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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칼럼니스트인 박병성이 한국일보 객원기자로 뮤지컬 등 공연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를 격주로 연재합니다.




뮤지컬 '라이카'. 라이브러리컴퍼니 제공


'사운드 오브 뮤직'의 리처드 로저스와 오스카 해머스타인 2세,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에비타'의 앤드루 로이드 웨버와 팀 라이스, '디어 에반 핸슨'의 벤지 파섹과 저스틴 폴. 뮤지컬 역사의 위대한 콤비들이었다. 국내 뮤지컬계엔 한정석 작가와 이선영 작곡가 콤비가 있다. 이들은 박소영 연출까지 더해 '한이박 트리오'로 불린다.
'한이박 트리오' 아파트 매매 중개수수료 는 2013년 데뷔작 ‘여신님이 보고 계셔’를 통해 전쟁이 인간관계를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보여줬다. 빅토리아 시대의 야한 상상력으로 충만한 여성 작가를 내세운 '레드북'에서는 인간의 보편적 권리를 실현하는 여성의 투쟁기를 그렸다. '쇼맨: 어느 독재자의 네 번째 대역 배우'에서는 평생을 대역으로 살았던 네블라라는 인물을 통해 주체성을 강조하는 사회 속의 평 펀드 비과세 범한 인간의 삶을 되돌아본다. 작품마다 의미 있는 질문을 던지고 완성도 높은 결과물을 만들어낸 이 팀은 각종 뮤지컬 시상식에서 주요 상을 휩쓸었다. 국내 뮤지컬계에서 보기 드물게 작가주의적 경향을 추구하는 '한이박 트리오'의 신작 '라이카'가 막을 올렸다.

'한이박 트리오'의 신작 '라이카'
제2차 세 햇살론전환대출한도 계대전 이후 미국과 소련의 냉전 대결은 우주로까지 확장됐다. 1957년 소련은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했고, 한 달 만에 개 한 마리를 태운 스푸트니크 2호를 쏘아 올렸다. 스푸트니크 2호에 탑승한 최초의 우주견 이름이 라이카다. 뮤지컬 '라이카'는 최초의 우주견 라이카와 생텍쥐페리의 소설 '어린왕자'를 창의적으로 결합해 상상의 나래를 편다. 소행 기업은행바꿔드림론 성 B612에서 이제 성인이 된 어린왕자는 자존감으로 충만한 장미와 바오바브나무들과 함께 살아간다. 인간에 대한 증오로 가득 찬 어린왕자는 인간에게 버림받은 라이카를 인류 멸망 계획에 동참시켜려고 한다.
그러나 어린왕자의 계획과 다르게 라이카는 인간에 대한 사랑과 믿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라이카는 자신을 돌봐 준 우주견 보조 관리인 캐롤 현대캐피탈모기지 라인에게 돌아갈 생각으로 마음은 이미 지구로 향하고 있다. 어린왕자는 라이카가 인간에게 세뇌당하고 길들여졌다고 여기고 캐롤라인을 닮은 로봇 로케보트를 만들어 주고 똑같이 길들이려고 한다. 어린왕자는 왜 인간을 증오하게 된 것일까, 인간이 자신을 이용했다는 것을 알아도 라이카는 캐롤라인을 신뢰할 수 있을까. 극 후반부는 이 두 질문을 풀어 가는 과정이다.

발전 지향적 문명은 누구에게나 옳은가



뮤지컬 '라이카'. 라이브러리컴퍼니 제공


스푸트니크 2호는 지구로 재진입 기능이 없는 편도형 위성이었다. 인간은 인류 발전이라는 미명하에 버려진 개를 훈련시키고 우주에서 어떤 생체 반응이 일어나는지 모니터했다. 그 후로도 원숭이, 쥐, 토끼 등을 우주로 보냈고 그들 중 일부만 살아 돌아왔다. 인간은 우주 탐험 외에도 인류를 대신해 수많은 동물을 실험용으로 이용했다. 뮤지컬 '라이카'는 문명의 발전을 위해 희생당한 수많은 생명을 상기시키며, 인간의 이기심으로 발전해 온 문명을 되돌아보게 한다. 동시대적으로 의미 있는 화두를 제시하는 한편 이를 뮤지컬적으로 잘 풀어냈다.
뮤지컬은 현실과 판타지가 매끄럽게 이어지도록 구성했고, 어린왕자가 사는 소행성 B612도 효과적으로 무대화했다.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은 극의 흐름을 도우며 장면마다 빛났다. 특히 바오바브나무 앙상블의 앙증맞은 춤과 노래는 동화적이면서 유쾌한 분위기로 이끌었다.
다만 극의 본격적 시작인 판타지 장면에서 특별한 사건 없이 꽤 긴 시간과 음악을 할애해 집중력을 떨어뜨린다. 극을 이끌어가는 원동력은 인간에 대한 어린왕자의 분노다. 그가 분노하는 이유는 2막에서 등장하는데 인류를 멸망시키고 지구의 많은 생명체를 사라지게 할 만큼 분노할 일인지 의문이 든다. 후반부 어린왕자의 갑작스러운 변심은 상황을 더 의아하게 만든다.
극에 대한 아쉬움은 있지만 전반적으로 만듦새가 꼼꼼하고 개성이 또렷한 작품이다. 무엇보다 다루고 있는 소재와 주제의 힘이 강하다. 그래서인지 많은 관객이 라이카에 감정이입하며 눈시울을 붉힌다. 라이카 역의 박진주는 다재다능한 재능으로 빛을 발한다. 박진주에게 라이카는 '인생 캐릭터'가 될 듯하다. 이기적인 인간의 폭력성을 고발하고, 맹목적 발전을 지향하는 문명을 반성케 하는 뮤지컬 '라이카'는 5월 18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연강홀에서 공연한다.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