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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병이 통풍이다. 대체로 나이가 많을수록, 남자일수록 더 많이 발생한다. 극심한 통증이 대표적 증세다. 하지만 모든 통풍이 그렇지는 않다. 통증이 의외로 미약할 수도 있다. 그 대신 붓거나 결절이 생기는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이 경우 관절염으로 오인해 방치할 우려가 있다. 치료를 미루는 동안 염증이 퍼져 뼈와 관절이 손상된다. 이른바 ‘비(非)전형적 통풍’이다. 특히 폐경기 군미필대학생학자금대출 이후 여자에게서 많이 나타난다. 이미애 씨(66)가 그랬다.
● 1년 4개월 동안 통풍인지 몰라
1년 전 5월 어버이날 바로 다음 날이었다. 함께 점심 식사를 마친 올케가 이 씨의 왼발을 내려다보더니 물혹 같은 게 튀어나왔다고 말했다. 이 씨가 보니 정말로 달걀만 한 혹이 복숭아뼈 주변에 튀어나와 있었 우리은행제1금융권 다.
이 씨는 집 근처에 있는 정형외과 의원에 갔다. 의사는 발목 혹보다는 허리 쪽이 더 큰 문제라며 도수치료를 받자고 했다. 몇 번 도수치료를 받았지만, 혹 치료는 따로 하지 않았다. 이 씨는 화가 나서 치료를 중단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때 이 혹은 통풍으로 인한 증세였다. 다만 심각한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 통풍을 의 신협 새마을금고 심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렇게 1년 정도가 흘렀다. 왼쪽 손가락에서 쌀알 모양의 것들이 울퉁불퉁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결절이 그다지 크지 않았다. 관절염 정도로만 생각했다.
올 4월 무렵 손가락에 통증이 나타났다. 찬물로 설거지하면 손가락이 시려 왔다. 관절 부위가 점점 부어올랐다. 나중에는 손가락을 굽히지 못할 정도로 악화했다. 신한은행 현금서비스 사람들을 만날 때면 손수건으로 항상 왼손을 가렸다.
발에도 이상 징후가 나타났다. 간헐적으로 통증이 찾아왔다. 발 전체가 부어올랐다. 발바닥 안쪽 아치 부위가 편평해져 신발 바닥에 닿을 정도였다. 원래 신던 신발보다 두 치수 큰 신발을 신어야 했다. 이 씨는 “마치 코끼리 발 같았다”고 했다. 그래도 통증은 극심하지 않아 통풍보다는 무지외 대환대출 반증(拇趾外反症·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는 현상)을 의심했다.
9월에 진료 잘한다는 정형외과 의원을 소개받아 갔다. 의사는 발과 손가락 모두 통풍으로 진단했다. 그제야 이 씨는 지난 2년 동안 자신을 괴롭힌 증상이 통풍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10월, 이 씨는 이주하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를 찾았다. 이 교수는 혈중 요산 수치와 신장 및 간 기능 등을 전반적으로 검사했다. 요산 수치는 dL당 9.2mg이었다. 정상 기준치는 dL당 6mg 미만이다. 통풍이 상당히 진행된 것. X레이 검사에서는 뼈 일부가 손상된 것이 확인됐다. 간 기능도 다소 떨어져 있었다. 다행히 신장 기능은 정상이었다.
● 폐경 여성에게 찾아오는 비전형적 통풍
‘퓨린’(푸린·purine·질소화합물의 일종)이란 물질이 들어 있는 음식을 먹으면 대사 후에 요산이 남는다. 콩팥은 요산을 처리해 소변으로 내보낸다. 콩팥 기능이 약해지는 등의 이유로 요산이 체내에 머물 수 있다. 요산 농도는 짙어지고 관절이나 그 주변 공간에 요산 결정이 쌓인다. 이렇게 되면 관절 등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 관절이 손상돼 변형되는 경우도 잦다. 이것이 통풍이 발생하는 원리다.
즉, 혈중 요산 수치가 높은 고(高)요산혈증이 생기고 이후 통풍이 발생하는 것이다. 이 씨도 그랬다. 고요산혈증을 유발하는 요인은 다양하다. 대체로 기름진 식습관, 대사증후군, 비만이 원인으로 꼽힌다.
여자들은 폐경 이후에 통풍이 종종 발생한다. 이 교수는 “폐경 이전에는 여성호르몬이 요산을 제거하는 역할을 해서 통풍이 덜 발생하다가 여성호르몬이 줄어드는 폐경 이후 통풍 환자가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이때 여성 통풍은 일반적인 남성 통풍과 다른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씨가 대표적인 경우다.
대체로 통풍은 엄지발가락이나 발목에 처음 발생한다. 통증은 극심하며 짧은 시간에 나타났다가 며칠 지나면 사라진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손가락에도 통풍이 나타난다. 물론 극심한 통증을 수반한다. 이 씨는 그렇지 않았다. 발이 붓거나 손가락 결절이 생겼지만 극심한 통증까지는 없었다. 이 때문에 통풍을 알아채지 못했고, 그동안 염증이 지속되면서 뼈 일부가 손상된 것이다. 이 교수는 “발에서 시작해 손가락으로 번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씨는 왜 통풍에 걸린 걸까. 이 교수는 “보통은 신장에서 요산이 잘 배출되지 않으면 통풍이 발생하는데, 이 씨는 신장에 문제가 없었다”며 “기질적인 이유로 요산 처리에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씨는 한때 체중이 많이 나갔고 2006년에는 뇌출혈 투병까지 했었다. 이 교수는 “이런 병력(病歷)이 어느 정도 관련은 있을 수 있다”며 “통풍 환자를 보면 혈압, 당뇨 같은 대사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둘째, 술이 어느 정도 통풍 원인이 될 수 있다. 이 씨는 거의 매일 저녁 남편과 술자리를 가졌다. 다만 맥주는 별로 마시지 않아 통풍 걱정은 하지 않았다. 맥주는 퓨린 성분이 있어 혈중 요산 수치를 높인다. 이 교수는 “다른 술도 퓨린 성분은 들어 있지 않지만 요산 배출을 억제하기 때문에 통풍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술은 종류를 불문하고 통풍에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 치료 2개월 만에 확 좋아져
통풍 결절로 관절 부위가 부어 오른 이미애 씨의 왼손. 치료 2개월 만에 많이 부드러워지고 증세도 호전됐다고 했다. 서울성모병원 제공
통풍은 중증도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다. 대체로 염증을 낮추는 약물을 사용하면서 요산 수치를 떨어뜨리는 약물을 병행한다. 통증이 못 참을 정도로 심하다면 수술을 고려할 수도 있다.
이 씨는 염증이 심했고 뼈에 이어 관절 손상이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통증 지수가 낮아 수술까지 검토하지는 않았다. 이 교수는 장기적으로 요산 수치를 낮추는 치료법을 택했다. 염증 억제제와 요산 저하제를 투입하면서 혈중 요산 수치 변화를 관찰했다.
이 씨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약을 먹었다. 식습관도 개선했다. 통풍의 경우 약만으로는 치료에 한계가 있다. 퓨린 함량이 적은 음식 위주로 식단을 바꿔야 한다.
이 씨는 일단 술부터 완전히 끊었다. 식단도 채소 위주로 바꿨다. 채소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두부를 들기름에 구워 먹거나 칠리 소스, 땅콩 소스를 곁들여 먹었다. 좋아하던 고기를 줄이고, 심지어 고깃국 국물도 먹지 않았다. 한때 햄버거와 피자도 무척 좋아했지만 일절 손대지 않았다.
치료를 시작하고 2개월 만에 몸 상태가 달라졌다.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발의 부기가 눈에 띄게 빠졌다. 발바닥 아치가 다시 생겨났다. 전혀 굽히지 못하던 손가락도 다시 자유롭게 구부릴 수 있게 됐다. 돌처럼 단단했던 관절 부위도 물렁물렁해졌다. 혈중 요산 수치도 넉넉하게 정상 범위인 dL당 4.4mg으로 떨어졌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는 치료 경과가 좋지만 통증이 완전히 사라지기까지 1, 2년 정도 걸린다”며 “통풍은 완치 개념 없이 평생 약을 먹어야 하고, 약을 끊으면 다시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이렇게 예방하자
요산 수치가 높다고 해서 모두 통풍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이 교수는 “고요산혈증 환자의 15% 정도만 통풍이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아직 규명되지 않았다”고 했다. 따라서 요산 수치가 높다고 해서 당장 통풍 약을 먹을 필요는 없다. 그보다는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게 더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통풍 예방법은 통풍 치료법과 동일하다. 이 씨가 그랬듯이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게 최선이다. 우선 적절한 체중 관리가 필요하다. 비만은 요산 수치를 올릴 수 있다.
식사 습관도 바꿔야 한다. 콩과 미역 등은 퓨린 함량이 적은 반면 내장류나 갑각류, 등푸른생선은 함량이 높다. 이 교수는 “그렇다고 해서 육류를 너무 제한하면 단백질 섭취가 줄어들 우려가 있으니 살코기 위주로 소량씩 먹는 것은 괜찮다”고 말했다.
술은 피하는 게 좋다. 또한 과당도 요산 수치를 높인다. 탄산수 자체는 괜찮지만 탄산음료는 과당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마시지 않는 게 좋다. 고혈압이나 당뇨병이 있다면 특히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 약 중에는 혈중 요산 수치를 높이는 약들이 더러 있다. 의사와 상담해서 다른 약으로 교체하는 게 좋다.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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