국회의원이 아니라, '요원'이라고 주장했지만, 헌재는 그런 주장을 믿기 어렵다고 했다.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는 다수의 의원들이 존재했고, 군인들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에 '끄집어낼 대상'은 국회의원이라고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헌재는 아울러 윤 전 대통령이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에게 전화를 걸어 "안에 있는 사람들을 끌어내라"고 지시했다는 증언 역시 사실로 받아들였다. 해당 지시를 들은 이 전 사령관의 전속부관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 이 전 사령관의 임무가 애초 국회 외곽을 경계하는 것이었는데, 윤 전 대통령의 통화 직후 부하들에게 '내부'로 진입해 국회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했다는 점도 윤 전 대통령의 '끌어내라'는 지시가 있었다고 판단한 근거였다.
헌재는 "피청구인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며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을 배척했다.
체포조 의혹에 尹 '결단코 없었다'…헌재 "주장 믿기 어려워"



윤창원 기자



'체포조 운용' 의혹에 대해서도 헌재는 실체가 있는 것으로 판단하면서, 형사재판에도 윤 전 대통령이 불리한 구도가 됐다.

먼저 헌재는 윤 전 대통령이 '이번 기회에 국정원에도 대공수사권을 줄 테니 자금이든 인력이든 방첩사를 도와 지원하라'고 지시했다는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의 증언을 사실로 인정했다. 홍 전 차장이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당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김명수 전 대법원장, 권순일 전 대법관 등 요인 14명에 대한 위치확인을 요청 받았다고 증언한 부분도 받아들였다.
윤 전 대통령은 홍 전 차장과의 통화가 격려 차원이라며 항변했지만, 헌재는 '특별한 용건'을 전하기 위해서라고 봤다. '방첩사를 지원하라'고 지시하기 전 홍 전 차장에게 '한두 시간 후 전화할 일이 생길지 모르니 대기하라'고 지시했던 점이나 여 전 사령관과 홍 전 차장이 육군사관학교 선후배였던 점 등을 감안해서다.
헌재는 "계엄 선포 직후 급박한 상황에서 단순한 격려 차원 또는 간첩 수사 업무와 관련된 일반적 지시를 하고자 한 것이었다는 피청구인의 주장은 믿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윤 전 대통령이 홍 전 장관에게 전화하던 비슷한 시각,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여 전 사령관에게 요인 14명의 위치를 확인하고 동정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던 점도 홍 전 차장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헌재는 판단했다.
헌재는 "피청구인이 이 사건 명단의 사람들에 대해 체포까지 할 것을 지시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하더라도 필요시 체포할 목적으로 행해진 사람들에 대한 위치 확인 시도가 피청구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尹 '부정선거' 음모론에 "비합리·자의적인 것으로 볼 수밖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경계 강화. 연합뉴스



윤 전 대통령 측이 제기한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 헌재는 "비합리적이고 자의적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일축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부정선거 의혹의 근거로 제기한 '접힌 흔적 없는 투표지', '접착제가 묻은 투표지', '투표관리관인 인영이 뭉개진 투표지' 등은 이미 대법원에서 검증·감정을 거쳐 확정 판결로 의혹이 해소된 것들이라고 헌재는 지적했다.
선관위가 국정원 보안점검에서 지적됐던 취약점들을 대부분 조치했고,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사전·우편투표함 보관장소 CCTV 영상을 24시간 공개하고 개표 과정에 수검표 제도를 도입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는 점도 헌재는 주목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 변론에서 꺼낸 '하이브리드전' 주장에 대해서는 황당하다는 듯한 취지의 판단도 내놨다. 중국이 전통적 전쟁 방식에 정치공작과 심리전 등을 결합해 우리나라를 상대로 '하이브리드전'을 펼치고 있다는 게 윤 전 대통령 측의 주장이었다.
이에 헌재는 "피청구인이 주장하는 사정들만으로는 평상시의 헌법 질서에 따른 권력행사방법으로 대처할 수 없는 중대한 위기상황이 발생했다고 판단할 만한 객관적인 정황도 있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하이브리드전과 같은 비군사적 공격에 대해 국회에 병력을 동원해 대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고 질타했다.
헌재는 중앙선관위 청사에 계엄군이 투입돼, 선관위 직원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던 점 등을 모두 사실로 인정하면서 "영장주의에 위반된다"고 판시했다.
尹 측, 공수처 수사권 논란에 매달릴 듯…오는 14일 첫 공판



황진환 기자



결국 헌재 판단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형사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 전에 위기에 놓인 모양새가 됐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은 일부 사실관계 인정에 대해 다투면서 동시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권 논란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수처에 대통령의 내란죄를 수사할 권한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령상 내란죄는 경찰만 수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윤 전 대통령의 구속을 취소하면서 공수처 수사권 논란을 지적하기도 했다.
다만, 공수처는 대통령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수사할 수 있고, 수사 과정에서 내란 혐의를 인지했다면 같이 수사할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서울서부지법에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구속영장이 발부된 것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라고 공수처는 주장한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첫 공판은 오는 14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이날 공판에는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한편 이번 헌재 판단으로 검찰과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지금도 진행 중인 내란 사태 잔여 수사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경찰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한 혐의로 김성훈 경호처 차장과 이광우 경호본부장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나머지 비상계엄 종범(남의 범죄 행위를 도운 범인)들에 대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공수처 역시 10명 안팎의 군과 경찰 관계자들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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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구연 기자 kimgu88@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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