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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 “춥긴 뭐가 춥습니까? 2차 집행 때 장갑차가 들어온다한들 여기서 벗어나지 않을 생각입니다. 오히려 ‘날 깔고 지나가라’고 아예 드러누울 겁니다.”
9일 오전 7시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설치된 야외 텐트에서 아침밥을 먹으며 박모(73) 씨가 말했다. 박씨는 이곳에서 3일 연이어 철야 중이다. 은퇴한 목사라던 박씨는 영하 10도의 날씨도 두렵지 않다며 “집 제일은행 이름 에 있기보다 여기에 나오는 것이 마음이 더 편하다. 나라를 위해 하는 일이라 괜찮다”라고 했다.
공조수사본부(공조본)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2차 집행 시기를 살피는 가운데, 대통령 탄핵 반대 단체 집회 참가자 200여명(주최측 추산 500여명)은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밤샘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1차 집행을 막아냈으니 2차 소액대출신청 집행도 당연히 막아낼 것”이라며 의기투합했다.
전날 올 겨울 첫 한파주의보가 발효된 데 이어 이날도 낮 최고기온이 영하권에 머무는 등 강추위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보수단체 집회 참가자들 모두 ‘관저 사수’를 위해 밤샘 집회를 마다하지 않겠다고 주장했다.



9 신용보증 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석열 대통령 관저 인근. 대형 텐트 15개와 소형 텐트 10개가 설치돼 있다.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은 “대통령을 지키겠다”면서 이곳에서 철야했다. 김도윤 기자


한강진역 2번 출구 앞은 새벽부터 태극기와 성조기, 이스라엘 국기를 판매하는 노점들로 채워졌다. ‘최강한파’를 가중평균 대비하기 위해 털모자와 털장갑, 담요 등을 파는 상인들도 나왔다.
‘보수단체 중심 집결지’인 루터교회 앞에는 지지자들의 철야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대형 텐트 15개와 소형 텐트 10개가 마련돼 있었으며, 텐트 주변 곳곳에 차갑게 식어버린 핫팩과 빈 커피믹스 봉지가 쌓여 있었다. 텐트 안에는 두꺼운 패딩에 담요를 두르고 은박 비닐까 언제라도 지 몸에 감싼 집회 참가자 90여명이 자리잡고 있었다.
인근에는 난방 버스가 주차돼 있기도 했다. 이모(75) 씨는 체온 저하가 온 듯 자리에서 일어나 난방 버스로 향하며 “날씨가 추워 난방차에서 쉬다가 다시 나오길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두 번 다시 탄핵은 안 된다”면서 “이번 탄핵은 죽을 각오를 다해 막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영하권 추위에 푸드트럭 앞은 무료 나눔 어묵을 먹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로 북적였다. 어묵 국물을 따른 종이컵에 손을 녹이던 김모(61) 씨는 “등에는 핫팩 4개를 붙였고 내복도 두 겹씩 입었다”면서 “공수처가 2차 집행을 멈출 때까지 계속해서 나올 것”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푸드트럭 문에는 ‘2차 한남대첩도 우리가 이긴다’라고 적혀 있었다.



9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윤석열 대통령 관저 인근에 대통령과 경호처를 응원하는 화한 30여개가 줄지어 있는 모습. 김도윤 기자.


한남대로를 따라서는 대통령과 대통령 경호처를 응원하는 화환 30여개가 놓여 있었다. 화환마다 ‘경호처가 경호했는데 뭐가 문제?’ ‘우리는 역사에 위대하게 기록될 것입니다’ ‘경호원은 대통령을 지키고 국민은 경호원을 지킨다’ 등의 문구가 쓰여 있었다.
일부 강성 지지자들은 이른바 ‘백골단’이라는 민병대를 조직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백골단은 1980~1990년대 민주화 시위를 폭력적으로 진압했던 경찰부대를 일컫는 별칭이다.
한편, 촛불행동 등 탄핵 촉구 집회 참가자들도 관저 인근 볼보빌딩 앞에서 아침부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이들은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 ‘특급범죄자 김건희 즉각 체포’ 등의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응원봉을 흔들며 “당장 윤석열을 체포하라”라고 외쳤다.
촛불행동은 윤 대통령이 체포될 때까지 매일 오후 3시 이곳에서 집회를 열 예정이다. 오전 9시 경찰 비공식 추산으로 탄핵 촉구 집회 참가자는 약 20명이었다.



9일 오전 7시 30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인근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아침 식사를 위해 배식을 기다리고 있다. 김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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