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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능선을 걸을 때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무엇인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론 늘 울산바위였다. 당당함과 함께 비장함까지 느껴지는 신비하고 의연한 모습 때문이다.
하지만 설악산에서 별장처럼 따로 있는 위치 탓에 울산바위를 자주 오르진 않았다. 그저 멀리서 눈으로만 담다가 이번에 울산바위를 오랜만에 올랐다. 설악산 소공원에 들어서자마자 언뜻 울산바위의 모습이 오른편으로 보인다. 그 모습이 왠지 모르게 무척 반갑다.
흔들바위까지 평탄한 오솔길을 따라 오른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울산바위를 보며 마치 조각품 같은 형상이라는 생각을 했다. 무언가 전설이 서려 있을 것 같은 오래된 성과 같은 모습이다. 여전히 당당함을 잃지 않은 고성 말이다.
본격적으로 급한 계단을 몇 차례 오르니 드디어 울산바위 정상이다. 왼쪽으로는 멀리 설악산 대청봉, 공룡능선의 모습이 시원하게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푸른 동해바다다. 조금만 힘들게 올라오면 이런 멋진 조망을 볼 수 있으니 가성비가 아주 좋은 등산로라고 할 수 있겠다.
정상을 둘러보는데 한 꼬마 아이가 부모님을 따라 여기까지 올라왔다. 꽤 가파른 오름이었을 텐데 기특하기도 하지…. 씩씩하게 올라온 아이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 기상이 울산바위와 겹쳐 보인다. 울산바위처럼 건강하고 씩씩하게 잘 자라라!



화가 김윤숙
개인전 및 초대전 17회(2008~2024)
아트 페어전 17회(2014~2023)
대한민국 미술대전 특선(30회 국전)
구상전 특선(37회)
인스타그램 blue031900
네이버 블로그 '흐르는 산 김윤숙 갤러리'
'흐르는 산'을 그리는 김윤숙 작가는 산의 포근함과 신비로움을 화폭에 담아내고 있다. 그의 손에서 산은 단순화되거나 다양한 색채와 압축된 이미지로 변형, 재해석된다.
특히 직접 산을 보고 느끼지 않으면 절대로 그리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오래 산정에 머물며 눈에 한 순간씩 각인된 산의 움직임들을 압축해 작품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거대하고 위대한 자연. 언제든 가기만 하면 품어 주고 위로해 주며 멀리서도 항상 손짓하는 산. 인공적이지 않은 자연의 아름다움은 언제나 그의 예술의 화두다.
월간산 1월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