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기반 기업 CK허치슨홀딩스가 미국 주도 컨소시엄에 파나마운하 항구 운영권 거래를 매각하기로 발표한 지난 4일, 파나마 발보아 항만의 전경. 파나마시티=로이터 연합뉴스


내달 2일로 예정된 홍콩 기반 기업 CK허치슨홀딩스의 '파나마운하 항구 운영권' 거래는 순탄하게 끝날 수 있을까. 중남미 물류 요충지 운영권을 미국 주도 기업에 매각하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격분을 초래한 논란의 거래를 앞두고 홍콩 정부가 분주해졌다. 하지만 거래를 되돌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소식통을 인용해 "허치슨이 해외 항구 사업을 모두 미국 기업이 이끄는 그룹에 매각한다고 발표한 뒤 홍콩 정부가 CK kb종합통장 허치슨을 접촉했다"며 "양측은 합리적인 해결책을 모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 정부가 직접 CK허치슨의 마음을 돌리기 위한 설득전에 나섰다는 얘기다.
앞서 4일 홍콩 재벌 리카싱 가문이 소유한 CK허치슨은 파나마운하 운영 지분 90%를 포함, 전 세계 43개 항구 자산을 우선협상 상대인 미국 기업 블랙록 컨소시엄에 228억 달러(약 하나sk카드 현금서비스 33조 원)에 매각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본계약은 다음 달 2일이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경제·군사적 요충지이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수'하겠다고 엄포를 놓은 운하 운영권을 고스란히 미국에 팔아넘겼다는 소식에 중국인들은 공분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국유기업들에 "리카싱 가문 기업과의 협력을 보류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 해외취업정보 했다.

시진핑 격노에도 거래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듯



홍콩 재벌 리카싱 CK허치슨홀딩스 회장. 홍콩=AP 연합뉴스


그러나 CK허치슨이 거래를 파기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 미국 대학원 다. 홍콩 대형 로펌인 디컨스의 릴리안 장 파트너 변호사에 따르면 '불법에 연루될 경우'나 '거래 조건이 특정 날짜까지 충족되지 않아야' 거래가 취소될 수 있다. 또 후자의 이유로 거래가 위약금 없이 취소될 경우, 채무 불이행 당사자는 손해배상 책임을 갖는다. 이번 파나마운하 운영권은 30조 원이 넘게 오가는 대형 거래인 만큼, 거래가 중단될 경우 CK허치 부산수협 슨 측은 막대한 경제적 부담을 떠안을 수밖에 없다. SCMP는 소식통을 인용해 "매각에서 손을 떼면 막대한 비용 부담을 지게 되는 것은 물론 심각한 정치적 파장까지 감당해야 한다"며 "(CK허치슨이)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거래 파기 시 '자유로운 세계 무역·금융 허브'라는 홍콩의 대외 정체성이 흔들리는 것도 문제다. 브라이언 머큐리오 홍콩중문대 교수는 "(중국이) 매각을 차단하거나 거래에서 철수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것은 홍콩의 자유방임적인 무역 및 투자 방식에서 벗어나는 것을 의미한다"며 "홍콩의 정책이 중국의 정책과 독립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방어할 수 없게 된다"고 짚었다.

중국 대변 홍콩 언론 "기업 거래, 국익 고려해야" 비판
중국은 연일 홍콩 기업을 향한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 입장을 대변하는 홍콩 매체 '다궁바오'는 전날 '국익을 무시한 기업 관행은 스스로의 기반을 파괴할 것'이라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국가 전략과 국제 정세를 무시하는 홍콩 기업들의 사업적 사고방식이 국가 발전 계획을 훼손했고 지정학에도 막대한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힐난했다. 거래를 되돌리기 위한 압박이라기보다는 차후 '제2의 CK허치슨'이 나타날 가능성을 예방하기 위한 압박으로 읽힌다.
베이징= 이혜미 특파원 herstor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