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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도 해냈다. 설립 만 8년 차 국내 양자기술 기업이 국내 처음으로 양자컴퓨터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는 데 성공했다.
#윤지원 SDT 대표"미국 빅테크 식 '비밀 전략' 대신 '솔직함'을 택했다"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모처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난 윤지원 SDT 대표는 이처럼 말했다. 2017년 창립한 SDT의 주력 제품은 양자 현상을 분석하기 위한 측정·제어 장비인 PGU(펄스신호생성기), CCU(동시계수 측정기) 등이다. KIST(한국과학기술연구원)·KRISS(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운전사 정부출연연구기관을 비롯한 국내 연구계와 공동연구를 통해 양자컴퓨터 핵심 기술을 갖춰나가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SDT는 전날 말레이시아의 대표 과학기술연구기관인 'MIMOS(이하 미모스)'와 말레이시아 최초의 양자기술 R&D(연구·개발) 센터의 설립 및 운영을 위한 협력계약서(TA)를 체결했다. 센터가 내년 완공되면 SDT는 20큐비트 네이버통합검색창 양자컴을 설치하고 양자기술 분야 인력을 양성하는 데 주력한다.
윤 대표는 미국 MIT(매사추세츠공대)에서 물리학과 전자공학을 공부한 뒤 한국에 돌아와 양자기술기업을 창업했다. 그는 "학문적 배경은 미국이지만, 미국 대기업의 양자컴 전략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윤 대표는 "양자기술을 추구하지만, 구체적인 접근 적금 비과세 방법을 모르는 데다 인력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국가가 많다. 그런데 미국 주요 대기업은 일단 양자컴을 파는 데만 집중한다. 최소한의 기술이나 조작법은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고 했다. 그는 "한대에 1000억원을 호가하는 양자컴을 실질적 기술력없이 무작정 구매하려는 정부가 얼마나 되겠나"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완제품만 파는 '미국식'이 아닌, 수요자가 양자컴 담보대출금리비교 구성품을 하나하나 배우며 쌓아 올려 자국 필요에 맞게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는 '매뉴얼'을 판매하는 게 우리 전략"이라고 했다. 이 전략이 말레이시아에서 맨 처음 통했다.



슈크리 박사가 26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미모스 본원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사 sbi저축은행 대출 진=SDT


#사트 슈크리 엠봉 미모스(이하 슈크리) CEO(최고경영자) 26일 쿠알라룸푸르 MIMOS 본원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난 슈크리 CEO는 "말레이시아 정부로부터 불호령이 떨어졌다"고 고백했다. 전 세계적으로 AI(인공지능), 양자컴 광풍이 불어닥치는데 국가 대표연구기관인 미모스가 '넋 놓고 있던' 바람에 때를 놓쳤다는 힐책이었다. 그간 미모스가 기계·반도체·전자통신 분야에서 특출난 성과를 보인 만큼 정부의 기대도 컸다. 미모스 입장에선 억울한 측면도 있었다. 어떤 국가보다 일찍 양자기술 R&D를 시작한 연구기관이 미모스였기 때문이다.
슈크리 CEO는 "말레이시아는 누구도 주목하지 않던 2005년 이미 양자기술 연구를 시작했다"고 했다. 당시 5개년 계획을 제출해 2006년부터 2010년까지 양자기술을 연구할 예산까지 확보했다. 그렇게 상당히 앞선 수준의 양자키암호기술, 양자통신기술을 보유하게 됐지만 2011년 들어 연구가 일시에 중단됐다. 슈크리 CEO는 "왜 양자 기술에 예산을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해 정책수립자를 설득하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후 100여명에 이르던 미모스 내 양자기술 연구자는 뿔뿔이 흩어져 20명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약 10년이 지나 양자컴 열풍이 시작됐을 때 말레이시아의 양자 기술은 이미 많이 뒤처진 뒤였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다시금 2030년까지의 '5개년 계획'을 짜오라 주문했고, 때마침 미모스와 SDT가 만났다.
슈크리 CEO는 "양자컴퓨터가 중요한 건 알지만 어떻게 성취해야 하는지 알 수 없었다. 전 세계 수많은 양자컴퓨터 기업이나 연구기관과 만났지만, 구체적인 개발 방법을 제시한 곳은 없었다. 그때 한국에서 온 SDT를 만났다"고 했다. 슈크리 CEO와 만난 SDT는 유일하게 '단계별 개발' 로드맵을 제시한 유일한 기업이었다. 소규모 측정·제어장비부터 시작해 냉각기, QPU(퀀텀프로세서)를 하나하나 제작해가며 양자컴퓨터를 만들고, 이 단계가 완성되면 본격적으로 큐비트(양자컴의 단위) 수를 키우라고 조언했다.
#윤지원 SDT 대표 윤 대표는 "제품으로서의 양자컴 자체보다 양자컴을 이루는 모든 구성요소가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게 SDT의 이념"이라고 했다. 그는 "핵심 부품을 해외에서 수급해 그럴듯한 양자컴을 만든다고 해서 양자기술을 보유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이른바 '완전한 기술적 독립'을 위해선 가장 아래 단계부터 밟고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기업 간 협력을 넘어 연구기관과의 공동연구도 이뤄지면서 자연스럽게 양자 전문 인력도 양성될 것으로 봤다.
윤 대표는 "말레이시아가 싱가포르를 제치고 아시아 데이터센터 중심지로 떠오르며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대기업이 엄청난 투자를 벌이고 있다"며 "말레이시아 정부는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하는 데 사활을 가는데, 그러려면 데이터센터를 운영할 기술과 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양자기술을 개발한 경험 자체가 말레이시아의 기술적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미모스를 설득했다. 그 결과, 성공했다.



이성기 KOTRA 쿠알라룸푸르 무역관장이 26일 쿠알라룸푸르 KOTRA에서 머니투데이와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SDT


#이성기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쿠알라룸푸르 무역관장이번 첫 한국 양자기술 수출 뒤엔 말레이시아의 기술 동향을 파악해 적절한 연결점이 돼 준 KOTRA도 있다.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SDT에 기업이 아닌 연구기관인 "미모스를 만나보라"고 조언한 이가 이성기 KOTRA 쿠알라룸푸르 무역관장이다.
이성기 무역관장은 "말레이시아에 진입하려면 이곳을 장악하고 있는 분위기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 무역관장에 따르면 말레이시아는 '동남아시아의 리더'를 자청한다. '싱가포르를 제외하면 우리가 1등 국가'라는 자부심이 크다. 과학기술만큼은 누구보다 앞서나가야 한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의미다.
그는 "말레이시아 정부는 국가 성장 동력을 찾는 데 진심이다. 또 미모스는 대표 R&D 기관으로서 국가의 과학기술을 선도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며 해외 신기술을 모색하고 있었다. 여러모로 좋은 기회였던 것"이라고 했다.
이성기 무역관장은 "양자기술은 이 땅에서 완전히 새로운 영역이다. 최초의 길을 한국이 열어둔 만큼, 앞으로 더 많은 한국 기업과 연구기관이 말레이시아의 기술 수요를 먼저 주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쿠알라룸푸르(말레이시아)=박건희 기자 wiss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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