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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5일 열린 탄핵심판 최후 진술에서 '12·3 불법 계엄'의 불가피성을 역설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이 추진한 방위사업법 개정안 탓에 방산 기밀이 유출될 수 있다", "야당이 군을 무력화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을 겨냥했다.
이런 윤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사실 관계를 확인해 봤더니 야당의 법안 추진에 대해 과도한 해석을 붙였거나 여야 합의로 처리한 것을 야당 탓으로 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에서도 비상사태에 군이 동원됐다'는 주장은 폭스바겐 파이낸셜 12·3 비상계엄과 동일하게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①방위사업법 개정안으로 국회 통한 방산 기밀 유출 가능성 : 거짓
전날 윤 대통령은 "거대 야당이 방산 물자를 수출할 때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는 방위사업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국회에 제출된 방산 기밀 자료들이 적대 세력에 넘어 산업은행 필기 후기 가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할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은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한 것은 맞지만, '국회에 기밀을 제출해야 하고 이 기밀이 유출될 우려가 있다'는 것은 억측이라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11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계기로 우크라이나에 살상 무기 지원이 거론되자 법 개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하지만 민주당 관계 경기신용보증기금 자는 "당론 채택 이후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 상황이 변해 더 이상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상 당론으로 채택된 법안은 바로 추진해 통과시키지만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다.
더구나 개정안에는 국회의 동의를 구한다고 돼 있지, 국회에 기밀을 제출해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는 것이 야당 측 설명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국회 동의 절차는 방 대전개인회생 산 기밀을 다루는 게 아니다"라며 "수출 대상국이 전쟁 국가인 경우 인도적 차원에서 무기 수출 전 국회와 논의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설령 국회에 방산 기밀이 제출된다 하더라도, 이를 곧장 유출 가능성으로 연결짓는 건 과도한 비약이라고 야당은 주장했다. 이상협 민주당 국방전문위원은 "지금도 국방위·정보위 소속 의원들은 기밀 자료를 다루 채무불이행자명부등재 고 있는데, 윤 대통령의 가정은 현 기밀 관리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 역시 "방산물자 수출 승인 시 국방부, 외교부, 국가정보원 등에서 기밀을 다루고 있다"며 "수출 승인 이후 국정원과 방첩사 등에서 사후 점검을 계속하기 때문에 기밀 유출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일축했다.



10일부터 열흘간 아랍에미리트(UAE) 알하므라 훈련장에서 실시된 연합훈련에서, 이 훈련에 처음으로 투입된 육군 기계화부대 소속 K9A1자주포가 사격을 실시하고 있다. 육군 제공



②거대 야당이 핵심 국방 예산 삭감해 군 무력화 시도 : 거짓
윤 대통령은 또 "거대 야당이 우리 군의 '눈알'과 같은 핵심 예산을 삭감해 우리 군을 무력화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그 근거로 △지휘정찰 △전술데이터링크 △장거리 함대공 유도탄 △정밀유도포탄 연구개발 △드론방어 등 5개 사업을 열거했다.
먼저 언급된 5개 사업 중 '눈알'에 해당하는 감시정찰사업은 지휘정찰사업이 유일하다. 게다가 이 예산은 방위사업청이 스스로 감액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당장 예산이 편성되더라도 집행하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나머지 4개 사업 역시 여당 의원들도 감액에 찬성해 여야 합의로 감액된 사업들이다. 납품 일정 순연, 전력화 시기 지연, 선행 협의 미비 등이 원인이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은 이날 "윤 대통령이 정부·여당이 낸 삭감안을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삭감했다고 주장하며 새빨간 거짓말을 했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와 드론 방어 예산에 대해서도 "개발이 중단될 위기", "사업을 아예 중단시켰다"고 주장 했는데,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 방사청 관계자는 "사업 추진 환경을 감안해 연부액(장기 계약 시 총 사업비를 연도별로 배분한 금액)을 감액한 것으로, 사업을 계속 추진할 수 있는 여건은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래픽=송정근 기자



③트럼프 미 대통령도 비상사태 선포해 군 동원했다 : 비교 불가
윤 대통령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을 투입했다"며,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는 사례로 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처럼 자신도 국가 비상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군 병력을 동원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논리다.
윤 대통령의 이 발언은 일부 사실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0일(현지시간) 취임하자마자 불법 이민 단속을 위해 남부 국경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이틀 뒤 멕시코 접경 지대에 1,500명의 군인을 보냈다.
하지만 동원된 군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가 핵심이다. 남부 국경에 투입된 미군은 불법 이민, 인신 매매, 마약 밀매 차단이 주임무다. 반면 12·3 비상계엄에 동원된 병력은 국회와 선거관리위원회 등 헌법 기관의 봉쇄 및 장악에 투입됐다. 단순히 '비상사태이므로 군을 동원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동등하게 비교할 일이 아니란 얘기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군이 장기간 사회 통제의 중추 역할을 하는 계엄은, 문제 해결을 위해 일시적으로 군을 동원하는 것과 본질부터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경준 기자 ultrakj7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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