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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2025년 3월20일 경기도 일산 EBS 사옥에서 이사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신동호 EBS 이사. 사진=노지민 기자
EBS 사장 공모에 지원한 신동호 EBS 이사(전 MBC 아나운서국장)가 본인 '내정설'에 대해 “흠집내기”라고 주장했다. EBS 내부에선 위법성이 지적되는 '2인 방송통신 한국투자저축은행 햇살론 위원회'의 사장 임명 절차는 취소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신동호 이사는 20일 EBS 이사회에서 “내정설이나 이런 것은 대답할 일고의 가치가 없기 때문에 답변할 필요도 없고, 내정되면 좋겠다”며 “당적 부분은 제가 총선 끝나고 바로 당적 보유 기간이 두 달 정도 밖에 안 된다. 이사로 올 때 신원조회 검증이 됐다. 원룸 투룸 EBS에 그냥 오진 않았다”라고 말했다. 이날 신 이사와 더불어 여권으로 분류되는 강규형 이사가 “신동호 이사에 대해서 너무 심한 허위사실의 비방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을 꺼내면서 신 이사가 발언할 기회를 얻게 됐다.
신 이사는 “2020년 3월에 당적 갖고 4월에 끝냈다. 결격 사유는 아니라고 본다”면서 “다만 이런 쓸 데 없는 장외기업 말도 안 되는 추측과 음해성 기사, 흠집내기 기사가 제 이름으로만 나오는 게 아니라 EBS가 같이 걸쳐 나와서 송구스럽고 억울하기도 하고 분하기도 하다”고 했다. 한국교육방송공사법은 3년 이내 당적을 보유한 자는 임원이 될 수 없다고 규정한다. 또한 “얼토당토 않은, 요즘 젊은이들이 쓰는 '뇌피셜'에 가까운 허구 공작에 의한 흠집내기는 대단히 의도적인 것 신용카드 모집인 인데, 제가 감수는 하지만 도가 지나치면 저도 대응을 할 생각이 있다”라고 말했다.
여권 이사 사이에서 '2인 방통위의 EBS 사장 선임 중단'을 요구한 야권 이사들 성명을 문제 삼기도 했다. 이준용 이사는 “어느 정부든 인사권은 정부에 있다. 정부에 대해서 이사가 또 산하 단체 기관장이나 그 누구도 그에 대해 합당하지 않느니 부적절하니 수협대출 이런 얘길 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18일에는 이 이사가 공동대표로 있는 보수 성향 단체 자유언론국민연합이 야권 이사들을 비판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2025년 3월20일 경기도 일산 EBS 사옥 대회의장에서 이사회가 끝난 직후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 조합원들이 침묵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노지민 기자
이날 이사회 직후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는 이사회가 열린 대회의장 앞에서 “2인 체제 불법 방통위, 사장 임명 즉각 취소하라”는 현수막과 관련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침묵 시위를 이어갔다. 이를 본 강 이사는 야권으로 분류되는 유시춘 이사장이 2017년 문재인 후보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다 2018년 EBS 이사장으로 임명된 점은 왜 문제 삼지 않느냐고 주장했고, 현장을 촬영하는 취재진 카메라를 향해 엄지를 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 사안 관련해 앞서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이 유 이사장을 고발했고 검찰은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회의장을 나서다 취재진으로부터 추가 질문을 받은 신 이사는 “어떤 당적을 가졌기 때문에 그 사람은 어떤 경우에라도 편향성을 가질 것이다라는 것 자체도 하나의 편견이라고 본다. (노조 피켓에) '알박기 인사' 이렇게 되어 있는데, 사실이면 좋겠다”면서 “어떤 추측성 보도라든가, 그것이 개인의 명예와 관련된 부분은 배려를 하면서 취재 보도를 하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고 다시금 주장했다.
신 이사는 EBS 사장 임명권자인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과 같은 시기 MBC 간부로 근무했고, 국민의힘 전신인 정당에서 활동했다는 점에서 이해충돌 관계에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언론노조 EBS지부는 지난 17일 국민권익위원회에 이진숙 위원장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으로 신고했다. 이에 대한 질문에도 신 이사는 “너무 터무니 없어서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적이 말소 됐느냐는 거듭된 질문에 그렇다고 말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떠났다.
▲2025년 3월20일 경기도 일산 EBS 사옥에서 이사회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신동호 이사(좌측)와 강규형 이사. 사진=노지민 기자
강규형 이사, 물잔 집어던지고 거친 언행 등 논란…EBS, '유시춘 이사장 법인카드 문제 판결 시 환수'
한편 이날 이사회에선 유 이사장 법인카드 유용 의혹 관련 안건을 다룬 지난 이사회 때, 강 이사가 물잔을 던지는 등 난동을 부렸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강 이사가 당시 유 이사장이 본인 관련 안건을 앞두고 자리를 떠났고 관련 논의가 비공개로 이뤄졌다며 “아수라장이 되어 버렸다”고 말한 뒤 이사들간 언쟁이 불거졌다.
야권 이사들은 강 이사 때문에 회의가 진행될 수 없었다고 했다. 문종대 이사는 “(강 이사가) 서류를 던지고 물병도 던지면서 파행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사장에게 다가가서 고성을 질렀다. 그래서 이사회가 파행됐다”고 강 이사 책임을 지적했다.
유 이사장 퇴장 후 회의 진행을 맡았던 박태경 이사는 “(강 이사로부터) 신체적 위협을 느꼈다. 더 이상 회의를 진행할 수 없었다”고 했다. 조호연 이사도 “강 이사님이 제 앞으로 서류를 던지고 먹던 커피를 던져서 제 얼굴에, 옷에 튀었다”고 했다.
그러자 강 이사는 “제가 조 이사께 던졌나”라면서 “바닥에 던졌는데, 다 마신 통을 던진 것이다. 얼음이 좀 녹았나 보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유열 EBS 사장이 본인을 몸으로 밀었다고 했는데, 일부 이사들은 강 이사가 김 사장에게 먼저 다가가면서 몸이 부딪히게 됐다고 반박했다. 이를 비롯한 언쟁이 1시간 넘도록 이어졌다.
강 이사는 그간 KBS, EBS 등 이사를 맡으며 여러 논란을 불렀다. 지난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이진숙 방통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에는 발언 시간이 끝난 뒤로도 언성을 높이고 손가락질을 해 퇴장 조치됐다. 2015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몫으로 KBS 이사에 임명된 강 이사는 업무추진비 327만 원을 유용하고 1381만 원을 사적 사용했다는 이유로 2017년 해임됐는데, 이듬해 문재인 당시 대통령 상대로 제기한 해임처분 취소소송에서 2021년 최종 승소했다.
유 이사장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관해선 이 이사가 유용이 의심되는 금액에 대한 환수 조치를 주장하기도 했다. 관련해 이사들간 언쟁이 높아지던 끝에 유 이사장이 “2018년 EBS에 오고 나서 여권 이사들로부터 5건의 소송을 당했다. 2건은 각하, 한 건은 무혐의”라면서 “사법부 판결에 아무 말 없이 항의하지 않고 승복할 것”이라고 했다. EBS 사측은 “법원 결정 이후에 환수 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3월 국민권익위원회는 유 이사장이 법인카드를 1700만 원 규모로 사적 유용했다고 밝혔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은 같은 해 EBS 이사장실을 압수수색한 뒤 유 이사장을 두 차례 소환 조사했고, 10월 유 이사장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유 이사장이 2018년 10월~2023년 11월 5년간 230차례 법인카드로 업무추진비 1960만 원 상당을 개인적 용도로 썼다고 보고 있다. 유 이사장은 이는 업무상 용도로 쓴 비용이라며 사적 유용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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