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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7월 경기도 용인 소재의 동물단체 코리안독스(KDS)에 입소한 푸미. 한 달 뒤, 재연씨가 입양하면서 다견가정의 일원이 됐다. 최수진 기자



“8년 전 펫숍에서 강아지 한 마리를 분양받았어요. 그때는 펫숍 강아지들이 어떤 현실을 살아가는지 몰랐어요. 그런데 어느 날 약정 위약금 TV 프로그램에 나온 ‘강아지공장’을 보게 됐어요. 제가 데려온 강아지도 저런 아픈 삶을 살았겠다는 걸 그때 깨달았죠. 가족들과 한참을 울었어요. 죄책감도 느꼈고요.”


– 꼬미·푸미 견주 이재연(25)씨

반려견 ‘꼬미’와 ‘푸미’의 견주 이재연씨가 인천신용회복위원회 유기동물 보호소에서 봉사활동을 시작한 건 고등학생 때부터였습니다. 가족과 함께 시작한 일이었습니다. 친구들을 꼬셔 함께 보호소에 가기도 했습니다. 재연씨와 가족들을 움직인 건 이 녀석, 꼬불꼬불한 갈색 털을 가진 푸들 꼬미였습니다. 2016년 펫숍에서 꼬미를 만난 재연씨는 사랑에 빠졌고, 꼬미는 재연씨네 가족의 귀염둥이 막내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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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0일 경기도 용인에서 견주 이재연씨와 강아지 꼬미, 푸미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민석 기자


그 때까지만 해도 재연씨는 펫숍 강아지들의 사연을 몰랐습니다. 그들을 낳아준 어미견들의 비참한 삶에 대 전세자금대출 거치기간 해서는 더더욱 아는 게 없었어요. 계속 모른 채 살 수도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우연한 기회에 접한 강아지공장의 현실과 이후 경험한 보호소에서의 봉사활동은 재연씨의 삶을 바꿨습니다.
개st하우스팀은 열혈 봉사자로 변신한 재연씨와 그녀의 반려견 꼬미·푸미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지난달 경기도 용인을 찾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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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받을 때는 몰랐어요” 꼬미의 입양기







지난 2016년 2월 경기도 분당 소재의 펫숍에서 분양 받았을 당시의 꼬미. 재연씨는 펫숍 산업에 대해 무지한 상황이었다. 이재연씨 제공



꼬미를 ‘사올’ 때만 해도 재연씨는 펫숍 입양의 문제 같은 걸 고민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사실 꼬미의 출생이나 가족 같은 것에 대해서도 생각해본 적이 없었어요. 꼬미의 기막힌 사연은 한참 뒤에야 알게 됐습니다. 펫숍과 강아지공장, 동물복지 같은 단어들의 뜻을 이해하게 된 것도 그 뒤였습니다.

재연씨는 “펫숍 강아지가 어디서 오는지 생각조차 못했다”며 “꼬미를 데려오고 나서야 강아지공장에 대해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실제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3년 기준, 펫숍에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비율은 24%입니다. 반려인 4명 중 1명은 펫숍을 이용한다는 뜻이죠. 또 그만큼의 사람들이 펫숍을 지탱하는 강아지 생산과 유통의 잔인한 실상을 모른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꼬미 분양 이후 재연씨는 동물을 위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코리안독스(KDS)에 직접 만든 장신구를 기부하기도 했다. 이재연씨 제공


꼬미의 탄생에 얽힌 아픈 사연을 알게 된 재연씨는 보호소 봉사를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 경험을 통해 이 귀여운 녀석들의 존재 뒤에 있는 거대한 산업의 실상에 눈을 떴습니다. 강아지공장은 오직 번식만을 목적으로 강아지들을 좁은 철창에 가둔 채 평생에 걸쳐 임신과 출산을 반복하도록 만드는 곳이죠.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번식장 모견은 2~3년에 걸쳐 4회가량 강제로 새끼를 낳고, 그 후에는 병이 든 채 방치되거나 보신탕 재료로 도살당합니다.
그렇게 수십 차례의 봉사활동을 통해 보호소 동물들의 아픈 사연을 알게 된 재연씨는 어느날 보호소에서 또 다른 운명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번식장에서 구조된 번식견 푸미입니다.


“남아있는 이빨은 4개뿐” 번식장 구조견 푸미와의 만남







지난 2021년 7월 코리안독스(KDS)에 입소했을 당시 푸미의 모습. 푸미는 3년 사이 1kg 증량했다. 이재연씨 제공



재연씨는 푸미를 처음 봤을 때부터 마음이 쓰였다고 합니다. 다른 강아지들보다 유난히 마른 체구, 특유의 눈치를 보는 듯한 표정은 이상하게도 재연씨의 반려견 꼬미를 떠오르게 했죠. 사실 꼬미와 푸미는 털 색깔만 조금 다를 뿐 신기할 정도로 닮았습니다.




이빨이 4개밖에 남지 않은 푸미의 모습. 재연씨는 딱딱한 걸 못 씹는 푸미를 위해 늘 부드러운 식사를 준비한다고 한다. 최민석 기자


재연씨는 가족들을 설득해 푸미의 임시보호를 시작했습니다. 집에 와서 살펴보니 푸미에게는 이빨이 4개 뿐이었어요. 처음에는 위생이나 영양상의 문제인 줄 알았습니다. 번식장 환경이 열악해서 이빨이 빠진 거라고 추측한 거죠. 진짜 이유는 끔찍했습니다. 번식장에서는 자견을 빼낼 때 모견이 공격하는 걸 막으려고 강제 발치를 한다고 합니다. 재연씨는 “푸미를 임시보호하고 나서야 번식견들이 이런 끔찍한 일들을 겪는다는 걸 알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다행히 푸미는 재연씨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었습니다. 입양을 결심한 건 한달쯤 지난 뒤였어요. 재연씨는 “푸미가 다른 곳으로 가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고심 끝에 가족들과 입양을 결심했고 우리 가족 품에서 행복하게 살라는 의미에서 푸미라는 이름을 지어줬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를 진행하는 중 재연씨의 무릎에 얌전히 앉아있는 꼬미와 그 앞에서 취재진을 쳐다보는 푸미의 모습. 최민석 기자


지금은 서로 의지하는 꼬미와 푸미지만 둘의 관계가 처음부터 순탄했던 건 아니었습니다. 외동으로 자란 꼬미는 푸미를 경계했고, 상처 많은 푸미도 친구를 사귀는 데 소극적이었죠. 재연씨는 두 강아지가 친해질 수 있도록 매일 오전 5시 함께 산책을 가고 서로의 냄새가 밴 옷을 입히는 등 꾸준히 노력했습니다. 재연씨는 “푸미가 처음에는 짖지도 못했는데 요즘은 꼬미가 짖으면 따라 짖고 함께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어논다”며 “지금은 서로를 자매처럼 의지하고 있다. 이런 변화를 볼 때마다 뿌듯하다”고 말했습니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푸미는 다양한 개인기를 척척 선보일 정도로 비상하다. '잘난척' 개인기를 사전 연습하고 있는 푸미의 모습. 최민석 기자



재연씨는 펫숍에서 강아지를 구매한 적도, 유기견을 입양한 적도 있는 사람입니다. 두 가지 상반된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운 재연씨는 “펫숍 분양을 후회하지만 더욱 중요한 건 한 생명을 끝까지 지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꼬미도 푸미도 평생 사랑을 주며 함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그는 유기견 입양에 대해 두려워할 필요없다고 조언합니다. “유기견은 병이 많다거나 돈이 많이 든다는 선입견이 아직 있는 것 같아요. 유기견을 입양하면 강아지들이 변하는 걸 표정과 행동으로 직접 볼 수 있습니다. 그 보람이 정말 큽니다. 입양을 고민하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이런 변화를 몸소 느껴 보셨으면 좋겠어요.”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하는 꼬미가 취재진의 선물에 기뻐하고 있다. 최민석 기자


개st하우스에서는 입양을 기다리고 있는 유기동물들의 사연을 소개합니다. 개st하우스 출연 견공들의 입양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기사 하단의 입양신청서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유기동물 입양을 희망하는 분은 아래 주소로 접속해 입양신청서를 작성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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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st하우스 출연견공 입양자에게는 반려동물 사료 브랜드 로얄캐닌이 동물의 나이, 크기, 생활습관에 맞는 ‘영양 맞춤사료’ 1년치(12포)를 후원합니다.


최수진 기자 orc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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