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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곳 중 4곳 공실… 과거 영광 바랜 가로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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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은 높은 공실률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사진은 23일 촬영한 가로수길 건물. /사진=정연 기자
이날 점 햇살론 새희망홀씨 심 무렵 가본 가로수길은 평일 낮시간을 고려해도 '젊음의 거리'라는 별명이 무색할 만큼 한산했다. 메인 스트리트는 텅 빈 상가가 곳곳에 눈에 띄었다. 건물 전체 '통임대'를 광고하는 현수막도 적지 않게 보였다.
가로수길에서 오랜 기간 꽃집을 운영한 50대 A씨는 "메인 스트리트 대부분이 공실이고 낮은 금액으로 식사나 코트라 술을 즐길 수 있는 일부 골목 외에 상권이 죽었다"고 표현했다. 이어 "공실이 늘면서 볼거리가 줄어드니 방문객도 감소했다"고 덧붙였다.
이곳에서 만난 중국인 관광객 B씨는 "높은 건물과 산책하기 좋은 거리 등이 인상적"이라면서도 "명동을 비롯한 서울 유명 상권에 비해 사람이 적은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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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 분위기가 침체된 모습이다. 사진은 23일 가로수길 전경. /사진=정연 기자
글로벌 부동산컨설팅회사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 조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가로수길 공실 좋은파산출발 률은 39.4%를 기록했다. 서울 6개 상권의 평균 공실률(18.3%)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가로수길에서 공인중개사사무소를 운영하는 C씨는 "건물을 통임대해 가게를 운영했던 대기업이 코로나19 이후 대부분 후퇴했다"며 "이전에 오른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자영업자들이 하나둘 떠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가로수길에 주로 패션·화장품 매장이 입점했었는데 주요 소비 채널이 온라인으로 바뀐 것도 방문객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상인들도 가로수길의 침체 원인으로 높은 임대료를 지목했다. 카페를 운영 중인 30대 D씨는 "가로수길의 임대료가 자영업자보다 기업체를 대상으로 산정되면서 개인 자영업자가 가게를 유지하기에는 어려움이 크다"고 말했다.
네이버페이부동산에 따르면 가로수길 메인 스트리트에 위치한 1100㎡(약 332평)의 건물 통임대료는 보증금 10억원, 월세 1억1000만원이다. 99.17㎡(약 30평)의 1층 상가는 보증금 1억원 월세 1100만원에 매물이 등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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켜켜이 쌓인 이태원 '불황의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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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상권은 이태원 참사 이후 경기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진은 지난 23일 이태원 거리. /사진=정연 기자
2022년 인명사고가 발생한 이태원의 거리는 예상보다 공기가 더 차가웠다. 대로변 상권도 공실이 여전했고 좁은 골목길은 인적마저 드물었다.
데이트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에 방문한 20대 E씨는 "가게 문을 닫은 곳이 많았고 거리가 스산하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앤티크 소품숍을 운영 중인 50대 F씨는 "이태원 참사 후 상권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최근 정부의 계엄 영향도 있어 임대료를 내는 것조차 부담이 된다"고 토로했다.
장시간 방치된 듯한 건물도 보였다. 사진은 지난 23일 촬영한 이태원 한 건물. /사진=정연 기자
올해 2분기 한남·이태원의 공실률은 11.5%로 전년 동기 대비 1.7%포인트 증가했다. 상권분석 플랫폼 '오픈몬'에 따르면 지난 10월 이태원 상권을 찾은 방문객은 전년 동월 대비 3.0% 감소한 35만5502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이태권 상권에서 발생한 매출은 177억원에서 169억원으로 약 4.5% 줄었다.
이태원 부동산 관계자 G씨는 "이태원 사고 이후에는 상권 회복이 70% 이뤄졌다고 하지만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좋지 않다"며 "가까운 용리단길(용산역 상권)이 부상하자 젠트리피케이션 현상마저 겪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페이부동산에 따르면 이태원 대로변에 위치한 100㎡(약 30평) 규모의 1층 상가 임대료는 보증금 2억원 월세 2000만원이다. 30㎡(약 9평) 1층 상가도 보증금 2억원 월세 1200만원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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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만 웃었다… 연말 분위기 물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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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은 각국에서 여행 온 관광객의 영향으로 북적이는 모습이다. 사진은 23일 촬영한 명동 거리 /사진=정연 기자
2020년 코로나19 발발 이후 침체됐던 명동만이 연말 분위기를 냈다. 여기저기 들려오는 다채로운 언어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명동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플래그십스토어와 로드숍 앞 거리를 빈틈없이 채운 사람들이 명동의 활기를 더했다.
명동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 H씨는 "1년 만에 명동을 왔는데 훨씬 더 활발한 분위기"라고 했다. 캐나다에서 여행 온 20대 I씨도 "사람들이 붐비는 모습과 야외 거리를 메운 포장마차가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2년 52.5%까지 치솟았던 명동의 공실률은 올해 2분기 기준 6.8%로 뚝 떨어졌다. 미국·유럽·일본·동남아시아 등 각국에서 여행 온 관광객들이 명동 상권의 부흥을 이끌었다. 서울시와 서울관광재단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의 85.9%가 명동에 갔다.
명동에서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 중인 40대 J씨는 "거리에 사람들이 늘고 분위기가 많이 좋아졌지만 실제로는 먹거리 외에 다른 물품의 소비에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다"며 "고물가와 수입품 가격 상승으로 장사는 잘 안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정연 기자 yeon37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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