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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즙수병햇 작성일25-03-12 08:21 조회31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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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로키의 왕이 결정됐다. 밴프다.
로키는 북미 대륙 서부를 가로지르는 4,500km 길이의 산맥을 일컫는다. 산세가 깊고 아름다워 많은 사람들이 찾는데 이 중 가장 산악관광이 활성화돼 있는 곳은 캐나다 중서부 앨버타주다.
이곳에만 국립공원이 4개가 모여 있는데 바로 밴프, 재스퍼, 요호, 쿠트니다. 이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밴프며, 그에 못지않게 사람들이 많이 찾던 곳이 재스퍼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밴프와 치열하게 자웅을 겨루던 재스퍼가 쓰러졌다. 지난해 여름 100년 만의 산불로 자연경관은 물론 중심지인 다운타운의 시설 상당수가 파괴되는 사고를 겪고 말았다.
서브프라임해결방안그래서 이제 캐나다 로키 관광의 정답은 밴프다. 여기에 쐐기를 박는 변화도 하나 더 있다. 과거 한국에서 밴프를 가려면 밴쿠버에서 한 번 환승해서 캘거리에 내려야 했다. 캘거리에서 차로 1시간 20분이면 밴프에 도착할 수 있는데, 이 환승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이 조금 까다로웠다.
그런데 직항노선이 생겼다. 웨스트젯은 2024년 생활비대출 지급기간 상반기에 처음으로 인천~캘거리 직항 노선을 취항하고 주 3회 운행했다. 지난해 성과가 괜찮았는지 올해는 최대 주 6회로 늘릴 예정이라고 한다. 4월 2일에 첫 비행기가 뜨며 이후 10월 25일까지 운항한다. 2박 3일 일정으로 캐나다 로키의 왕 밴프를 알현해 봤다. 가이드는 현지여행사 배주운씨.


무료중개
10개의 암봉(현지인들은 텐 픽스Ten Peaks라고 부른다)으로 둘러싸인 황금빛 라치밸리 트레일.


#1 모레인호수&라치밸리 트레일
캐나다 로키산맥 4,500km를 12km로 압축시킨다면 여기다. 밴프 다운타운에서 차로 한 시간 거리에 있는 모레인호수는 kt통신요금 10개의 3,000m급 첨봉이 둘러싸고 있는 환상적인 절경을 자랑하는 곳이다. 1899년에 처음 세상에 알려진 이후 수많은 사람들이 이 호수를 보러 찾아오고 있다. 프로필 사진 맛집. 캐나다 지폐 20달러 그림으로도 사용된 적 있다.
모레인호수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호숫가를 돌거나 호수 위에서 배를 타기도 하는데 진가를 맛보 월복리적금 계산 려면 걸어야 한다. 모레인호수에서 출발하는 걷기길이 몇 가닥 있는데 그중 하나가 록파일Rockpile 트레일이다. 여긴 사실 트레일이란 이름을 붙이기엔 민망한 편도 400m 길로 숲길 약간과 돌계단이 전부다.



가까이 다가가서 본 모레인호수.


너무 짧고 되짚어 나와야 하는 길이지만 놓치면 절대 안 된다. 이 길을 따라야 모레인호수의 진면목을 볼 수 있다. 일종의 전망대다. 길 끝에 이르면 10개 봉우리10 Peaks들이 에메랄드빛 모레인호수 위로 들어선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람이 불지 않으면 그 장엄한 봉우리들이 눈이 시릴 정도로 푸른 호수 위 반영으로 떠오르고, 바람이 불면 반영은 사라지지만 에메랄드빛이 더 진해진다.
참고로 호수가 에메랄드 빛깔을 띠는 이유는 돌가루. 로키산맥 위에 자리 잡은 거대한 빙하가 산맥 위에서 움직이며 산을 갈아버려 만든 돌가루들이 호수에 유입되는데 이 고운 가루들이 빛의 반사를 만들어 낸다고 한다. 그래서 호수에 섞여 있는 돌가루의 양에 따라 빛깔이 조금씩 다르다.



모레인호수를 기점으로 다양한 걷기길이 조성돼 있다.


중장거리 걷기길이 몇 개 더 있다. 에펠 레이크 트레일, 웬크쳄마 트레일 등인데 으뜸은 라치밸리 트레일이다. 특히 가을에 방문하면 라치Larch(낙엽송)가 모두 황금색으로 물들어 어마어마한 장관을 볼 수 있다.



라치밸리 트레일은 이정표도 잘돼 있고 길이 선명해 남녀노소 모두 걸을 만하다.


길은 왕복 약 9km. 지그재그로 산 사면을 따라 끈덕지게 오르면 황금빛 낙엽송이 가득한 라치 밸리다. 골짜기를 따라 미네스티마Minnestimma호수에 이르면 어깨가 떡 벌어진 10개 봉우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바로 눈앞엔 황금빛 나무와 빙하를 이고 있는 설산의 조합이 무척 생경하다.
더 걸으려면 호수에서 이어지는 센티널 패스까지 가거나, 아예 고개를 넘어 템플산을 빙 돌아서 파라다이스 밸리를 따라 10여 km 내려가는 방법도 있다. 미네스티마호수까지는 길이 험하지 않아 운동화로도 갈 수 있지만(날씨가 나쁘지 않다면) 센티널 패스를 넘으려면 본격적인 산행 준비를 해야 한다.



모레인호수에선 만원 지하철처럼 어깨를 접어놨던 10개의 암봉들이 미네스티마호수에 이르자 늠름한 풍채를 자랑한다.





저마다 육중한 빙하를 어깨에 얹은 10개의 암봉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고 있는 작은 한 사람을 통해 그 거대한 규모를 가늠해 본다.





사진 가운데 고개가 센티널 패스다.


info
모레인호수는 밴프국립공원에서 가장 늦게 개장하고, 또 가장 빨리 닫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개 6월 초~10월 말까지 운영한다.
또 아무나 갈 수 없다. 2023년부터 개인 소유 차량은 방문이 금지됐고, 셔틀버스나 여행사 차량만 갈 수 있다. 캐나다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셔틀버스 예약을 해야 하는데 난이도가 꽤 높다. 경쟁이 치열하다. 봄에 40% 티켓이 먼저 팔리고, 나머지 60%가 여행 예정일 2일 전 오전 8시에 나온다. 또 셔틀버스 시간에 맞춰서 움직여야 하므로 유동적으로 일정을 소화하기 어렵다. 여행사 상품을 이용하면 이런 번거로움을 줄일 수 있다.
한편 올해는 금지됐던 야간 방문도 가능해질 예정이다. 별보기 투어다.



루이스호수. 취재 당일 눈비가 쏟아진 탓에 맑은 날의 사진을 빌렸다. 사진 C영상미디어.


#2 루이스Louise호수&비하이브 트레일
'죽기 전에 반드시 가봐야 할 곳', '유네스코 선정 세계 10대 절경'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 루이스호수는 그 이름값을 톡톡히 하는 명소다. 폭 300m, 길이 2.4km의 길쭉한 모습으로 늘어서 있는데 좌청룡 우백호처럼 들머리에서 정면으로 바라봤을 때 왼쪽에 페어뷰산, 오른쪽 빅&리틀비하이브 봉우리가 들어서 있다. 정면 가장 깊숙한 곳에 보이는 것은 빅토리아빙하. 그 위로 6개의 빙하가 더 있다.
호수 이름은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넷째 사위인 앨버타가 자기 아내의 이름을 따 명명했다고 한다. 재밌는 건 정작 앨버타의 아내 루이스는 한 번도 이 호수를 찾은 적이 없다고 한다.



아그네스호수에 이르면 작은 카페Tea house가 나온다. 일반 관광객은 여기까지만 다녀간다.


모레인호수와 다르게 연중 방문이 가능하며, 개인 차량으로도 방문할 수 있기 때문에 방문객 수는 훨씬 더 많은 편이다. 2023년 기준 루이스는 1일 9,000명 모레인은 5,000명으로 2배 정도 차이가 난다. 고속도로에서 더 가까운 이점도 있다. 그래서 그런지 걷기 길도 굉장히 편하다. 모레인은 꽤 비좁고 야생적인 길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여긴 말이 다닐 정도로 길이 널찍하다. 그리고 실제로도 말이 다닌다. 코스 상단에 있는 아그네스호수까지 말을 타고 갈 수 있다.
호수 주변 곳곳으로 길이 있다. 페어뷰 산 정상으로 가는 약 18km 왕복 코스도 있고, 정면으로 가로질러 6개의 빙하를 보러 가는 왕복 11km 코스도 있다. 이 코스들은 어느 정도 산행 준비를 잘 갖춰야 한다.



말을 타고 아그네스호수까지 올 수도 있다. 아래 페어몬트 호텔이나 인근 여행사에서 관련 상품을 운영한다.


가볍게 돌아보는 코스는 약 11.7km의 비하이브 트레일(구글 지도에선 레이크 아그네스 트레일로 나온다)이다. 편안한 숲길을 따라서 산중에 숨겨진 미러Mirror호수와 아그네스Agnes호수를 연달아 보는 코스다. 코스에서 살짝 이탈해 리틀비하이브Little Beehive나 빅비하이브Big Beehive란 암봉을 올라갈 수 있는데 여기서 내려다보는 루이스호수의 모습이 장관이라고 한다.
하지만 취재 당일에 비와 눈이 쏟아져 루이스호수의 진가는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그래도 걷는 재미는 뛰어나다. 라치 밸리에 비해 숲이 좀 더 깊고 고요하며 나무들의 수령도 좀 더 많은 편이다. 현지 가이드가 들려준 일화도 재밌었다. 현지인들은 나무에 주렁주렁 매달린 이끼를 '노인의 수염Elder's beard'이라고 부르며 이를 꼬아 콧수염처럼 붙이고 다닌다고 한다.
조용한 오솔길을 따라 지그재그로 오르면 곧 미러호수다. 미러호수에선 기암괴봉인 빅비하이브를 바라볼 수 있다. 밥공기를 뒤집어 놓은 듯한 형상이 진기하다. 이어 잠시 걸어 오르면 아그네스호수. 호수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작은 폭포를 이루고 있는데 그 바로 위에 산장처럼 생긴 카페가 하나 있다. 일반인들은 이곳에 와서 따뜻한 차나 커피를 마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추운 겨울에는 운영하지 않고 봄~가을 시즌에만 운영하는데 이 또한 날씨에 따라 유동적이라 올라오는 사람들 전부 내려오는 사람들을 붙잡고 산장 운영 여부를 묻는다.
아그네스호수에서 내려서는 건 온 길을 그대로 되짚어 가도 되지만, 원점회귀하는 식으로 살짝 돌아 내려가는 방법도 있다. 아그네스호수에서 흘러나가는 폭포 상단부를 건너가면 미러호수로 내려가는 또 다른 길이 있다. 어느 쪽으로 가나 거리나 풍광이나 큰 차이는 없다.
한편 이 길은 스위스 산악인들이 개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루이스호숫가에 위치한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 호텔 주변에 있는 스위스 산악인들의 동상이 당시 그들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것이라고 한다. 또 이 영향으로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 호텔 직원 일부는 스위스 목동처럼 전통복장을 입는다고 한다.
현지인들의 설명은 살짝 뉘앙스가 다르다. 1885년 캐나다 서부로 가는 철도가 개통되면서 루이스호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자 돈 많은 유럽 부자들을 유치하기 위한 마케팅 차원에서 스위스의 유명한 등산가 4명을 불렀다는 것. 일종의 스타 마케팅이자 셀럽 투어다.
info
주차가 가능하긴 하지만 공간이 많지는 않다. 7~8월 성수기나 주말 등에는 이른 아침부터 순식간에 만차가 되버리곤 한다.
이것이 염려된다면 미리 루이스호수로 가는 셔틀버스를 예매하는 것이 좋다. 모레인호수 셔틀버스 예약과 마찬가지로 캐나다 국립공원 홈페이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레이크 루이스 스키 리조트 주차장에서
이 셔틀버스가 출발한다. 참고로 이 셔틀 서비스는 모레인호수도 엮어 활용할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해 여행계획을 세우고 티켓 예매에 도전하면 된다.



보우호수


#보우Bow호수
루이스호수에서 북쪽으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로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따르다 보면 보우호수를 만날 수 있다. 사실 이 도로를 따르다보면 도처에 이와 같은 호수들이 널려 있다. 도로 바로 옆이라 특별한 고도감이 있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이곳에 잠시 차를 세우고 내려서 호수 가까이 가볼 이유가 있다. 상징성이다. 시루떡 같은 거대한 암봉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큼지막한 빙하가 보인다. 크로풋Crowfoot빙하다. 그리고 이곳에선 보이지 않지만 호수 뒤 산 너머에는 거대한 보우빙하가 있다.
이 보우빙하에서 녹은 물이 보우폭포를 따라 보우호수로 흘러들고, 이 물이 동쪽으로 흘러 보우강이란 이름으로 밴프, 캔모어를 지나 캘거리로 간다. 그리고 사스카츄완강으로 합수한 뒤 허드슨만까지 흘러간다. 즉 이 보우빙하가 바로 캐나다 대륙을 가로질러 허드슨만으로 가는 거대한 강의 상수원인 셈. 보우빙하를 보러가는 걷기 길도 있다. 인근 보우 레이크 로지에서 출발해 계곡을 따라 오르는 보우빙하 폭포 트레일이다. 왕복 9km.



파이어위드 위로 사스카츄완빙하. 파커 리지는 봄이나 여름에 방문하면 더 많은 야생화를 곁들여 빙하를 볼 수 있다고 한다.


#3 파커 리지 트레일&페이토호수
어린 아이도 동반 가능한 가성비 최고의 길이다. 왕복 고작 5km인데 능선에 올랐을 때 폭발력이 압도적이다. 오르는 길도 완만해서 힘들지 않고 주변에 금잔디와 파이어위드, 야생화, 전나무와 가문비나무가 예쁘게 들어서 있어 지루하지 않다.
길은 편도로 명확하다. 작은 주차공간이 있는 트레일헤드에 차를 세우고 눈앞에 보이는 오솔길로 직진하면 된다. 오르는 동안 시야는 올라온 북쪽 방면으로 줄곧 열려 있기 때문에 답답하지 않다.



파커 리지 트레일을 걷던 도중 무지개가 떴다.


현지 가이드나 관광청은 "체력이 좋은 등산객은 30분이면 능선에 오를 수 있지만,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주변의 자연을 즐기면 좋다"며 "때때로 산양이나 회색 곰을 볼 수 있을 때도 있고 화석도 있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론 숨을 한 번 꽉 참고 조금 벅찰 정도로 올라보길 추천한다. 그렇게 지그재그로 쭉 치고 오르면 어느 순간 소백산 능선을 연상케 하는 광활한 능선 위에 딱 올라서게 된다. 숨을 고르기 위해 한 번 훅 내쉬고 이제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며 다시 한 번 숨이 헉하고 멎는 순간을 만끽하면 된다.



파커 리지는 소백산 능선을 연상케 할 정도로 넓은 능선이다.


능선에서 오른쪽을 바라보면 꾸물거리며 기어 나오는 듯한 12km 길이의 사스카츄완빙하가 장엄하게 펼쳐진다. 당장이라도 쏟아질 것처럼 위태로운 모습이 인상적이다. 현지 가이드는 "옛 인디언들은 누군가 죄를 지으면 사스카츄완빙하가 연결돼 있는 컬럼비아 대빙원으로 귀양을 보냈다"고 설명한다. 컬럼비아 대빙원은 여러 산에 걸쳐 있는데 워낙 빙원이 무겁다 보니 이 산의 계곡부로 8개의 빙하가 흘러나오고 있고, 그중 하나가 사스카츄완이란 설명.



파커 리지에서 바라본 사스카츄완빙하.


또 빙하에서 녹은 물이 만든 강이 억겁의 시간 동안 흐르며 땅을 깎아내 드러낸 바로 앞 빅 밴드 피크의 옆구리도 병풍 같다. 360도로 시야가 열려 있어 시원한 조망을 즐길 수 있다.
한편 바로 인근에선 컬럼비아아이스필드 투어라는 여행 상품을 즐길 수 있다. 특수설상차를 타고 길이 5km, 폭 1km의 아사바스카빙하를 탐방하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서 운용하는 설상차 모델은 전 세계에 23대밖에 없는데 그중 22대가 이곳에 있고 나머지 하나가 남극에 있다고 한다. 타이어 하나가 6,000~7,000달러에 이르고 6륜구동에 제자리조향이 가능한 차량이라고 한다.



페이토호수.


페이토Peyto호수
세상에서 가장 맑은 물이 담긴 호수라고 여겨지는 곳이다. 1900년대 초 현지 가이드 페이토가 발견해 자신의 이름을 따 붙였다고 한다.
페이토호수는 마성의 물빛을 자랑한다. 이것만으로 수많은 관광객을 끌어들인다. 이 물빛은 계절마다 다르다. 여름엔 짙은 녹색에 가깝고 겨울이 되면 푸른빛이 더 돈다고 한다. 조금 과장하면 매분 매초 다르기도 하다. 날씨가 흐리거나 맑아지거나, 바람이 불거나 안 불거나 할 때마다 색이 휙휙 변한다. 무엇보다 페이토호수는 높은 곳에서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주차장이 붙어 있는 페이토호수 전망대Peyto lake viewpoint다. 곰발바닥 모양의 큼지막한 호수 전경이 한눈에 보인다. 최근에 새롭게 지은 이 전망대는 환경파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이전에는 샛길을 따라서 페이토호수까지 내려서는 경우가 많아서 부득이하게 건설된 것이라는 후문.



밴프 다운타운 호텔 카누Canoe 뒷골목에서 본 오로라.


#4 밴프 다운타운에도 오로라가?
멀리 옐로나이프까지 갈 필요가 없다. 밴프에도 이제 오로라가 뜬다.
오로라는 원래 북위 60~75도의 고위도 지역에서 잘 나타난다. 북유럽이나 캐나다 북부 지방에서 오로라를 관측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점점 저위도 지역에서도 오로라가 잘 보이는 추세다. 태양 활동은 평균 11년 주기로 강약을 반복하는데 바로 올해가 그 정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밴프에서도 오로라를 볼 수 있다. 물론 캐나다 오로라 성지인 유콘이나 옐로나이프에 비하면 그 확률은 훨씬 떨어지지만 그래도 매일 밤하늘을 기대 섞인 눈길로 쳐다볼 가치는 충분하다.
오로라는 보통 한여름을 제외한 가을~다음해 봄에 잘 뜬다. 시간대는 밤 10시부터 새벽 2시사이다. 카메라 값은 ISO 400~1600, 조리개값은 F2.8~4, 셔터속도는 15~30초 정도로 두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로라를 본 경험이 없다면 오로라가 떠도 떴는지 못 알아챌 수 있다. 오로라가 약하게 뜨면 맨눈으로 색깔이 보이지 않는다. 불빛이 없는 곳을 찾아서 동북쪽 하늘을 주시하다가 뭔가 흐릿한 것이 구름치곤 빠르게 움직인다 싶으면 카메라를 장노출 세팅으로 두고 촬영해 보면 된다. 사진으로는 보인다.
가장 좋은 건 밴프 시내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있다가 사람들이 하늘을 보고 웅성웅성 거리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있는지 눈치를 채는 것이다.



밴프 다운타운
밴프국립공원의 중심가. 대부분의 숙소와 매장이 모두 이곳에 있다. 설산을 배경으로 개성 있는 건물들이 무척 아름다운 동네다.
그리고 비싸다. 먼저 밥값이 만만치 않다. 식당에서 한 끼 먹으려면 몇 만 원이 순식간에 나간다. 숙소도 마찬가지다. 원래 1박당 20만~30만 원 하던 곳도 주요 관광지가 개장하는 5월 중순이 되면 거의 100만 원까지 치솟는다. 이유가 있다. 밴프 전역에 객실이 3,000개밖에 없다고 한다. 환경보호를 위해 1969년부터 건물 신축허가를 일절 내주고 있지 않다고 한다. 4층 이상 건물을 개축하지 못하도록 돼 있고 네온사인도 금지돼 있다.
시내에서는 시속 30km 이상 속도를 낼 수 없고 경적도 울리면 안 된다. 2023년부터 밴프 다운타운 길거리 전역에서 흡연도 금지됐다. 이런 환경 친화적인 정책이 밴프의 가치를 보존하고 있는 것.



밴프 곤돌라
등산을 하지 않고 높은 조망을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선택지다. 9분 만에 고도 700m를 끌어올려 높이 2,451m의 설퍼 마운틴Sulphur Mountain 정상으로 데려가 준다. 정상에 있는 전망대에선 밴프 다운타운과 이를 둘러싼 캐스캐이드, 런들 등 2,500~3,000m급 연봉들의 파노라마를 즐길 수 있다.
식당도 운영하고 있다. 노던라이트는 예약 없이 현장 방문만으로 이용할 수 있는 뷔페며, 스카이비스트로는 예약 가능하며 단품 메뉴를 판매한다. 대체로 맛은 스카이비스트로가 조금 더 낫다는 평가다.
가격은 곤돌라 이용권만 1인당 60~80캐나다 달러. 매진을 대비해 미리 홈페이지 banffjaspercollection.com에서 예약하는 것이 좋다.



밴프 스프링스 호텔
밴프의 역사이자 상징과 같은 숙소다. 밴프는 17세기 후반부터 18세기 유럽 고관대작들의 휴양지였다고 한다. 캐나다 은행이 관광객들에게 당시 돈으로 1인당 5만 달러를 신용대출해 줄 정도였다고 하니 어떤 부류의 사람들이 방문했을지 짐작할 수 있다. 배와 마차를 타고 한 달에 걸쳐 이곳에 와서 3~4개월을 보낸 뒤 돌아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고 한다.
그런 곳이 1885년 캐나다 서부 철도가 완공되면서 접근성이 향상된 것. 당연히 수요가 높았고 이에 맞춰 밴프 스프링스 호텔이 건립됐다. 건물 역사가 무려 130년이다. 고풍스러운 유럽의 고성과 같은 모습이 인상적인데 내부 구조는 미로처럼 복잡하다.
들어보니 이유가 재밌다. 공사가 시작됐는데 현장 인부들이 설계도를 거꾸로 본 탓에 건물 구조가 기존안과 180도 달라진 채 4층까지 완성됐다. 이를 8개월 만에 알아채고 고치려는데 허물고 다시 짓기엔 이미 공사가 너무 많이 진행된 상황. 해결책은 5층부터는 원래대로 짓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부 구조도가 꼬이게 됐다고 한다. 상주하는 직원만 300여 명. 방값은 100만 원부터 시작될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그럼에도 이곳에서 하루 묵는 것을 버킷리스트로 삼는 사람이 많아 예약하기 힘들다고 한다.



밴프 쓰리베어스 브루어리Three Bears Brewery
밴프 수제맥주집. 빙하수로 직접 만든 맥주를 마실 수 있는 독특한 식당이다. 밴드 공연도 수시로 열려 현지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음식은 피자가 맛있기로 유명하며, 육류 요리도 전체적으로 평이 괜찮다. 맥주 종류도 다양한데 그중에서 특이한 것은 로테이팅 탭Rotating tap. 주기적으로 바뀌는 실험적인 맥주들을 마셔 볼 수 있다. 오직 이 가게에서만 맛볼 수 있는 것. 2024년 10월에는 훈연 냄새가 나서 마치 햄이 들어 있는 맥주를 마시는 것 같은 경험을 해볼 수 있었다.



성수기에는 사이트 '오픈테이블opentable.ca'을 통해서 예약하지 않으면 방문이 어렵다. 비성수기에는 그냥 가도 무방하다.
월간산 3월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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