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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 하고 시간은 와안녕하세요. 조선일보 문화부 백수진 기자입니다. ‘그 영화 어때’ 120번째 레터는 26일 개봉한 영화 ‘백수아파트’입니다. ‘화차’ ‘신세계’ 등의 연출부를 거친 이루다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데요. 저는 신인 감독의 영화를 볼 땐 더 촉각을 곤두세우고 보는 편입니다. 21세기의 ‘플란다스의 개’(봉준호 감독의 장편 데뷔작)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설렘과 미래에 크게 자랄 떡잎을 먼저 알아보고 싶은 욕심이 있달까요. 잠재력 있는 감독이 묻히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더 신경 써서 보곤 하는데, ‘백수아파트’는 신인 감독의 재능이 반짝이는 작품이라 소개 해 드리려고 가져왔습니다.



오지랖 넓은 백수 거울(경수진)은 새로 이사 간 학자금대출성적미달 낡은 아파트에서 층간 소음의 범인을 찾으려 한다.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주인공은 오지랖 5만평, 동네 모든 대소사를 챙겨야 직성이 풀리는 백수 안거울(경수진). 바쁜 변호사 동생 대신에 조카도 돌봐야 하고, 동네를 휘젓고 다니며 정의 구현에 앞장서느라 24시간이 모자랍니다. 이야기는 안거울이 재건 여신금융협회사이버교육 축 문제로 시끄러운 ‘백세아파트’에 이사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새벽 4시마다 울리는 정체불명의 소리 때문에 이웃들은 잠을 못 이루고, 남는 게 시간인 불굴의 백수 거울은 6개월째 하루도 빠짐없이 들리는 층간소음의 비밀을 파헤치기 시작합니다.



영화 '백수아파트' /플러 살림의 신 스엠 엔터테인먼트


아파트 층간소음이라는 자칫 뻔해질 수 있는 소재를 영리하고 유쾌하게 풀어냈습니다. 감독이 실제 층간소음 피해를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만큼, 현실적이고 탄탄한 각본이 돋보입니다. 주민 한 명 한 명을 의심하며 층간소음의 근원을 찾아가는 추리물이 꽤 치밀하게 펼쳐집니다. 중간중간 이자지급방법 예상치 못한 반전도 숨겨둬서 지루하지 않고 빠른 호흡으로 전개됩니다.
관객 입장에선 범인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보니, 아파트 주민들을 한 명씩 눈여겨보게 되는데요. 빚더미에 오른 회계사, 남 일에 관심 많은 동 대표, Z세대 공시생, 용한 무속인 등 개성 뚜렷한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주민 역을 맡은 배우들의 연기가 구멍 없이 두루 훌륭 재무계산기 합니다. 특히 ‘범죄도시3’의 감초, 초롱이 역할로 유명한 고규필 배우가 인생을 포기한 회계사 역할을 맡아 전혀 다른 매력을 보여주는데요.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로 잘 알려져 있지만, 이번엔 보는 사람을 울컥하게 할 정도로 폭발적인 감정 연기를 보여주더라고요. 보통 내공의 배우가 아니구나 싶었습니다.



영화 '백수아파트'에서 거울을 도와 층간소음 미스터리를 추적해나가는 회계사 경석(고규필).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마냥 정의로운 동네 히어로인 줄 알았던 거울의 사연을 하나씩 벗겨 내듯 보여주는 과정도 좋았습니다. 가족애가 진하게 녹아 있지만, 과하지 않고 담백합니다. 코미디, 미스터리, 가족애, 사회 비리까지 다양한 요소가 이질적이지 않고 조화롭게 어우러져서 가족과 함께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이루다 감독은 “오지랖의 선한 영향력에 대한 이야기”라며 “주변을 감화시키고 연대를 불러일으키는 따뜻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는데요. 영화를 보고 나면 정말 주인공들에게 감화된 것처럼 왠지 더 밝고 씩씩해진 기분이 듭니다.
2018년 빅펀치픽쳐스를 설립해 ‘범죄도시’ 시리즈 등을 만들어온 마동석 배우가 제작을 맡았습니다. 봉준호 감독의 ‘미키17’과 맞붙게 되면서, 초반의 흥행 성적은 저조한데요. 아무래도 경쟁작에 비해 영화관에서 꼭 봐야만 하는 이유를 설득해 내지 못한 점이 부진의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작지만 옹골찬 영화라 이런 영화가 조금 더 눈에 띄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레터로 가져왔습니다. 명랑하고 선한 영화, 유쾌한 힐링 영화를 좋아하신다면 추천드립니다. 그럼 이만 줄이겠습니다.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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