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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서울 성수동에 위치한 중고거래 플랫폼 번개장터의 중고 명품 전문 검수센터. 한편에 모인 검수 제품들 사이에서 '몽클레어'라고도 불리는 몽클레르 패딩 제품들이 여럿 눈에 띄었다. 대략 둘러봐도 검수센터에 입고된 의류 제품들 중 70~80%는 몽클레르 제품일 정도였다.
앞서 코미디언 이수지가 유튜브 채널 ‘핫이슈지’에 올린 강남 대치동 풍자 영상에서 강남 엄마들 ‘교복’으로 통하는 300만원대 고가 브랜드 몽클레르를 입고 나온 여파다. 영상이 화제가 된 뒤로 번개장터에도 새로 입고되는 몽클레르 매물이 늘었다.



지난달 호적등본 서울 성수동 소재 번개장터 제2검수센터에서 전문 검수사들이 검수 의뢰가 온 몽클레르 제품의 진품 여부를 살피고 있다. 사진=번개장터 제공


이 몽클레르 제품들을 하얀 가운을 걸친 전문 검수사들이 꼼꼼히 살피고 있었다. 몽클레르 로고가 박힌 라벨부터 후드에 붙은 털, 외피 곳곳에 부착된 단추, 내부 바 개인회생제도신재범법무사 느질 패턴까지 일일이 뒤져가며 확인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요즘 들어오는 명품 의류 제품의 반 이상은 몽클레르 제품”이라며 “겨울이 지나가는 데다가 핫이슈지 영상이 화제가 되면서 영상 공개 직후 몽클레르 여성 아우터의 거래 건수가 965% 폭증할 정도”라고 귀띔했다. 이어 “그만큼 가품 비중이 높아질 수 있어 검수에 신경을 쓰는 상황으로, 약 25만개에 북한부산저축은행 달하는 개체 데이터를 활용해 가품을 가려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얀 가운을 걸친 전문 검수사들이 명품의 진품 여부를 검수하고 있다. 사진=번개장터 제공


중고 명품이 새 제품보다 더 많이 팔릴 정도로 중고 명품시장이 부산 자동차 커지면서 가품 논란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중고 명품의 가품이나 품질 문제는 시장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한다. 각종 중고거래 플랫폼이 검수를 강조하는 이유다. 
 중국산 가품도 진품 완벽 복제한다는데
최근 가짜 명품 문제는 병행 수입업체는 물론 대기업 유통사에서도 빈번하게 불거질 정도로 만연하다. 국내 ‘짝퉁’ 시장 규모 코스닥우량 는 이미 2조원을 넘어섰다. 관세청 자료를 분석해보면 2019~2024년 지식재산권 침해로 세관에 적발된 수입품 규모는 2조2607억원에 달한다. 
중국에선 이미 가품 업자들이 어지간해선 구현하기 어렵다는 초정밀 무브먼트 제조 능력까지 갖추고 롤렉스의 최첨단 무브먼트(모델 4130)를 완벽하게 복제해 찍어내는 상황이다. 가품 생산 기술이 고도화해 생산자조차 육안으로는 가품 여부를 정확히 판별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컴퓨터 소프트웨어가 정밀 제조해주는 컴퓨터 수치 제어(CNC) 공작기계나 3차원 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mm 단위로 정밀하게 가품을 생산하기도 한다. 중고거래가 활성화하면서 한 품목이 여러차례 거듭 사고팔기 과정을 거치는 경우가 많아 전문 판매업체도 가품인지 미처 인지하지 못하고 유통하는 경우도 상당하다. 



성분 분석기를 활용해 롤렉스 시계의 정가품 여부를 가리는 모습. 사진=번개장터 제공


이 때문에 중고거래 플랫폼에선 검수 교육과 평가를 거친 전문 검수사가 제조 공법부터, 원단, 각인, 장식, 패키지 등을 종합적으로 검수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있다. 번개장터에선 사람이 직접 검수하는 방식 외에 최첨단 장비를 동원해 소재 비파괴 검사, 자외선 검사 같은 기술적 기법 등을 활용하고 있었다. 예컨대 롤렉스 같은 고가 명품시계의 경우 금속 성분 분석기로 모델별 소재가 일치하는지 본다. 샤넬은 제품 내부 정품 여부를 알려주는 홀로그램씰의 미묘한 색상 변화까지 들여다봤다. 자외선(UV) 장치로 씰을 비추면 정품 특유의 색 농도가 확인되기 때문이다. 이처럼 검수를 통해 판별되는 가품 비중은 7% 남짓이다. 
김재군 번개장터 검수팀장은 “가짜 제품이 늘어나는 만큼 가품 품질도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이라면서 “전문 연구원들이 바느질 실 소재부터 금속 재질까지 분석한다. 시계 같은 초정밀 부품이 많은 제품들은 현미경은 물론 성분 분석용 분광기 장비까지 동원해가며 정가품 여부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최첨단 기기 동원해 검수



물류센터에 입고된 중고명품. 사진=번개장터


온라인 명품 거래가 급성장하면서 타 플랫폼사들도 가품 논란을 벗어나야 생존할 수 있다는 판단하에 다양한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해 가품 판매 패턴 등을 분석, 짝퉁 업자에 대해선 제재한다. 또한 쿠팡은 전담인력과 첨단AI 모니터링 등을 통해, G마켓은 자체 위조품 필터링 시스템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롯데온은 24시간 가품 알람 시스템, 11번가와 SSG쓱닷컴은 명품관에서 NFT 디지털보증서를 발급하는 식이다. 
명품 브랜드 역시 가품과의 전쟁에 나섰다. 파리에 본부를 둔 루이비통 브랜드 보호팀은 전 세계 250개 기관과 협력해 지식재산권을 관리한다. 2017년에만 3만8000건의 위조방지 절차를 밟고 6000개의 불법 웹사이트를 폐쇄했다. 한국에서도 진품을 분해해 새 제품으로 만드는 리폼 업체를 상대로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디올은 일부 제품에 제조 내역이 담긴 NFC(근거리 무선 통신) 칩을 삽입하는 방식으로 정품 인증을 하고 있다. 에르메스, 샤넬 등도 디자인 권리에 대한 소송을 광범위하게 진행하는 등 짝퉁 방지책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