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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 “시동 한 번 걸어주세요. 라이트 한 번 켜주세요. 소음기 확인하겠습니다. 신고필증 있으십니까. 자동차 관리법 위반으로 인적사항 확인하겠습니다.”
삼일절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밤 10시께 서울 용산구 잠수교 북단에 경찰들이 간이 검문소를 차렸다. 야간 ‘폭주·난폭운전 특별단속’을 벌이기 위해서다. 형광 조끼를 입은 경찰과 교통안전공단 직원 등 20여 명의 단속팀은 다리를 건너는 오토바이를 멈춰 세우며 번호판과 각종 장비를 확인했다.
이날 특별단 호적등본 속의 목적은 난폭운전, 음주운전, 무면허, 불법개조, 번호판 가림, 자동차 관리법 위반 등의 차량과 오토바이를 걸러내기 위해서였다.
단속 요원들은 손전등으로 오토바이의 소음기와 전조등 등 각종 부분을 살피고, 줄자로 소음기 내경과 핸들 높이를 측정했다. 교통안전공단 장비를 이용해 차량번호를 입력하면 정식 튜닝 이력이 조회된다. 경찰은 출고 원리금일시상환 당시 차량 설계 도면과 비교해 변형 여부를 확인했다. 조향장치를 개조했거나 불법 전조등을 장착한 경우 신분을 확인한 뒤 위반사실확인서를 작성하고 경찰서 출석을 요구했다.
예상치 못했던 경찰 단속에 적발된 운전자들이 나왔다.
소음기 개조와 등화장치 기준 위반으로 적발된 노모(33) 씨는 “오토바이가 30년 된 순정 차량이 도미토리 라 튜닝할 부품도 없다”며“원래 노란색 전조등이었는데 너무 어두워 어쩔 수 없이 바꿨다”고 당혹감을 드러냈다.
소음기 불법 개조로 적발된 김모(21) 씨는 “단속을 당해본 적은 있지만 적발된 것은 처음”이라며 “빌린 오토바이를 운전했을 뿐인데 소음기가 다르다고 해서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경찰은 “운전자와 차량 소유자가 공동담보목록 다를 경우 소유자에게 연락해 구조변경 승인 여부를 확인하고 불법 개조 여부를 조사한다”고 밝혔다.
청색 등화 사용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김택범(21) 씨는 “작년 9월부터 운전했지만 한 번도 적발된 적이 없었다”며 “구매 당시에도 순정이 아니었던 것 같고 동작구에서 여러 차례 단속을 봤지만 걸리지 않아 문제가 없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소속회사 .
경찰은 “청색 등화는 일반 오토바이에서 사용할 수 없다”며 “과태료는 3만원이 부과되며 자진 납부할 경우 20%가 감경된다. 관할 시·구청에서 우편으로 통보할 예정이며 원상복구 후 사진 제출 또는 직접 방문해 확인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28일 오후 10시께 서울 잠수교 북단에서 경찰이 폭주·난폭운전 특별단속을 실시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약 1시간 동안 집중 단속을 통해 불법 튜닝 9건을 적발했다. 김도윤 기자.


이날 약 1시간 동안 진행된 잠수교 일대 교통 단속에서는 폭주족이 발견되지 않았다.
서울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임재민 팀장은 “삼일절이나 광복절 당일보다는 전날 폭주족이 더 많이 출몰하는 경향이 있어 단속을 강화했다”며 “코로나 팬데믹 이후 폭주 운전이 다시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날 집중 단속을 통해 불법 튜닝 9건을 적발했고, 이 중 6건을 형사 입건했다. 입건된 사례 중 4건은 등화장치, 2건은 소음기 불법 개조였다. 나머지 3건에는 과태료가 부과됐다.
임 팀장은 “불법 개조된 등화장치는 마주 오는 차량의 시야를 방해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소음기 를 불법 개조하면 주민들에게 심각한 소음공해로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된다”고 단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서울 지역 이외에 지역에선 삼일절 폭주족과 음주운전이 들끓었다. 경찰은 교통·지역 경찰 등 총 2781명의 경력과 순찰차 등 장비 1152대를 투입해 전국적으로 폭주족 특별단속을 실시했다. 그러면서 공동위험행위 2건, 난폭운전 2건, 무면허 9건, 불법개조·번호판 가림 등 자동차관리법 위반 68건, 음주운전 51건, 기타 612건 등 총 744건이 적발됐다.
경찰은 공동위험행위 등 중대법규 위반에 대해서는 채증자료 분석 등을 거쳐 형사 처벌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향후 교통, 형사, 기동대 등 인력·장비를 활용해 기념일과 주말 등의 폭주·난폭운전에 대해 엄정한 단속을 지속해서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