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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그에 따른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한껏 몸을 낮추던 국민의힘이 급속하게 결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윤 대통령 탄핵 국면의 세 축인 더불어민주당과 수사기관, 사법기관에서 잇달아 절차적 정당성 문제에서 잡음을 낸 것이 표면적인 이유가 됐다. 여기에 “민주당이 조기대선 시간표만 보며 조급하고 무리하게 전략을 가져가면서 반(反)이재명 정서가 더욱 커졌고, 보수층 결집이란 반사이익을 만들었다”는 분석이 여당에서 나온다.
하지 회생 만 반(反)이재명 정서에 기댄 국민의힘의 결집이 중도 외연확장에선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데다, 이같은 결집은 동전의 양면처럼 ‘윤 대통령 옹호’ ‘계엄 옹호’로 비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 여당 의원은 “계엄과 탄핵에 대한 출구 전략 없는 결집은 조기대선에 악재가 될 것”이란 지적했다.
● 與 ‘반(反)이재명’ 고리로 보수 카드게임 결집 시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죄수의 길 걸어온 사람이 왕이 되려고 공동체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2024.1.7 이훈구 기자 uf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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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7일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대한 파상공세에 나서며 보수 결집 분위기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대표는 죄수의 길을 걸어온 사람이 왕이 되려고 공동체 질서를 파괴하고 있다”면서 “‘파괴’는 이 대표의 또 다른 이름”이라고 말했다.
mp3제공여당 대선주자들과 중진 의원들도 ‘반이재명’ 고리를 활용한 보수 결집에 가세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대표 한 사람의 정치적 욕심이 대한민국 헌정질서 전체를 볼모로 잡은 형국”이라고 비판했고, 5선 중진 나경원 의원은 “이 대표의 조급증으로 법치주의와 헌법가치가 더 이상 유린돼선 안 된다. ‘이재명 민주당’의 만행을 반드시 심판하고 바로 잡 상환방법 아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
수세에 놓였던 국민의힘이 공세로 전환한 것은 민주당 주도의 국회 탄핵소추위원단이 윤 대통령 탄핵 소추 사유에서 ‘형법상 내란죄’를 제외하겠다고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여기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경찰에게 넘기려다 철회하는 등 절차적 논란을 일으키면서 “윤 대통령 지키기가 아닌 법체계를 지키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는 명분을 당 스스로 강화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민주당과 사법부, 수사기관이 국민들에게 신뢰할 수 없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국면이 바뀌고 있다”고 했다.
무엇보다 조기대선이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다가오면서 오히려 강력한 이 대표의 존재가 국민의힘을 결집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부산 지역의 한 여당 의원은 “민주당과 이 대표가 내키는 대로 탄핵을 하는 등 권력을 제한 없이 휘두르면서 ‘이재명 포비아’가 보수진영 내에 강하게 형성됐다”고 말했다. 대구 지역 여당 의원도 “우린 윤 대통령을 지키려는 게 아니라 이 대표가 대통령이 되는 것을 막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결집의 또 다른 동력이 되고 있는 최근 당 지지율 상승세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이날 “이 대표를 비롯한 관련자들을 무고죄로 고발 조치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이 3일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진을 내란 혐의로 고발하자 맞고발한 것이다.
● 여당 내 “반성 없는 결집은 조기대선에 악영향”
하지만 국민의힘이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기 전 ‘묻지마 결집’ 현상이 벌어지는 것에 대한 당내 비판도 상당하다. 의원들의 관저 집결에 대해서 여당 지도부에선 “의원들의 개별 판단”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결국 ‘윤 대통령 지키기’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관저에 가지 않았던 수도권의 한 의원도 “‘너희 계엄에 동조했지’라는 독박을 쓸 수밖에 없는 모습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원외당협위원장들과의 오찬 자리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전달됐다고 한다. 오찬을 했던 한 참석자는 “조기대선 고민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소폭 상승한 여당 지지율에 대한 착시를 거둬들여야 한다는 당내 비판도 크다. 한 소장파 재선 의원은 “중도층이 계엄, 탄핵에 대한 입장 정리를 하지 않은 국민의힘에 눈길을 줄 것 같으냐”며 “반성 없는 보수의 일방 결집은 조기대선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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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당 내 “반성 없는 결집은 조기대선에 악영향”
하지만 국민의힘이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기 전 ‘묻지마 결집’ 현상이 벌어지는 것에 대한 당내 비판도 상당하다. 의원들의 관저 집결에 대해서 여당 지도부에선 “의원들의 개별 판단”이라고 선을 긋고 있지만 결국 ‘윤 대통령 지키기’로 비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관저에 가지 않았던 수도권의 한 의원도 “‘너희 계엄에 동조했지’라는 독박을 쓸 수밖에 없는 모습으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날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원외당협위원장들과의 오찬 자리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전달됐다고 한다. 오찬을 했던 한 참석자는 “조기대선 고민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소폭 상승한 여당 지지율에 대한 착시를 거둬들여야 한다는 당내 비판도 크다. 한 소장파 재선 의원은 “중도층이 계엄, 탄핵에 대한 입장 정리를 하지 않은 국민의힘에 눈길을 줄 것 같으냐”며 “반성 없는 보수의 일방 결집은 조기대선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했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
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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