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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재단에서 노회찬 전 의원이 생전 송구하게 생각했고, 감사를 전했던 6411번 승객분들의 노동 이야기를 엮었다. 이를 위해 '6411의 목소리' 편집자문위원회를 구성하여, 청소노동자, 택배기사, 작가, 정신건강 동료상담사, 책방 주인, 어부, 농부, 가족돌봄청년, 요양보호사, 장애인활동지원인, 사회복지사, 택배분류노동자, 미싱사, 자활근로자 등의 이야기를 경청했다.
우리는 보통 한 사람의 인생을 섣불리 판단하기 쉽다. 잠깐 스쳐 지나갈 때, 별생각 없이 상대의 직업은 상대가 지금껏 노력을 기울이며 살아왔는지를 반영한 결과라고 치부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런 판단에는 보이지 않는, 들리지 않는 그리고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삶의 '맥락'이 숨어있다고 나는 생 대학생개인대출 각한다.
어느 정도 인생을 살다 보면, 우리 뜻대로 풀리지 않는 것이 인생이라는 걸 알 것이다. 그걸 아는 사람들은 남의 인생을 그들의 노동 가치를 쉽게 판단할 수 없다.
노회찬재단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노회찬이라면 냈을 법한 책을 출간했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주말에 재활용품 등을 내다 놓을 때 쌓인 쓰레기들을 보며 캐피탈즉시대출 이런 혼잣말을 했다.
"재활용품 수거원 분들이나, 환경미화원 분들 내일 일 못 나오시면 대란이 일어나겠는데?"
우리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노동자를 '필수 노동자'라 칭한다. 필수노동을 함에도 어떻게 보면, 상대적으로 덜 필수적인 일을 하는 사람과 노동의 물질적 대가는 큰 차이가 나는 편이다. 그래서 필수 노동자분들은 얼 우체국 다문화 적금 마짜리일까?
책 <나는 얼마짜리입니까>를 통해 함께 고민해 보자.

3개월이 지난 뒤 구청에서 연락이 왔다. 수급자 신분이 유지되려면 자활센터에서 근무해야 한다고. (중략) 노동자로서 사회구성원의 일원이 되고 싶어 참여한 자활사업이지만, 정작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또 한번 투명인간 취급을 받는 현실 집값전망 이 서럽다. 정부가 취약계층에 '희망'을 준다며 일자리 늘리기에 열을 올리면서 정작 보호받아야 할 이들의 권리는 왜 보호하지 않고 있는 것일까.
-책 17~18쪽.


노인일자리, 장애인일자리, 기초생활수급자 일자리 등 국가가 공적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노동 욕구를 고취시키고, 저축은행추가대출 자립의지와 자립기반을 형성시키는 사업의 일환인데, 흔히 사회적 시선은 대충 시간을 때우거나, 정부 보조금을 노리고 일자리 사업에 참여한다고 생각한다.

인터뷰의 주인공은 스스로 노동자로서 인정을 받고, 자립을 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고 여기면서 자활근로 사업에 참여했다. 하지만 4대 보험도 가입 안 되고, 퇴직금도 없으며, 무엇보다 노동자로서 인식되지 않는 현재의 상황을 알고는 좌절했다.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며, 한탄한다.
저소득층, 취약계층이 노동 욕구와 자립 의지가 약하다는 것은 오히려 우리 사회가 만들어 낸 일종의 프레임이 아닐까? 그래서 더 효과적이면서 진취적인 공적 일자리를 창출해 내지 못한 채 다람쥐 쳇바퀴 돌 듯 하나마나 한 일자리만 양산하면서 그들의 가치를 우리가 인정하지 못하고, 혐오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하는 대목이다.

동료상담은 '정신장애인 당사자가 주체적인 위치에서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고 지역사회에서 고립돼 있는 정신장애인들에게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서비스'를 뜻한다. (중략) 철저히 혼자 버려진 것 같았던 경험들은 비슷한 현실을 맞닥뜨리고 혼란스러워하던 동료들에게 소통의 다리를 놔주도록 했다. (중략) 우정이라는 계기를 통해, 그동안 고립돼 자책과 연민으로 신음하던 동료들이 한 사람의 시민으로, 이 사회의 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됐다. -책 144-146쪽.


사람들은 소위 '전문가들'로부터 지배당하는 시대를 지나고 있다. 내가 즐겨 읽는 이반일리치의 저서의 핵심은, '배제와 소외가 누구로부터 시작되는가'이다. 정교해진 법과 제도 그리고 전문 자격, 면허를 취득한 이들로 인해 우리 스스로 해결할 수 있었던 일들은 이제 규제 대상이 되고, 범법 영역이 된다.

동료상담가인 박목우씨는 전문가 도움을 통해 자신의 동료를 돕게 된 것이 아니다. 그도 그와 동일한 아픔을 겪었으나 그를 먼저 이겨낸 동료의 우정과 사랑, 헌신을 통해 갇혀 있는 자신의 세상에서 나와 남과 어울리어 살아가게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옛 자신의 삶과 같이 끌려다니면서 약을 처방받고, 입원생활을 병행하는 정신장애인 동료들을 자신만의 세상에서 남과 어울려 사는 세상으로 이끌어주게 된 것이다.
전문가를 비난하거나 쓸모없다는 말은 아니다. 다만, 많은 보수를 받는 전문가의 쓸모는 숭앙하지만, 정작 자신과 동일한 고통을 이겨낸 동료이자 당사자의 쓸모는 정작 없다고 터부시 하는 사회적 인식은 바뀌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거다.
그래서 정신 장애인 동료상담가의 상담과 헌신, 도움은 얼마짜리인가? 반면, 정신과 전문의와 심리상담가들의 노동의 대가는 얼마짜리인가?

나는 정부가 덴소자본과 한국와이퍼를 제대로 조사하라며 2022년 11월과 12월 서울 국회 앞에서 44일간 단식농성했다. 동료들은 살을 에는 바람 속에서 선전물을 나눠주면서 억울함을 호소했다. (중략) 이 투쟁을 하기 전에 열두살 딸아이가 물은 적이 있다 "엄마, 세금은 왜 내야해?" 잠시 생각하다 "국민의 권리를 잘 지킬 수 있도록 국가를 잘 운영하라고 세금을 내지"라고 답했더랬다. 그 대답을 기억했던 딸아이가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을 하는 엄마를 보더니 "세금 내지 말라"고 했다. 나는 이제 어떤 답을 해야 할까.
-책 151쪽.


투자도 쉽게 받고, 해고도 참 쉽게 한다는 생각이 든다. 열두살 아이에게 국가가 국민을 지키지 못하니, 세금도 내지 말아야 한다는 평을 들어야 하는 국가의 위신도 우습기 짝이 없다. 도대체 국가는 왜 존재하는가? 이런 거시적 물음까지 가야 할 일인가?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국가와 납세의 의무를 꼬박꼬박 지켜가는 노동자들을 우습게 아는 국가의 가치는 얼마일까?

또, 법 때문에 그렇다면 법을 고치면 될 것을. 그런데 이러한 문제가 어디 한 둘이겠는가? 국민으로부터 대신 입법활동을 해달라고 선출된 입법부 선출직 국회의원들과 각 지방의회 의원들의 가치는 얼마짜리일까?
책 <나는 얼마짜리입니까>는 다양한 직종의 노동자들과 아직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한 이반일리치가 주장한 그림자 노동을 영위하는 이들의 삶을 꾸밈없이 순수하게 담아냈다.
그래서 더욱 노회찬을 생각나게 한다. 지난 2012년 10월 21일 진보정의당 공동대표 수락연설을 통해 새벽 3시에 기상해서 '6411번 버스'를 탑승하는 노동자들의 정체가 탄로 났다.
아무도 일어나지 않는 새벽 그 어스름한 때 서울 구로구 가로수공원에서 출발해서 강남을 거쳐 개포동 주공 2단지까지 약 두 시간 정도 노정하는 6411번 버스는 늘 앉을자리가 없을 정도로 꽉 찬단다.
가족이 아님에도 어느 정류소에서 누가 타고 어디서 누가 내리는지 거의 다 알만큼 특이한 버스라고 노회찬은 이야기했다. 내가 자꾸 노회찬을 강조하는 이유는 응당 국민의 세금으로 밥을 먹고살고, 국민이 힘들게 일할 때 대신 나라를 고치라고 권한을 내준 그 가치에 가장 부합한 노동을 한 정치노동자라서 그렇다. 이 외 내가 딱히 노회찬을 좋아할 이유는 하등 없다.
비록 지금 그는 이 땅에 두발을 딛고 있지 않지만, 그의 정신을 계승한 재단에서 마찬가지로 응당 해야 할 일을 했다. 그럼에도 이 책이 새삼 반가운 이유는 작금의 정치인들은 자기들 밥값도 못하는 그저 밥만 축내는 얼마짜리라고 차마 값을 매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작금의 정치행태에 피로감을 느끼는 분들에게 이 책을 정중히 권한다.
덧붙이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