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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저녁 강원 춘천시 효자동의 한 상가 건물 4층이 훤히 불을 밝혔다. 보통 직장인이라면 퇴근길을 재촉할 시간에 되레 활기를 띠는 이곳은 소양야간중고등학교. 흔히 야학이라 불리는 곳이다. 이젠 사라졌을 것이란 선입견을 깨부숴준 이날 야학 수업 현장에서는 60, 70대 만학도 2명이 배움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다. 이곳에서 15년째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김미선(34) 교사는 어김없이 열강(熱講)으로 만학도들에게 배움의 기쁨을 선사했다. 그는 "야학이 설립된 1966년 이후 제2금융권대출조회 여러 분들의 도움으로 60년째 지금까지 더운 여름에도, 추운 겨울에도 배움은 계속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직 초등교사인 그는 춘천 유봉여중 재학 중 봉사활동을 통해 야학과 인연을 맺었다. 중고교 시절 이따금 야학에 나와 영어와 수학을 가르치다 대학생이 된 2009년 본격적으로 만학도의 길잡이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입시의 굴레에서 막 벗 자금지원 어나 청춘을 즐기고 싶을 새내기 여대생으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김 교사는 "처음엔 고졸 검정고시 과정을 가르치려니 여러모로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매일 2시간가량 교재를 보고 때론 인터넷 강의까지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그는 "지난 시간을 떠올리면 야학에서 '교생실습'을 하며 교사가 되기 위한 능력을 키운 것 같다"며 미 할부회선초과 소를 지었다. 만학도 최은주(64)씨는 "나이 들어 기억력이 떨어진 제자들에게 친절히 포인트를 잘 짚어주는 고마운 선생님"이라고 귀띔했다. 지금까지 김 교사의 도움으로 만학도 100여 명이 초중고교 검정고시에 합격했다.



강원 춘천시 소양야학에서 배움의 끈을 놓지 않은 만학도 국제무역사고사장 들이 김미선 교사에게 보낸 감사 메시지. 소양야학 제공


그는 지금도 직장인 강원 홍천군에서 퇴근 후 춘천까지 매주 두 차례 50분을 차로 달려야 하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해 본 적이 없다. 어렵게 시작한 공부를 포기하지 않으려는 어르신들의 열정에 본인이 감동받는 일이 다반사라고 했다. 야학에서는 제자 개인돈 지만, 나이가 적게는 언니뻘, 많게는 할머니뻘인 인생의 선배로부터 항상 감사하며 자신을 낮추는 삶의 진리를 배우는 것도 퇴근 후 다시 출근해야 하는 삶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다. "어른신들과 함께하는 야학은 나에게도 활력을 주는 비타민 같은 존재"라는 게 그의 얘기다.
제법 짧지 않은 시간을 야학과 함께했기에 잊지 못할 제자들도 많다. 김 교사는 "소풍 전날 설레는 마음에 밤잠을 설쳤다고 수줍게 말을 건네는 70대 어르신, 며칠 고민했던 문제를 풀게 되자 '감사합니다'를 멈추지 않았던 만학도, 눈물 바다가 된 졸업식을 떠올리면 선물은 받는 것보다 줄 때 기쁘다는 말에 새삼 공감하게 된다"고 했다.
"야학은 늦게나마 학창 시절의 경험을 선물하는 곳"이라는 김 교사는 "단 한 명의 만학도를 위해서라도 야학이 존재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배움에 한이 맺힌 사람들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교사의 신념이기도 하다. "배우고자 하는 분은 누구나 학생이 될 수 있습니다. 뜻이 있는 분은 누구나 교사도 될 수 있고요. 망설이지 말고 조금만 용기를 내면 문은 활짝 열려 있습니다."



"야학은 늦게나마 학창 시절의 경험을 선물하는 곳"이라는 김미선 교사는 "조금만 용기를 내면 배움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고 강조했다. 소양야학 제공


춘천=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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