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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검찰 수사기록을 분석한 결과, 김 전 의원의 차량과 휴대전화를 숨긴 사람은 지인 박모 씨였다. 박 씨는 뉴스타파와의 통화에서 "결정적인 것은 다 내가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후 뉴스타파는 경남 창원시로 내려가 박 씨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중, 김영선이 소유한 체어맨 차량을 찾았다. 
앞서 뉴스타파는 검찰이 지난해 10월, CCTV 동선을 분석해서 명태균 씨가 숨긴 휴대전화 이른바 '황금폰' 위치를 찾아 놓고도 뒷북 압수수색을 해서 놓쳤다 대학생임대아파트 고 보도했다. 검찰이 명 씨의 처남 자택을 압수수색할 때, 장롱 속에 황금폰이 담긴 녹색 상자가 있었지만 이를 발견하지 못한 사실도 뉴스타파 보도로 처음 알려졌다.(관련 기사 : ‘명태균 황금폰’ 놓친 검찰, 부실 압수수색 정황)  
김 전 의원이 숨긴 차량과 휴대전화 위치가 발견됨에 따라, 검찰의 부실 압수수색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행복한 직장
김건희 여사와 연락한 휴대전화 놓친 검찰
검찰 수사보고서에는 김건희 여사와 김영선 전 의원이 수시로 연락한 사실이 적혀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해 총선을 앞둔 2월 18일부터 3월 1일까지 두 사람이 4차례 통화를 하고, 7차례 문자를 주고 받은 사실을 통신 영장으로 파악했다. 그러나 채권채무조정 전화를 걸고 받은 시각과 위치만 나올 뿐, 무슨 내용의 대화인지는 알 길이 없다. 
결국 김 전 의원 혹은 김건희 여사의 휴대전화 자체를 압수해야만 대화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검찰 수사보고서(2024.11.10.작성) 김영선 당시 국민 신한은행 신차대출 의힘 의원이 김건희 여사와 통화한 내역을 정리해 실었다. 


검찰은 지난해 9월 30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와 경상남도 창원시에 소재한 김영선 의원의 주거지 두 곳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검찰은 김 의원의 수첩과 노트북, USB, 그랜저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 휴대전화 등을 압수했다는 내용의 공인인증서 갱신 수사보고서를 만들었다.   
검찰이 이때 압수한 휴대전화는 두 대다. 갤럭시Z플립(2024.6.29~9.30 사용)과 아이폰13(2024.9.18~9.30 사용)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크게 의미 있는 메시지나 통화 기록이 없었다.  
검찰은 김 전 의원이 2022년 보궐선거를 치르며 사용한 그랜저 차량과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도 압수했다. 그러나 김영선 전 의원이 당선 이후부터 사용한  또 다른 차량 체어맨은 차량번호가 '8892'란 사실까지 파악하고도 압수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체어맨은 원래 명태균 씨의 장인이 몰던 차였는데 미래한국연구소가 법인차로 구매한 뒤, 2022년 8월 김영선 의원에게 소유권을 넘겼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도 체어맨이 수시로 등장한다. 명태균 씨가 바로 이 체어맨을 타고 코바나컨텐츠를 수시로 드나들었기 때문이다. 

○검사 : 진술인은 명태균과 함께 미래한국연구소 법인 차량(체어맨)을 운전하여 서울 서초동에 있는 아크로비스타로 가 함성득 교수를 만났고, 이후 아크로비스타 상가 건물에 있는 코바나컨텐츠 사무실로 이동하여 김건희 영부인을 만났다고 하였는데 사실인가요?●수행비서 : 예, 사실입니다. 당시 2021년 9월경 제가 아크로비스타 주차장에 주차한 체어맨에서 대기하였는데, 명태균이 전화로 연락하여 제가 아크로비스타 상가내 베스킨라빈스에 가게 되었고, 당시 함성득, 명태균, 제가 아이스크림을 먹었습니다. - 김영선 수행비서A 참고인 진술조서(2024.10.30.)

또 김영선 의원이 비서관을 통해 미래한국연구소에 4,250만 원을 전달한 장소도 바로 이 체어맨 차량 내부였다.

●김영선 보좌진 : 김영선이 저에게 전화로 말했는지 직접 말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OOO(수행비서 B)에게 돈가방을 줄 건데, 내가 직접 준 걸 알게 되면 나한테 돈이 있다고 명태균이 뭐라고 하니 당신이 돈을 빌려준 것으로 하고 강혜경에게 전달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잠시 뒤 OOO(수행비서 B)가 저에게 전화해서 '의원님이 전달하라는 게 있는데 어떻게 합니까'라고 하였고, 저는 OOO(수행비서 B)와 김영선의 창원시 의창구 주거지 앞 주차장에 주차된 체어맨 승용차 안에서 만나기로 하였습니다.- 김영선 보좌진 참고인 진술조서(2024.10.30.)

친구 집 주차장에서 발견된 8892 체어맨
체어맨은 검찰로서는 꼭 확보해야 하는 증거였다. 뉴스타파는 다각적인 현장 취재 끝에 김 전 의원이 자신의 체어맨과 휴대전화를 오랜 친구인 박 모 씨에게 맡겨둔 사실을 파악했다.
박 씨는 취재진과의 통화에서 체어맨을 자신이 숨겼다고 인정하면서, 차량 번호는 “8892가 맞다"고 말했다. 통화 후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박 씨의 집을 수소문해서 찾아갔지만 만날 수 없었다. 뉴스타파와는 대화를 하기 싫다는 이유였다.
이에 취재진은 박 씨의 귀갓길을 기다리며 아파트 주차장을 둘러보던 중 문제의 체어맨 차량을 발견했다. 오랜 기간 운행을 안 한 탓인지 왼쪽 앞바퀴 바람이 거의 다 빠졌고, 앞 유리에는 김영선 전 의원의 아파트 주차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차량 블랙박스는 이미 해체된 상태였다.  



김영선 지인의 집 지하 주차장에 숨겨둔 김영선 차량 '체어맨'을 찾은 취재진 모습


김영선 휴대전화 3대와 동영상 존재 확인...박 씨 "조용히 대포 쏠 것"
박 씨는 뉴스타파 통화에서 “나한테 (김영선) 폰 3개 있다. 유심칩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이 압수하지 않은 것이냐"는 질문에는 “그건 알아서 판단하고”라며 즉답을 피하면서도“결정적인 것은 (내가) 다 갖고 있다. 김영선 핸드폰 3개, 김영선이 타던 차, (동)영상 내가 다 가지고 있다. 꼭꼭 숨겨놨다”고 주장했다. 어떤 내용의 동영상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박 씨는 이어 “(나한테) 새로운 것도 많이 있다. 우리는 조용히 대포 쏠 때, 대포를 쏠 것”이라며 휴대전화 내용과 동영상을 조만간 공개할 뜻을 밝혔다. 체어맨 차량이 실제로 박 씨의 자택 주차장에서 발견됨에 따라, 그의 주장은 사실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검찰은 이 같은 사실을 전혀 몰랐던 걸까. 뉴스타파가 입수한 검찰 수사기록에는 박 씨가 등장하는 수사보고서가 존재한다. 사건 초기, 김영선 전 의원은 박 씨에게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는 확인서를 써서 검찰에 내달라고 부탁했고, 검찰은 이를 수사보고서로 정리했다.
김 전 의원과 박 씨가 매우 가까운 사이란 사실을 검찰도 알 수 있었던 대목이다. 검찰은 부실 수사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추가적인 압수수색에 나설 필요가 있다. 
뉴스타파 박종화 bell@newstap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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