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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전기차 신차 침투율 50% 달성, '캐즘' 돌파

2023년부터 중국과 전 세계 전기차(EV) 시장은 몸살을 앓았다. 시장은 커지는데 돈은 안 되고 경쟁은 박 터지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바로 신제품이 등장했을 때 반드시 마주치는 보급률 13~34%대에 나타나는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의 함정에 빠졌기 때문이다.

캐즘의 시기에는 신성장 산업에 대한 기대로 시장도 커지지만 신규 진입자들이 진입하는 속도가 더 토지이용계획확인원 빨라 선두 업체의 점유율 하락이 필연이다. 또한 후발 업체의 저가 공세와 선발 업체의 맞불 작전으로 가격이 급락하고 수익성은 치명적으로 악화되는, 소위 '돈을 태워(Cash Burning)' 시장을 만드는 단계다. 전기차의 하청업체들인 배터리 업체들도 소위 채찍 효과(whip effect) 때문에 더 수익성과 매출이 큰 변화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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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자동차의 백화점, 세계의 봉(鳳)이었던 자동차 산업의 후발자 중국이 전기차에서는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의 69%를 장악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중국은 석유 자동차에서는 세계 자동차 업계의 봉이었지만 전기 자동차에서는 세계를 봉으로 만들겠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2024년 11월 누계 예금 추천 로 중국의 승용차 시장은 총 2천404만 대가 팔렸는데 이 중 전기차는 960만 대로 전기차 침투율(전기차 판매/승용차 판매)은 40%대에 도달했다. 월별로는 침투율이 10월에 50%를 넘어서, 신제품의 확산 과정에서 존재하는 캐즘을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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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 중국자동차협회, 중국경제금융연구소



 

EV에 뒤진 자동차 강국, 독일과 일본 자동차 산업은 '곡(哭)' 소리
한은 기준금리판이 엎어졌다는 말이 있다. 바로 지금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세계 자동차 강국 독일과 일본에서 이변이 일어났다. 세계 1, 2위를 다투는 독일의 폭스바겐이 2024년 12월에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 세계 자동차 산업에 쇼크를 안겼다.

폭스바겐은 향후 6년간 독일 내 근로자 12만 명 중 약 30%에 해당하는 3만 5천 명을 감축할 계획이고, 전 직원의 임금을 10% 삭감해 연간 15억 유로(약 2조 원)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독일 내 3개 공장의 폐쇄를 고려하고 있으며, 이는 폭스바겐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는 전기차 시장에서의 경쟁 심화, 특히 중국 전기차 회사들의 부상과 세계적인 경기 둔화, 생산 시설 과잉 등의 복합적인 요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의 빠른 전환과 이에 따른 생산 비용 증가로 인해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의 효율성이 문제가 되었기 때문이다.

세계 자동차 업계 5위이고, 일본 2위인 일본의 대표적인 자동차 제조사 닛산(Nissan)도 2024년 4∼9월 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감소한 192억 엔(약 1천700억 원)이라고 발표하면서 실적 부진에 대응하여 대규모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글로벌 생산 능력을 현재 약 500만 대에서 20% 감축하여 400만 대 이하로 축소하고 전 세계 직원 13만 명 중 9천 명을 감원할 예정인데, 이는 전체 인력의 약 7%에 해당한다. 그리고 일부 공장의 폐쇄도 검토하고 있다. 닛산 역시 미국과 중국에서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자동차 판매가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4년 12월 23일 일본 2위와 3위의 자동차 제조사인 닛산자동차와 혼다가 2026년 합병을 목표로 본격 협상에 들어간다. 양사는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경영 통합을 위한 본격적인 협상 개시를 결정했다.

혼다와 닛산은 2025년 6월까지 세부 조건 등 협상을 마무리 짓고, 2026년 8월 새로 설립할 지주회사 산하에 들어가는 형태로 경영 통합을 추진하기로 했다. 2023년 기준으로 혼다는 397만 대를 판매해 세계 7위, 닛산은 337만 대를 팔아 세계 8위였다. 두 업체를 합치면 735만 대에 달한다.

이는 1위 토요타(1천123만 대)와 2위 독일 폭스바겐(923만 대)에는 못 미치지만 3위인 현대차그룹(730만 대)을 뛰어넘는 규모다. 양사는 향후 합병 협상에 미쓰비시자동차의 합류도 열어둔 상태다. 닛산이 최대 주주인 미쓰비시자동차는 내년 1월 합류 여부를 결정한다.

세계를 무대로 치열하게 경쟁해 온 혼다와 닛산이 한 지붕을 쓰기로 한 건 미국 테슬라와 중국 비야디가 주도하는 전기차로 전환 흐름이 워낙 거센 데다 실적 악화에 따른 공동 대응 필요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자료 : https://mecarnews.com



 

중국 전기차 굴기의 비밀은 공급망 생태계, 정책 일관성, 화끈한 보조금
중국 전기차 산업의 시장 점유율은 2024년 7월 기준 69%에 달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후발국으로 전 세계 자동차 업계에 시장을 내주던 '세계 자동차 업계의 봉(鳳)'이었던 중국이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용(龍)'으로 부상한 비밀은 공급망 생태계, 정책, 보조금에 있다.






자료 : 중국자동차협회



첫째, 재생에너지와 전기화 시대에 독일과 일본 자동차 제조업체가 뒤처지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전기차 공급망 생태계이다. 새로운 중국 전기차 기업들이 EV 생산에서 탁월한 반면, 100년 된 독일과 일본 기업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유는 일본과 독일의 전통적인 산업 모델이 국내 중소기업 중심의 공급망 시스템에 의존했기 때문이다.

대기업은 제품을 전 세계적으로 판매하지만 공급망은 국내에 주로 의존하는데 이 공급망에 속한 많은 기업들은 규모가 작고 소위 '숨은 챔피언'이라고 불린다. 과거에 이들 기업은 작지만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자국 자동차 산업의 중추를 형성했다.

반면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의 원자재 광물에서 소재, 부품 베터리까지 일관된 거대한 글로벌 공급망 생태계를 구축했다. 그래서 중국의 EV 업체들은 완전히 통합되고 글로벌한 공급망에 의존하는데, 일본과 독일의 대형 자동차 제조업체는 작은 국내 공급망에 의존하고 있어 원가 경쟁력에서 밀리기 때문이다.

중국 공급망에 의존하면 세계적인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할 수 있지만, 일본과 독일의 소규모 공급업체의 공급망에 의존하면 원가와 효율 문제로 경쟁을 따라가지 못해 파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에 봉착한 것이다.

베트남이나 인도로 생산을 옮기지 못하는 이유도 베트남이나 인도에서 생산하더라도 여전히 중국의 공급망에 의존하게 되기 때문이다. 한편, 베트남과 인도는 모두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생산이 중국에서 이루어지더라도 대부분의 제품은 결국 중국에서 판매될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정책의 일관성이다. 중국은 2010년에 전기차 산업을 "7대 전략신흥산업"으로 지정한 뒤 15년간 5년 단위 국가 계획인 12.5계획, 13,5계획. 14.5계획에 포함시켜 전기차 산업을 육성했다. 그 결과 2022년에는 세계적인 수준을 조기 달성했다. 특별히 지원하고 육성할 필요가 없을 정도가 되자 2022년 당대회 문건에서는 전기차를 첨단 산업 육성 목록에서 제외했다.






자료 : 중국 정부망 자료로, 중국경제금융연구소가 정리



셋째, 미국 Chips법보다 4.4배나 많은 화끈한 정책 보조금 지원이다. 중국은 2009년부터 2023년까지 자동차 구매 시 보조금, 세금 감면, 인프라 투자, 연구개발, 정부 구매 등 각종 명목의 정부 보조금으로 총 2천308억 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했다.

중국의 전기차 보조금 2천308억 달러는 미국의 Chips법에 따른 반도체 보조금이 527억 달러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미국 반도체 보조금의 4.4배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미국의 IRA법에 따른 전기차 보조금이 7천500달러 수준인데 이를 받기 위해 각국 전기차 회사들이 난리를 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의 대당 전기차 보조금은 이미 2018년부터 대당 1만 3천860달러를 지급했고 2021년까지 미국보다 높은 8천538달러를 지급했다. 중국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세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갖추자 보조금을 2023년에는 4천764달러까지 낮추었다.
 

경쟁력은 치열하게 경쟁해서 살아남았을 때 생긴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이 무조건 싫다. 트럼프의 재선 성공으로 4년 전 대선 패배의 '복수혈전'이 시작될 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의 시그니처 정책이라고 볼 수 있는 IRA와 Chips법을 폐지하겠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재정 적자가 대규모로 나는 판에 셰일 석유가 넘치는 미국에서 보조금 줘가면서까지 전기차 보급을 할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문제는 에너지가 아니라 4차 산업혁명이다. 노트북에서 핸드폰으로, 이제는 자율주행 전기차의 등장으로 'IoT' 연결의 중심이 노트북과 핸드폰이 아니라 '바퀴 달린 핸드폰', 자율주행 전기차가 세상의 모든 정보와 연결하는 'V2X'가 될 전망이다.

배터리도 못 만드는 나라 미국, 석유자동차에 다시 집중하면 EV 시장에서는 후진국으로 전락한다. 트럼프의 시대 역행적인 석유자동차 회귀는 헛발질이고 4년이 지나면 미국은 중국은 물론이고 유럽보다 V2X에서 뒤지는 치명적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고, 4년 뒤에는 중국이 EV 왕국을 더 굳건히 하게 만드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있다.

기술은 시장을 이기기 어렵다. 결국 시장이다. 지난 60년 동안 일본은 약 3천km의 고속철도를 건설했다. 반면 중국은 10년 남짓 만에 온대에서 열대 지역, 고원과 얼어붙은 토양에서 카르스트 지형까지 4만 6천km를 건설했다. 중국의 고속철도 시스템은 연간 30억 명 이상의 승객을 처리하는데, 이는 일본의 신칸센이 20년간 운영한 것과 같다. 어느 나라가 운영 및 관리에 더 많은 경험을 얻었는지 분명하다.

신흥 산업에서 다른 나라에서 50개 기업이 경쟁하지만 중국에서는 5천 개 이상의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시장이다 보니 경쟁 과정에서 도태 기업도 당연히 나오지만 살아남은 기업들의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할 수 있다. 거대한 시장이 있고 거기서 경쟁에서 살아남은 놈이 강력한 경쟁력을 획득하는 메커니즘이 있는 중국, 이것이 미래에 중국을 대적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미국밖에 없는 이유이고, 미국이 중국을 좌초시키지 않으면 미국이 좌초당할 리스크가 존재하는 이유다. 전기차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서 경쟁력을 기른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한국 시장 진출이 2025년에 본격 시작될 전망이다. 중국의 선발 업체인 비야디를 비롯해 샤오펑, 지리자동차 계열사인 지커, 그리고 핸드폰 업체인 샤오미의 계열사인 샤오미 전기차가 한국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전기차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자료 : 업계 종합



중국에서 검증을 거친 제품 신뢰성에 '극강의 가성비'를 무기로 한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다. 한국의 전기차 시장은 2023년 16만 2천507대이고 이 중 외산 제품은 27%대로 4만 3천 대에 그친다. 한국은 절대 시장 규모가 작기 때문에 중국 기업의 진출 목적은 수익보다는 국제화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확보의 성격이 강하다.

또한 미국과 유럽의 관세 폭탄으로 잠재 시장으로 아시아 시장이 중국 전기차 업체들의 중요한 공략지인데 이 중 한국은 아시아 진출의 교두보로서 큰 의미가 있다.






자료 :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2024년 2월 15일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김민표 D콘텐츠 제작위원 minpyo@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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