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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7일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개회 연회에서 “아시아가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를 위해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의 대안으로 다극화를 제시해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다극화는 현실로 다가왔다. 하지만 중국이 현재 상황을 마냥 반긴다고는 보기 어렵다. 트럼프 대통령이 만드는 ‘무질서한 다극화’가 중국에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은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주요 2개국(G2) 반열에 오른 뒤 상대를 거칠게 압박하며 우리은행 전세안심대출 중국의 권익을 적극 주장하는 ‘전랑(늑대전사) 외교’를 펼쳐왔다. 전랑 외교는 미국의 강한 경계심을 불렀으며 중국과 마찰을 빚은 한국, 일본, 필리핀 등 주변국이 미국과 더욱 밀착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일본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인도·태평양 전략’이 만들어졌고 유럽과 캐나다도 미국의 중국 내 인권, 과잉생산에 대한 문제제기에 발을 맞추며 대중국 견제에 10등급 동참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중국을 압박해왔던 견제망이 이전만큼 원활하게 돌아가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유럽은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두둔과 우크라이나 협박에 경악했고, 동아시아 동맹국들은 막대한 방위비 증액 요구에 직면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미국과의 무역전쟁을 앞두고 전선을 줄이기 위해 중 신한카드카드론이자율 국과의 관계를 재조정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2022년 10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중앙 정치국 회의에서 인사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하지만 중국과 EU 관계가 획기적으로 가까워지기는 상공인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식 종전’으로 EU의 러시아 관련 안보 위기는 더욱 커졌다. 전쟁에서 러시아를 물밑 지원한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이와 별도로 중국은 대만·남중국해 문제로 얽힌 주변국과의 관계 역시 근본적 긴장이 남아 있는 상태다. 이런 구도에서 중·러 밀착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다극적 전세자금담보대출 세계질서에서 위험은 더욱 커졌다. 중국은 2035년 미국 경제 규모를 추월하고 이후 패권에 도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중국이 미국을 추월할 정도로 성장을 지속하려면 미국의 패권은 적당한 수준에서 유지돼야 한다. 미국이 주도해온 세계화와 자유무역 질서가 중국 경제성장의 동력인데,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이 질서가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에 처한 것이다.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는 “다극화 구조가 형성되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 중장기적으로 부정적이지는 않지만 단기적으로는 리스크가 커지는 불안감이 있다”며 “아직까지는 좋은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국이 국제적으로 이미지를 개선할 기회는 열렸다. 미국이 파리협약을 탈퇴하면서 중국에 기후 리더 역할을 주문하는 요구가 나온다. 미국 국제개발처(USAID) 폐지로 아프리카 국가의 시선은 중국에 쏠리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중국이 유엔에 내는 분담금의 비율이 올해 처음으로 20%를 넘어 미국에 육박했다. 중국은 올해 외교예산을 지난해보다 8.4% 늘려 국방예산 증가율(7.2%)을 앞질렀다. 이런 행보는 미국의 고립주의와 계속 비교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중국이 미국을 대체할 만한 여력은 아직 없다는 점이다. 경기침체와 무역전쟁의 고투를 벌이고 있는 중국 역시 충분한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단적으로 지난해 중국·아프리카 포럼에서 중국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3년간 67조원 지원을 약속했지만, 6년 전보다 줄어든 규모다. 호주 커틴대 안보·전략 연구자 알렉세이 무라비예프 교수는 싱가포르 방송 CNA에서 “중국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야망을 갖고 있지만 결정적인 리더 역할을 하는 데는 여전히 주저하고 있다”고 짚었다.
중국은 당분간 주변국과 우호적 관계를 맺으면서 국내 문제 해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지난해 하반기 인도와의 국경분쟁을 마무리하고, 일본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금지 해제 절차에 돌입했다. 한국인 관광객을 상대로 한 사증 면제와 한·중관계 개선 흐름도 이런 맥락에서 이뤄졌다.
☞ [‘트럼프식’ 세계질서] 내편, 네편은 없다···‘거래’만 있을 뿐
https://www.khan.co.kr/article/20250305060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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