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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 사회는 흑암(黑暗) 그 자체입니다. 정치인들이 조장한 ‘편 가르기’에 너도나도 편승했기 때문입니다. 많은 기독교인들도 휩쓸려왔지요. 종교인으로서 잘못된 흐름을 막지 못했던 것을 처절하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지난 3일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만난 이영훈(70) 담임목사는 한국 사회가 절체절명의 순간에 직면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그리고 12·29 무안공항 제주항공 참사까지. 혼 소득증빙이란 돈과 비극이 한꺼번에 나라를 덮쳤다. 이 목사는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선 국민 대통합이 급선무인데, 권력 가진 자들은 제 욕심만 앞세우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하나의 공동체를 만드는 것에 이 시대 종교인들의 사명과 책임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말은 상징이 아니라, 실행과 닿아있다. 이미 교회는 지난 식품제공 달 16일부터 엿새간 ‘국민 대통합 특별 새벽 기도회’를 개최했고, 탄핵 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매주 토요일마다 이어간다. 이 ‘신앙적 행위’가 세상을 바꾸는 실질적 힘이 있다고 이 목사는 힘주어 말한다. “기도는 신자에게 기본적인 것이지만, 비신자에겐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죠. 공감과 연대의 작은 출발점이라고 믿습니다.” 대보험
국민 통합을 강조하는 이 목사는 평소 ‘교회의 정치적 중립’을 강조해 왔다. 한국 개신교가 전반적으로 보수적 성향을 띠는 것과는 약간 다른 행보다. 이 목사는 이날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도 힘을 잘못 쓴 것이고, 거대 야당의 탄핵 릴레이도 힘을 남용하는 것”이라며 여·야를 가리지 않고 쓴소리를 했다. ‘표밭’을 의식해 종교 단체를 전액장학금 생활비대출 기웃대는 정치인들이, 주요 절기마다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찾는 건 바로 그 때문일 것이다. 지난 성탄절에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나란히 예배에 참석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 여의도순복음교회를 방문한 트럼프 주니어(오른쪽). 여의도순복음교회 제공 법률사무소 신임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단일 교회 성도 수(약 58만 명)로는 개신교 교회 중 세계 최대 규모다. 정치,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영향을 끼치며 국내외에서 ‘리더 교회’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이 목사는 오는 20일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돼 화제가 됐는데, 이 또한 교회의 위상과 국제적 영향력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그는 방미 기간 트럼프의 ‘영적 멘토’로 알려진 폴라 화이트 목사와 트럼프 주니어 등 트럼프 측근들을 주로 만난다. “기독교적 가치관이라는 공통점이 한미 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왔다”고 말하는 이 목사는 “한미 동맹 지지를 강조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할에 대해 논의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고 조용기(1936∼2021) 목사의 뒤를 이어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섬긴 지 17년. 자유주의적 학풍의 연세대 신학대를 졸업한 이 목사는 줄곧 ‘열린 교회’를 지향해 왔다. 타 종교와의 교류도 강조하지만, 사회의 변화에 맞춰 교회의 역할도 달라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저출생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것도 같은 취지다. 이 목사는 ‘양육 인지 감수성’이라는 개념을 주창했는데, 이는 사회 전체가 부모 노릇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출산과 양육에서 겪는 어려움이나 차별, 부당한 대우 등을 파악해 바로잡자는 것. 그는 “나라 소멸과 관계된 절박한 사안인데도 국가 차원의 해법은 요원하다”면서 “정치인들이 그다지 절박하지 않은 듯하다. 왜 아니겠나, 아이들에겐 투표권이 없으니”라며 씁쓸해했다.
이 목사는 하루 평균 10개 이상의 일정을 소화한다. 갑작스러운 혼란이나 일상적 바쁨에 단련돼 있지만, 지난 연말은 그에게도 만만치 않았다고 했다. “그동안 여러 도전과 위기에 직면했지만, 작년 12월만큼 거대하고 복잡하고, 다중적인 적은 없었습니다.” 교회가 큰 만큼 짊어진 십자가도 크고 무거울 것이다. 그는 “나만의 새벽 시간으로 견뎌낸다”고 귀띔했다. 매일 오전 3시부터 6시까지 그는 홀로 기도하고 성경을 읽는다. 힘을 비축하는 시간이다. “고요함 속에서 시대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살핍니다. 하루 중 가장 귀하고, 가장 사랑하는 시간입니다.”
신자와 비신자 모두를 위한 새해 덕담을 부탁하자 그는 성경 구절을 읊조렸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립보서 4장 13절이다. 평소 그가 설파해 온 ‘절대 긍정’ 인생론과 신앙 철학을 잘 드러낸 문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긍정뿐이죠. 위기는 언제나 기회가 됩니다. 현실에 낙담하지 말고, 찬란한 미래를 기대하며 전진하시길 바랍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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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순복음교회는 단일 교회 성도 수(약 58만 명)로는 개신교 교회 중 세계 최대 규모다. 정치, 사회, 문화 등 다방면에 영향을 끼치며 국내외에서 ‘리더 교회’로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최근 이 목사는 오는 20일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돼 화제가 됐는데, 이 또한 교회의 위상과 국제적 영향력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그는 방미 기간 트럼프의 ‘영적 멘토’로 알려진 폴라 화이트 목사와 트럼프 주니어 등 트럼프 측근들을 주로 만난다. “기독교적 가치관이라는 공통점이 한미 관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해 왔다”고 말하는 이 목사는 “한미 동맹 지지를 강조하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역할에 대해 논의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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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와 비신자 모두를 위한 새해 덕담을 부탁하자 그는 성경 구절을 읊조렸다.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 빌립보서 4장 13절이다. 평소 그가 설파해 온 ‘절대 긍정’ 인생론과 신앙 철학을 잘 드러낸 문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국 긍정뿐이죠. 위기는 언제나 기회가 됩니다. 현실에 낙담하지 말고, 찬란한 미래를 기대하며 전진하시길 바랍니다.”
박동미 기자 pd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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